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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다종다양 사이비 종교 사건들
2003.6.1 일요일
딴지일보 종교부
열분들도 얼마전 있었던 'D성도회 사건' 알고 있을 거다. 지뢰밭으로
둘러싸
인 경기도 연천군 으슥한 산중에서 4구의 시체가 컨테이너 속에서 심하게 부패된 채 발견된 사건 말이다.
듣자하니 교주 송모 씨는 매장된 시체를 파내서 생명수 치료로 부활시킨다며 갖은 생쑈를 다했다고 하는데.. 이 말에 혹해서 죽은 가족들 몸에 생명수(?) 부어대며 이제나 저제나 부활을 기둘린 신도들과 달리 자기는 아플 때마다 꼬박꼬박 병원 찾아갔다고 한다.
신문 보기가 겁날 정도로 온갖 엽기적인 사건이 판을 치는데도 요 사건은 특히
나 귓구녕에 쏘옥 들어왔다.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언가에 의지한다. 그 무언가... 그건 대부분 '신'이다. 일 안 풀리면 우리도 점보러 가잖냐. 그런데 그처럼 종류를 막론한 각종 신에게 매달리는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해질 경우 신은 부르지 않는데도 자기가 신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버린다는 거다. 그래서 사이비 종교는 대부분 집단자살이 등장한다.
아무리 종교는 지들 자유라지만, 사람의 목숨까지 좌지우지한다면 이거 문제가 아닐 수 엄따.
글타.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사이비 종교가 지금껏 워떤 사고를 쳐왔는지 국내/외국을 크로스오바하면서 총정리해보자.
1978년 11월 18일
'인민사원'- 독극물 음료수 마시고 914명 집단자살
니들 눈엔 이게 그냥 포도쥬스로 보이니? |
남미 가이아나의 밀림지역에 만든 신앙촌에서 미국의 광신집단인 '인민사원' 교주 및 신도 914명이 음독자살했다. 이 집단의 교주 짐 존스(Jim Jones)가 신도들 다 모아 놓구서 '청산가리 탄 포도쥬스를 마시라'고 명령하자 거국적으로 원 샷! 세계는 경악!
'온갖 부정부패로 만연한 사회를 개혁하겠노라' 존스가 '인민사원'을 만든 처음 의도는 이처럼 순수하고 좋았다. 근데 신도들이 자기를 무슨 신처럼 떠받들고, 권력을 맘껏 휘두르게 되니까 슬슬 맛이 가기 시작하더니 아예 눈에 뵈는 게 없었던
거지.
'인민사원'이라는 소왕국의 군주로 만족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냄새를 맡은 정부에서 '사이비종교 척결단' 3명이 떴다. 이들 3명은 존스의 지시로 살해당했는데 사람 죽인 게 들통날까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매일같이 안절부절 하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린 거다. '그래, 다 같이 죽자'.
'이 죽음은 비인간적인 세상에 대한 혁명이다' 죽기 직전 짐 존스가 했던 연설 내용 중 일부다. 그는 끝까지 제정신이 아니었다.
1987년 8월 29일
'오대양'- 오대양 용인공장 식당천장에서 32명 집단 변사체 발견
87년 푹푹 찌는 한여름 밤 당시 초딩이었던 본 기자, 신호등 사탕 쪽쪽 빨면서 테레비 보다가 공포에 질려 버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말았다(물론 손가락 사이로 다 봤지만..).
모두 기억하시리라. 오대양 집단자살사건. 태어나서 첨 보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평소 오양맛살 비닐만 벗겨서 먹기를 좋아했던 본 기자,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한동안 오양맛살 못 먹었었다. 오대양이랑 오양맛살, 전혀 상관없지만 왠지 어감이 비슷하잖아.
오대양이 뭐하는 곳이냐면.. 겉보기엔 공예품 제조업체 였지만 실상은 사이비 종교집단이었다. 교주로 행세하던 박순자가 신도들로부터 170억원을 띵겨먹고 잠적한 것이 사건의 시발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거였다.
얇은 베니어 합판 4장이 깔린 가로 1m, 세로 7m의 4평 남짓한 좁고 낮은 천장에서 32명의 남녀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어쩐 일인지 경찰은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치열한 공방 속에 의문투성이였던 이 사건을 '사교집단의 집단자살극'으로 서둘러 종결지었다. 그러다 1991년 오대양 신도였던 6명이 자수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집단자살사건 이전에 당시 총무, 기숙사 가정부, 육아원 보모 등 3명이 이미 살해돼 암매장됐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 얼마 후에는 당시 부검의사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3구의 시체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누가 왜 이들을 죽였을까. 이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각심만 일깨운 채..
