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는 2011년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에 친환경 콘텐츠로 연재한 기획기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기존의 여행서처럼 단순한 지도 정보와 음식점, 가볼 만한 곳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버스차편과 주요경유지, 배차시간 등의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버스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엿볼 수 있게 하였다. 여행을 떠나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차비는 얼마였는지, 몇 분 정도가 소요되었는지를 섬세하게 기록하여 경남 지역을 묘사함으로써 글을 읽는 독자들 또한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차례
글을 시작하며 | 시내버스 타고 누리는 즐거움과 보람
Part 1. 봄
진해 속천~행암 바닷가 | 도심 지척서 느끼는 바다·사람의 향기
양산 원동 배내골과 영포·내포 | 밤하늘 폭죽처럼 봄이 ‘펑펑’
거제 장승포~능포 바닷길 | 처얼썩∼ 파도는 속삭이듯 봄을 깨우고
창원 안민고개 밤 벚꽃길 | 세 시간 발품이면 평생 추억이 ‘활짝
창녕 우포늪(소벌) 둘레 | 신록, 눈으로 들이쉬면 가슴이 넓어진다
통영 박경리기념관~달아공원 | 동백은 바닷길에 붉은 양탄자를 깔고
합천 영암사지 벚꽃길 | 꽃구경이 아니라 벚꽃이 사람구경을 하는 길
창원 귀산 바닷가 | 마창대교 이쪽저쪽 풍경엔 색다른 맛이 가득
창원 주남저수지와 동판저수지 | 아기자기한 풍경 속을 걸으면 도란도란 이야기가 절로 나와
삼천포 부두~삼천포 대교~늑도 | 꽃과 바다 풍경에 취한 순간 ‘이만하면 행복이지!’
남해군 가천~홍현마을 | 푸근한 풍경과 인심을 느끼는 순간, 이곳은 이미 고향
산청 덕양전~구형왕릉 | 싱그런 숲길엔 전설 담긴 바람이 뒤따른다
고성 덕명 상족암 일대 | 살며시 눈감으면 파도가 전하는 공룡이야기가 들려
Part 2. 여름
하동 화개면 십리벚꽃길 | 초록잎에서 싱그러움이 뚝뚝, 마음의 평화로 번지다
거제 서이말등대∼공곶이 | 마음을 비우면 오감이 채워지는 보석 같은 길
창녕 장마면 대봉늪 | 몽환적인 늪 분위기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남해 금산~상주 해수욕장 | 반짝이는 남해의 보물, 마음에 촘촘히 박히다
밀양 표충사와 주변 계곡 | 물소리에 귀 씻고 바람에 근심 씻으니
통영 강구안 일대 밤마실 | 어스름도 어둠도 한 폭의 수채화 되는 그곳
함양 칠선계곡 | 거침없는 물줄기 눈맛 참 시원하네
창원 진전면 탁족처 골옥방 | 발 어루만지던 물은 더위와 시름까지 씻어가고
창녕 옥천 골짜기 | 개혁세상 꿈꾼 신돈 사라진 계곡에는
진주성·남강 저녁나들이 | 강물은 마냥 흐를 뿐인데
마산 바닷가와 해양드라마세트장 | 오염된 마산바다는 잊어라 이곳은 살아있다
의령여중 앞에서 충익사까지 | 의령천 물결 따라 예스러운 풍경이
거제 홍포~여차 바닷가길 | 섬이 바람에게 말했다, “잘 쉬었다 가오”
Part 3. 가을
하동 악양 노전마을~최참판댁 | 섬진강 넉넉한 품에 들판은 풍요로 물들고
함양 화림동 산책길 | 풍경 어우러져 연회 펼치던 선비들의 ‘놀이동산’
고성 하일면 학림·송천 일대 | 갯벌 스미는 파도엔 삶이 녹아 일렁이고
합천 가야면 홍류동 소리길 | 시끄러웠던 마음 시원한 물소리에 말끔히 씻겨가고
거창 임실마을~봉황대 | 황금 캔버스에 풍요와 평화를 그리는 가을
밀양 얼음골 옛길 | 단풍은 사과향에 이끌려 산 아래로 내려오고
함안 은행길과 고분길 | 노란 은행잎 밟다 보면 마음까지 가을로 물들어
창원 진전면 둔덕~의산 | 도심 가까운 호젓한 길, 이만하면 호강이지
김해 봉하마을~한림정 | ‘바보’가 아끼던 그 곳에 그리운 이들 발길 이끌고
밀양 동천 둑길(용전~금곡) | 호젓한 흙길 따라 사람 사는 풍경 들려오는
Part 4. 겨울
산청 단속사터∼남사마을 | 속세와 단절됐다는 이곳, 조용하고 그윽하고 아늑하고
양산 통도사 암자길 | 오붓한 길, 걷는 재미 쏠쏠, 솔향에 머리까지 시원
의령 백산~성산 낙동강 비리길 | 인적 끊겼어도 추억과 역사 고스란히
합천 황강 둑길(청덕 가현~쌍책 성산) | 칼바람 막아서도 강은 포근하게 품어주고
창원 진동면 진해현 동헌과 광암 바닷가 | 느린 걸음에 옛 고을 정취가 절로 가슴 속으로
창원 저도 연륙교·비치로드 | 자동차를 두고 왔으니 바다 보며 소주 한 잔 어때요?
