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에서◈ 흰구름 벗 삼아 넓게 자리잡은 지리산 줄기 백운산 산 자락 마다에는 단풍이 불붙어 사위어 가고 섬진강은 구비돌아 유유히 흐르고 밤이며 매실이며 고로쇠 약수며 계절따라 넘치도록 선물로 주는 .... 그 산 백운산 숲길 수련관 뒷길에는 청설모 랑데뷰 한창인데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 밟으며 포근한 사색에 잠겨 걷는데 자꾸만 내게 따라오는 그림자 보이지 않는데 누구일까? 산길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된다 그 만큼 마음이 깨끗해진 탓일까 호흡을 고르고 올라서 보니 재 빠른 사람은 벌써 저만치.... 억불봉 바위위에서 야호를 외쳐댄다 어서 가자고 빨리 오라고 앞 서거니 뒷서거니 오르다 보니... 산마루 헬기장에 다달았는데.... 그냥 갈수 없잖아... 자랑해야지. 영! 나 지금 헬기장 까지 올라왔다.. 잘 왔지? 그래? 빨리 올라갔네... 언제나 어린애 같은 내게 다정한 남편 그런데 나 억불봉까지 갈까 그만둘까? 그래도 올라가야지 그곳까지 갔으면.... 친구들은 못 말린다 주책이다 흉보지만 어쩌라고 난 전화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힘을 받아 오르다 보니 한기 느껴지는 정상.... 계절을 잊었는지 그 차가운곳에 진달래 봉오리 맺혀 있고............. 용담꽃 보라빛 소담한 자태 하늘은 더 없이 높고 푸르러 백운산 산머리에 흰구름 걸어 두었는데... 이곳까지 나를 따라온 이 있는지 자꾸만 내게 속삭인다 정말 많이 걸었다 오늘 ...... 그곳에다 벗어 버리고 올 것은 없었는지... 깊은 산속에 버렸다면 좋았을것은 없었는지... 나는 늘 어느곳에서 든지 나를 돌아보게 된다 잘 다스리고 싶다 묵묵히 모든것을 이기는 그 산처럼..... 그러나 가슴속에 가득한 사랑은 버리지 않으리라 나 사는날 동안...... 2002.11.2. 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