1992년 10월 28일
'10·28 휴거소동'- '다미선교회' 설립자 이장림 목사 구속
푸훗 '10·28 휴거소동'이라.. 본 기자, 당시 소동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때 일부 종말론자들이 10월 28일을 '휴거의 날'이라고 주장했다. 참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세계 종말의 날인 이날 예수의 공중 재림 때 우리도 같이 허공으로 딸려 올라간다는 게 그들이 주장한 바였다.
웃기지? 근데 이런 터무니없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실제로 '휴거의 날'이 다가오자 멀쩡한 사람들도 불안에 떨고 가족, 직장 다 내팽개쳐 버리구서 일상을 일탈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휴거설을 젤 먼저 퍼뜨린 사람은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였다. 꽤 명망 있는 교회 목사도 지냈고, 몇 년 전 출간했던 예언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도 히트쳤었구. 그러니까 예전에 이 목사한테 성경 배웠던 애들이랑 이 책 읽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합세했던 거지.
10월 28일 드뎌 '휴거의 날'이 밝았다. 물론 우리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일 따윈 없었다. 구라가 탄로나자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종말론자들이 했던 옹색한 변명. '다시 다가올 휴거의 날을 위해 끝까지 참고 기다리자'.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정작 이 목사 자신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던 거 같다. 이 목사는 '휴거의 날'이 오기도 전에 신도들 돈 가로챈 혐의로 허공에 들린 두 발 버둥거리며 경찰에 붙들려 가고 말았다.
1993년 4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무장사교집단 '다윗파' 지도자 데이비드 코레시와 그의 추종자 86명이 집단자살의 길을 택했다. 총기, 마약 불법소지 죄로 FBI의 수사를 받던 코레시는 경찰과 51일간의 무장대치 끝에 건물에 불을 질러 타죽었다.
1995년 3월 20일
'옴진리교'- 교주님, 교주님 우리 교주님
옴진리교 아사하라 쇼코 교주 |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은 고베 대지진, 미국 오클라호마 폭탄테러, 이스라엘 라빈 총리 암살 등과 함께 95년을 화려끔찍하게 장식한 사건 중 하나였다.
오전 8시경. 옴진리교 신도들이 도쿄 지하철 전동차 안에 맹독성가스 사린을 살포했다(사린은 무색무취의 액체로 몸무게 70㎏인 사람이 0.7㎎ 이상을 마시면 1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500 여 명 부상, 12명 사망. 특히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노렸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극악무도할 수 없는 범죄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짓을 했을까? 한 마디로 미친 거지.
아사하라 쇼코는 평소 "1995년 11월 인류는 화학전쟁으로 인해 종말을 맞게 된다. 옴진리교 신자만이 아마겟돈을 극복하고 천년왕국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즉 종말론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화학공장 세우고 은밀히 사린 제조해서 독사스를 뿌렸던 거다.
그럼 전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어떻게 됐냐구? 지난 4월 24일 1심 공판이 있었는데 검찰은 '아사하라 쇼코에게 사형을 구형한다'고 발표했다.
1995년 12월 23일
'태양의 사원'- 다른 세계를 보고 싶다
극단적인 종말론을 신봉하는 '태양의 사원' 신도 16명의 시체가 프랑스 알프스산맥 부근 그르노블의 한 불에 탄 가옥에서 집단으로 발견됐다. '다른 세계를 보고 싶다'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정체불명의 별 '시리우스'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답게 별 모양을 지어서..
요렇게 별모양으로 다가.. |
'태양의 사원'이 무엇인고 하면.. 종말론을 믿는 사이비 종교집단 되겠다. 벨기에인 뤽 주베가 87년에 만들었는데 스위스를 본거지로 하며 캐나다와 스위스에서 주로 활동한다.
근데 얘네들 집단자살을 무슨 심심풀이 땅콩으로 아나. 걸핏하면 집단자살이니. 쩝. 94년 10월 5일 이 단체의 신도 53명이 젤 먼저 죽음의 파티에 초대받았고, 95년 12월 23일 16명에 이어 99년에는 또다시 5명이 뒤를 이었다.