창원 감천 쌀재 임도 | 돌아갈 걱정 없으니 발걸음도 가벼워라
김해 박물관과 왕릉 | 버스로 1시간, 가야 역사 속으로
무학산 둘레길(서원곡~밤밭고개) | 가뿐한 옷차림으로 걸으니 마음마저 가뿐
칠원 장춘사 | 볕 등지고 걷는 들길·산길, 따스함이 몰려온다
진주 남강변 한실~중촌 | 남강, 그 손타지 않은 풍경에 절로 눈길이 가다
창원 진전 거락 마을숲·금암 들판·대정 | 차창 밖 봄빛 머무는 들녘에 넋 잃고
사천 종포~대포 | 마음까지 쉬어 가는 갯벌 그리고 낙조
버스를 타고 다니며 만나게 되는
인심이 따뜻한 사람들, 걷기 좋은 길!
많은 이들이 도시 근교의 여행을 꿈꾸며 여행을 계획하지만, 자가용이 없으면 불편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버스 여행’을 망설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자가용 자동차를 탈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네 길의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는 2011년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에 친환경 콘텐츠로 연재한 기획기사를 재구성하여 출간하였다. 기존의 여행서처럼 단순한 지도 정보와 음식점, 가볼 만한 곳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버스차편과 주요경유지, 배차시간 등의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버스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리는 멋과 재미
직접 여행지를 체험하고 다녀온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듯, 눈과 코와 귀를 모두 즐겁게 하는 묘사를 통해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여행을 떠나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차비는 얼마였는지, 몇 분 정도가 소요되었는지를 섬세하게 기록하여 경남 지역을 묘사함으로써 글을 읽는 독자들 또한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저자는 이미 『사람 목숨보다 값진』이라는 공동 시집을 출간한 바 있는 시인이다. 시적 감수성으로 충만한 저자의 글이 돋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오늘이라도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집을 나서 보면 어떨까요. 언제 돌아오지? 버스 배차는 어떻게 되지? 따위 귀찮고 번거로운 계산은 다 버리시고요. 배낭에는 시원한 물 한 병, 심심풀이 과자 부스러기 정도만 넣어도 좋습니다. 버스에는 사람이 있고 또 그이들의 삶이 있습니다. 인정이 묻어나는 웃음이 있고 다른 사람까지 챙겨 주는 배려가 있으며 무심한 듯 뱉어지지만 그래도 세상 사는 이치를 고스란히 담고 오가는 말들도 있습니다.(「글을 시작하며」 가운데)
기사는 손님 자리에 누워 눈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버스에 달린 시계가 1시 58분이 되자 신기하게도 벌떡 일어나더니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바깥에서 긴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사람들도 주섬주섬 버스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는 시종 웃는 표정이랍니다. 요금을 받고 거스름돈을 내주면서 갖은 농담과 우스갯소리를 섞어가며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친절하게’가 아니라 ‘친근하게’였습니다. 덕분에 버스 안이 왁자해졌습니다.(p212)
첫댓글 김훤주 , 경남도민일보 (엮음) 지음 / 출판사 산지니 | 201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