상처받고 눈치보는 나의 자아 해방시키기

[무명자]

아는 것이 힘이다.
하지만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전문가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모두 다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건 아닙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이를테면,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라고 해서 다 행복할까?

다방면의 연구를 통해 어떡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막상 본인이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행복해질 수는 없는 겁니다.

실제로 제가 꽤 오랫동안 그런 인생을 살아왔고, 이러한 문제점을 자각하고 난 뒤로는,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기보단,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내 삶에 녹여낼 수 있는가를 주로 고민해 왔었더랬죠.

그렇게 제 삶의 많은 부분들에서 서서히 변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개 중에 가장 획기적일만한 변화에 대해 오늘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나의 해방일지 : 인정욕구 내려놓기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인정욕구는 본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시 인류에게는 날카로운 발톱도 이빨도 없었기에 집단으로 뭉치는 것만이 곧 힘이었고,

남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그 무리의 중심에 있을 수 있게 되므로 생존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겠죠.

따라서 인류에게 인정욕구에 대한 갈망이란 식욕이나 수면욕 등과 같이 강력한 본능적 기제로 진화된 것입니다.

타인의 인정을 받아 무리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일은 원시 인류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미션이었다. 진화 기제의 핵심이란, 생존과 번식에 중요한 행동일수록, 그 행동을 충실히 수행해내는 개체에게 쾌감을 "보상"으로 선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그 행동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식욕, 색욕, 인정욕구 등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것이 인간에게 쾌감을 주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행동들이 인류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관계를 맺게 하기 위한 대가성 쾌락인 셈인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진화에 의해 인간의 본능이 설계된 기준은 "원시 시대"라는 점입니다.

바로 이 원시 시대를 기준으로 인간의 제반 시스템들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그 때는 맞았고 효율적이었던 특성들이 수십수백만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의 작용으로,

지금은 틀리고 비효율적인 특성으로 뒤바뀌어져버린 사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비만유전자"의 경우,

이게 원시 시대에는 무려 우성 유전자였다는 거죠.

항상 먹을 게 부족하고 생존이 중요했던 원시인 선배들에겐,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이야말로 가장 사기적인 신체 스펙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폭발적인 신진대사로 인해 먹으면 바로 다 에너지로 소진돼버리는 체질이 모두의 워너비가 되었죠.

환경은 급변했지만, 인간의 기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일종의 불협화음인 것입니다.

인정욕구도 이와 비슷합니다.

지금같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 사회에서는 뭉치는 것이 꼭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죠.

어떤 특성의 효율성을 따질 때는, 그로 인한 비용과 이득을 저울질해 봐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인정욕구를 추구한다는 건, 과거와는 달리 이득보다 비용이 훨씬 더 큰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선 이득적인 측면을 보자면,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개개인이 돈을 벌고 성공하기는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즉, 인정욕구 충족의 난이도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죠.

돈과 명예를 위한 경쟁은 더 심해지고,

SNS의 발달로 인해 타인을 인정하는 것만큼이나 타인에 대한 비방과 비난이 넘쳐나고 있으며, 

백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삐끗하면 그 동안 쌓아온 명성을 모조리 잃어버릴 수 있을만큼  

어그로 마케팅에 혈안이 돼 있는 각종 미디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반면, 인정욕구를 추구하는데 드는 비용은 어떠할까요?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과도한 의식

체면과 자존심,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과소비

외부 평가에 따라 시시각각 흔들리고 위협받는 자존감

내가 갖지 못한 삶에 대한 열등감과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우월감

좋은 인생, 멋진 삶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과 나다움을 인정하지 못하는 몰이해적인 사회

등등등.

인정욕구 해갈을 위한 자기어필 창구 SNS, 하지만 SNS는 득 이상으로 실도 많은 편이다.

인정욕구에 의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종속되는 인생은 더이상 생산적이지 않다. 지금은 오히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어 오롯이 나의 인생을 추구하고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맞는 방향성일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구석기 인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

인정욕구에 끌려다니는 삶이 불합리한 이유는,

결국 내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남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삶이 불합리하더라도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면 불합리함을 무릎쓰고서라도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시대적 변화로 인해, 인정욕구에 대한 갈망과 인간의 웰빙 사이는 이제 불협화음이 돼 버린지 오래에요.

불합리한데다가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기까지 한 인정욕구를 이제는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인정욕구라는 본능으로 인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평생을 남들의 시선에 종속된 채로 살아야 했습니다.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굴레를 깨 버리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생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오게 되요.

더 이상 남들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 또한 남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에서 해방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나를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정도의 사람이라는 것을 결단코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나 자신조차, 남들의 눈에 좋게 보여야지만 그제서야 나로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이죠.

'남의 시선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야? 웃기지 마. 나는 상관없어. 

나는 바보같은 모습도 있지만 이게 바로 나야. 나는 남들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제일 중요해.

나는 비록 실패를 밥 먹듯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나는 항상 내 옆에서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응원할거야.'

인정욕구를 내려놓은 삶이란,

내 가치를 남들이 결정짓게 놔 두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가치 판단의 기준이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내적인 요소들로 채워지게 됩니다.

가령, 내가 만든 결과물이 남들을 감탄시키지 못했더라도, 나 스스로를 감탄시켰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

내가 나 자신과의 약속, 예를 들어, 일주일에 세 권의 독서를 하기로 한 일을 지켰고,

그에 대한 내 감상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렸지만 조회수가 50회 밖에 안 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스스로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자각을 통해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인정욕구에 사로잡혀 있다면, 50회 밖에 안 나오는 조회수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죠.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욕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반대로 나 자신으로부터의 인정욕구에 집중하면 된다. 타인의 인정 따위 신경쓰지 않고, 나 자신에게 인정받는 일부터 신경쓰자라는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임하다 보면, 날이 갈수록 나 스스로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이 타인의 시선보다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정욕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실천해내는 것이 당연히 관건이겠죠? 

그냥 꾸준히 이러한 생각을 되뇌이면서 생활하시면 됩니다.

우리의 뇌는,

① 내가 어떠한 새로운 개념을 이해했고 ② 그 개념을 계속 생각하면서 실천하게 되면,

③ 결국에는 그게 "주반응(지배반응)"으로 인식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거든요.

인류가 적응의 동물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이 시스템 덕분이죠.

제 경우엔, 아직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인정욕구를 내려놓기까지 거의 일년정도 걸린 것 같네요.

지금에 와서 느끼고 있는 이 해방감이야말로,

심리학과의 만남 이후로 얻을 수 있었던 것들 중에서 가장 값진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인터넷리]

좋은 글 감사합니다.
주말에 교보문고 가서 무명자님 책 구입하겠습니다ㅎ

[고양이목에쥐달기]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Hey Arnold]

저도 해방감을 맛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