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목가든 기점 원점회귀
- 용이 하늘 나는 듯한 산세
- 암릉·소나무·강줄기 어우러진
- 정상 파노라마 조망 그림 같아
- 산 아래 계곡 구멍 뚫린 화강암
- 긴 세월 물살에 깎인 풍광 일품
섬진강은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과 함께 국내 5대강으로 손꼽힌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발원해 경남 하동군 화개면 금성면을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200km가 넘는 강 길이만큼 다양한 경치를 보여주는데 전북 순창의 섬진강 풍광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순창은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과 일조량, 습도, 토양 등 네 박자가 맞아떨어져 고추장 특산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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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 오르기 직전 만나는 너른바위. 좌우로 시야가 탁 트이며 섬진강의 굽이치는 물길이 죄다 보인다. 사진 왼쪽 섬진강 물길 아래 장군목토종가든에서 이어지는 임도와 삼형제봉(가운데)이 함께 보인다. |
순창의 북동쪽에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처럼 마주 보는 세 개의 산이 있다. 해발 647m인 용궐산과 586m 무량산 그리고 461m 벌동산이 그것이다. 섬진강 동쪽에 용궐산과 무량산이 형제처럼 이어졌고 서쪽에는 벌동산이 외로이 솟았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 가운데 가장 고도가 높은 용궐산을 찾았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아주 매력적인 산으로 꼽힌다.
용궐산은 용이 하늘을 나는 듯한 형상을 갖췄다. 원래는 용골산이라 불렀는데 용골산의 ‘골’자에서 용의 해골이라는 뜻이 좋지 않고 지역발전도 가로막는 글자라고 여긴 주민이 개명을 요구해 10년 전 변경했다. 산 아래 장군목 계곡엔 침식 작용으로 구멍이 뚫린 바위가 많다. 특히 커다란 요강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요강바위’는 둘레 1.6m, 깊이 2m 정도 구멍이 파였다. 수만 년 동안 물살에 깎인 기묘한 바위들이 전시장을 연 듯하다.
취재팀은 장군목토종가든에서 출발해 임도~장군목재~삼형제바위~용궐산 정상~된목~느진목~어치계곡 갈림길~섬진강 징검다리~현수교를 거쳐 장군목토종가든으로 원점 회귀한다. 총거리는 7㎞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 정도다.
장군목토종가든에서 임도를 따라 20분 동안 올라간다. 장군목재에서 석전마을·용궐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용궐산으로 향한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오르막이 15분 동안 이어진 뒤 평지가 나오는데 섬진강이 내려다보인다. 눈앞에 암벽이 나오면 오른쪽 로프를 잡고 바윗길에 오른다. 커다란 바위가 눈앞에 나타나면 왼쪽으로 돌아간다. 5분 정도 지나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펑퍼짐한 공간이 나온다.
용궐산·귀룡정 갈림길에서 용궐산으로 직진한다. 15분 정도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면 바윗길이 나오는데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한다. 다시 5분 정도 오르막을 타면 또다시 커다란 암벽과 마주하게 된다. 오른쪽으로 돌아가 암벽을 타고 내려가면 삼형제봉 바위를 만난다. 바위에 나뭇가지로 받쳐 놓았고 작은 돌탑들이 눈길을 끈다. 산에 오를수록 겨울바람이 매서운데 이곳에서 잠시 바람을 피할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자 오래된 무덤이 있는 평지가 나온다. 20분 정도 침목 계단을 반복해서 오르면 너른바위가 나오는데 좌우로 시야가 탁 트이며 섬진강의 굽이치는 물길이 죄다 보인다. 크고 작은 암릉을 지나면 정상이다. 넓고 평평한 암반 지대에 조망 덱이 놓여 있는데 맞은편 바위틈에서 자란 노송은 또 다른 뷰포인트다. 정상석은 작고 초라하지만 암릉과 소나무, 섬진강이 빚어내는 파노라마 조망은 절경 중의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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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크기의 돌개구멍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하천 바닥 위에 폭넓게 형성된 장군목. 요강바위와 현수교가 눈길을 끈다. |
북으로 백련산 원통산이, 남동으로는 가까이 우뚝 솟은 무량산 옆으로 섬진강이 흐르고 멀리 지리산 반야봉과 천왕봉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서쪽에는 요강 바위 등 기암괴석을 품에 안은 섬진강 물줄기가 장군목 마을과 함께 내려다보인다. 용궐산 서쪽 기슭에 있는 장군목은 예전에 지역 주민이 왕래하던 큰 길목이다. ‘장군목’이란 이름은 주변에 장군의 명당이 자리 잡아 유래되었다는 설과 지형이 장구 형상이라는 데서 연유한다는 설이 있다.
강변까지 내려가는 구간도 절경이다. 내려가는 동안 소나무와 강줄기가 한 폭 그림 같은 경관을 보여 준다. 내리막은 커다란 바위들이 돌출돼 순탄치만은 않지만 바위와 어우러진 분재 같은 소나무가 빚는 정경은 예사롭지 않다. 15분 정도 지나자 ‘된목’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에는 ‘달구벼슬능선’이라고 표기됐는데 닭벼슬처럼 우뚝한 슬랩 지대를 가리킨다. ‘느진목’으로 내려가기 전 오른쪽 용굴까지 갔다온다. 왕복 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된목에서 25분 더 내려가면 느진목 이정표를 만나는데 어치계곡 방향으로 직진한다.
가파른 암벽이 나오면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데 10분 동안 가파른 바윗길이 이어진다. 커다란 암벽을 마주 대하면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려간다. 5분 더 바윗길을 타면 나무 계단이 나오는데 바위 한쪽에서 가지를 축 늘어뜨린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20분 더 내려오면 어치계곡·무량산·요강바위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는데 오른쪽 요강바위로 내려간다.
잡목 숲을 10분 정도 걷다 내려서면 이정표 인근에 어치계곡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70m 정도 지나 왼쪽으로 접어든다. 임도를 따라가면 순창군에서 공을 들여 조성 중인 치유의 숲이 나온다. 섬진강 징검다리를 건너면 들머리로 회귀하는 섬진강 자전거길이 나온다. 섬진강이 흐르는 모습을 보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30분 정도 걸어 현수교를 건너면 요강바위를 지나 장군목토종가든이 나온다.
# 교통편
- 들머리까지 가는 버스 없고 순창까지 여러 번 환승 불편
- 당일치기 땐 승용차 이용을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순창 용궐산까지 하루 만에 다녀오기는 사실상 어렵다. 부산에서 순창까지 한 번에 가는 시외버스가 없기 때문에 여러 번 환승해야 한다. 먼저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원공용버스터미널까지 오전 8시10분부터 매일 4회 운영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한 다음 남원공용버스터미널에서 순창공용버스터미널까지 매일 30분~1시간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로 갈아탄다.
순창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동계행 농어촌버스(일 20회)를 타고 귀주마을에 내리면 된다. 귀주마을에서 들머리인 장군목토종가든까지 버스가 없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도보로 이용하기엔 거리가 4㎞로 부담스럽다. 환승할 때 이용하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부산에서 장군목토종가든까지 대략 5시간을 잡아야 한다.
원점회귀 코스라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전북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 686-1 장군목토종가든을 검색해 찾아가면 된다.- 장군목가든 기점 원점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