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손기정 마라톤 대회는 순전히 조카의 첫 하프 출전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한 대회다. 올 1월 부터 처가쪽 자매 조카들과
한달에 한번씩 달리기 모임을 갖었고, 어느 때는 달리기 여행을 하고,
어느 때는 달리기 대회에 참가를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이다.
그 동안 대부분 10km 정도만 달렸는데 이번 손기정 마라톤 대회에서
한 명에 조카가 하프에 도전하겠다고 해서 신청한 대회다.
그래서 특별히 내가 기록을 내겠다거나 목표기록을 정하고 대회를
준비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대회 전날인 토요일 또 다른 조가카 결혼을
하게 되어 ~~ 그것도 늦은 시간에 결혼식을 하여 집에 늦게 귀하할 것
같아 대회 참가를 그냥 가볍게 생각한 터였다.
집에서 아침 6시 30분쯤 출발하여 대회장인 잠실주경기장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다. 7시 30분쯤 조카를 만나 대회 준비를 하고 아내와 셋이서
8시 20분쯤 하프 출발선에 섰다. 그리고 8시에 풀코스가 출발을 하고 8시
35분쯤 하프가 출발을 했다.
날씨는 좋았다. 출발시 12도 정도, 골인시에도 15도 정도로 달리기에
쾌적한 날씨였다. 오늘 참가인원은 풀코스-- 600여명, 하프-- 1600여명,
10km-- 6천여명, 5km--1500여명으로 버츄얼 300여명까지 합하면
1만명이 넘는 인원이었다. 10km 6천명은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마라톤 인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출발하여 초반 2km는 천천히 달리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달려갔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랩타임이 너무 느렸다. 5분 20초 정도 생각하고
달렸는데 5분 32초가 나왔다. 그래서 조금 속도를 올렸다.
3km 부터 목표한 5분 10초 정도의 페이스가 나왔다.
오늘 이 페이스로 끝까지 달리면 1시간 50분 이내는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는 러너들로 꽉 차 있었다. 한강 주로가 좁기도 했지만 5분 10초
전후로 달리는 러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여성러너들이
많았다. 그래도 러너들이 많아서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는데는
좋았다.
5km 지점부터 5분 전후의 랩타임이 찍히더니 이후로 조금씩 빨라졌다.
페이스가 빨라졌는데도 레이스에 부담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훈련의 효과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러너들을 추월하며
달렸다. 9km, 10km 지점 랩타임을 5분 이내에 찍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가볍게 달리고 있는데 2km 지점에서 만났던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과
남성이 내 옆에서 달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정말 잘 달린다고 칭찬을 했더니 놀랍게도 나를 페이스
메이커 삼아 지금까지 따라왔다고 했다. 그런데 둘다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나를 페메삼아 달려왔다고 하니 갑자기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분은 자세와 착지가 너무 좋았다.
에너지 소모가 적은 아주 효율적인 주법을 구사했으며 호흡도
안정되게 유지되는 것 같았다. 키는 160cm정도, 몸무게는 45kg
정도로 무척 호리호리하고 날씬한 몸매였다. 너무 잘달린다고
칭찬을 했더니 하프 첫 도전이라고 했다. 10km 최고기록은
53분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첫 도전에 이렇게 빨리 달리다니~~
달리면서 달리는 자세나 주법을 보니 초보치고는 리듬감이
너무 좋아 보였다. 아무튼 씩씩하게 잘 달렸다.
이후 이왕에 페메를 맡았으니 페메한번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일정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내리막 오르막 페이스도
일정하게 유지를 하며 꾸준하게 달려갔다.
15km 지점을 지나자 뒤따르던 남성 러너는 뒤로 처지고 여성
러너만 나를 따라왔다. 이때부터 1인 페메가 되었다. 속도가
조금씩 빨라졌고 앞서간 많은 러너들을 추월했다. 그리고 17km를
지나며 속도를 더 올렸다. 특히 마지막 2km를 남겨두고는 전력질주
속도로 달렸다.
1km랩타임 4분 46초, 4분 42초를 찍고 골인했다. 그 여성러너는
끝까지 1미터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골인했다. 골인하고 나서 얼마나
좋은지 깡총깡총 뛰면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그리고 자기의 이름도 알려주고 나의 이름도 물어봤다. 그리고
친구에게 핸폰을 빌려 인증사진까지 찍었다. 정말 이렇게 고마워
할 줄은 몰랐다. 너무 고마워해주니까 뿌듯하고 페메한 보람이
느껴졌다. 덕분에 나도 호기록으로 골인할 수 있어 좋았다.
오늘 첫 하프를 뛴 조카는 15km 이후 걷뛰를 하여 2시간 30분이
훨씬 넘는 시간에 골인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것에
대해 박수를 쳐주고 축하를 해주었다.
아무튼 2022년 손기정 마라톤 대회는 오래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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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정리--매 1km---매 5km
532, 515, 511, 511, 503, ---26분 12초.
505, 507, 459, 452, 456, ---24분 59초.
503, 502, 459, 501, 458, ---25분 03초.
500, 501, 455, 456, 446, ---24분 38초.
426--940미터
계 1시간 45분 18초.
거리가 145미터 짧아서 마지막 스피드로 환산하면
40초 정도 되기 때문에 기록은 1시간 45분 58초 정도가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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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제는 5키로랩이 24분대가 나오네요.
좋은기록 축하드려요.
훈련의 결과라고 봐야지요 ^^.
오랜만에 기관차 이향우 만났는데, 6년만에 처음으로
10km 달리는 거라고~~ 무척 반갑더라고~~ㅋㅋ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마음을 비우니 몸도 편해지나 봅니다
뒤로 갈수록 기록이 좋아지네요
참고 하겠습니다^^
역시 마음을 비워야 돼~~^^
욕심을 내면 안되더라고~~ㅎㅎ
돌아오는 일요일 끌어주시는겁니까? ㅎㅎ
열심히 따라가 볼게요^^
열정이든, 기록이든...
다시 시작!!!!
오랜만에 칼린과 동반주 해보겠네~~^^
벌써부터 일요일이 기대되네~~칼린 힘
이븐페이스 호기록과 후반 거침없는 질주 축하 드립니다.
첫 하프 도전으; 여성러너 페메 이끌어줌도 잘 하셨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힘!!!
역시 새벽은 대단해~~335를 이렇게 가볍게 달리니~~^^
내년 동마 기록은 325도 충분할 것 같아~~
나는 아직도 340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아무튼 늘 성실하게 달리는 그대의 멋진 모습에 늘
감동 한다네~~새벽~~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