3년간 무려 74명이 '시리우스'에서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것인데.. 시리우스는 무슨.. 얘네들, 한국은 와봤을까? 보기에 따라선 한국도 별천지일텐데..
1997년 3월 26일
'천국의 문'- UFO 타고 천국 가서 영생 얻을래
우리 UFO 타고 천국 가서 영생 얻자 |
미국 샌디에이고 랜초 산타페의 한 호화저택에서 집단자살한 39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실력 짱짱한 컴퓨터 스페샬리스트로 인터넷 업체 '하이어 소스'를 공동창업해서 수입도 빵빵했다고 하는데..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까?
이들은 4000년 만에 한 번 지구에 접근하는 '헤일 밥 혜성'을 자신들의 천국행 표로 여겼는데 마침 '헤일 밥 혜성'이 지나가자 드뎌 지구에서 행해온 수업을 땡치고 UFO를 탈 때가 왔다며 희희낙락 천국의 문을 향해 떠났다고 한다.
39명. 희생자 수도 많았지만 이 사건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모은 이유는 첨단의 상징인 인터넷과 원시적인 사이비 종교의 일대 결합이라는 데 있었다. 즉 인터넷의 마력이 사교에 의해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 거다. 혹시 모르겠다. 얘네 지금 UFO 타고 천국 가서 딩가딩가 하고 있는지...
1998년 10월 5일
'영생교회'- 집단가출 신도 7명 동반자살
'와, 깨송편이네, 에이, 콩송편이잖아' 왁자지껄 가족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던 한가위날 휘영청 밝은 달을 핏빛으로 물들인 사건이 있었다.
이날 강원도 양양의 한 둑길 승용차 안에서 영생교회 우종진 교주와 가출해 집단생활을 해온 광신도 등 7명의 시체가 발견됐던 것이다.
작년 여름 극장에서 놓쳤던 영화도 잼나게 보구, 고소한 갈비찜 냄새가 콧속으로 사정없이 파고들며 해피지수 만땅이었는데 뉴스에서 집안 분위기를 순식간에 영하 34도로 급강하시킨 엽기소식을 전해줬던 거다.
우 목사는 '99년 8월 8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지구종말론을 내세우며 툭하면 '순교하러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우 목사의 '순교여행'은 집단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1999년 1월 3일
'걱정하는 기독교인'- 신도들, 고향 앞으로!
1998년 10월 어느날, 미국 덴버시에서 사이비 종교집단 '걱정하는 기독교인' 소속 신도 78명이 종적을 감춰버렸다. 여기저기 수소문 해봤지만 딱히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과연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삐리리리~ 피리소리를 듣고 동굴 속으로 사라진 걸까?
'걱정하는 기독교인'이 너무 걱정돼요 |
3개월 여 후 예루살렘. 이들 중 14명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이들은 1999년 12월 31일 예루살렘 성지에서 집단자살을 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살금살금 숨어들어 왔던 것이다.
'걱정하는 기독교인'이라.. 이름 한 번 쥑이지? 아, 근데 본 기자는 이들이 더 걱정된다.
2000년 3월 17일
'신의 십계명 회복'- 종말론에 휩싸인 검은 대륙
The earth is... |
아프리카 대륙은 사이비 종교가 뿌리내리기 위한 최적의 토양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거다. 전쟁, 빈곤, 에이즈가 기승을 부리는 암울한 현실에서 국민들이 사이비 종교의 유혹을 떨치는 게 쉽진 않을 거구.
아직 새 밀레니엄을 알리는 축포소리가 귓가에 쟁쟁하거늘 종말론을 신봉하는 사이비 종교 '신의 십계명 회복'에 속한 신도 892명(확인된 희생자 수)이 떼거지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다.
조각조각 맞춰보니 이 종파의 지도자들은 1999년 12월 31일에 세계가 멸망한다고 예언했다고 한다. 멸망은 개뿔. 큰 소리 떵떵 쳤는데 지구 종말이 실현되지 않자 슬쩍 말을 바꿨다. '지구 멸망의 날이 2000년 12월 31일로 연기됐도다' 그 다음엔 둘 중 하나겠지. 집단자살 유도 혹은 타살.
2000년 5월 9일
'호노하나 산포교'- 발바닥 진단 해주께, 돈줘
종교법인 '호노하나 산포교' 교주 후쿠나가 호켄. 81년 1월 '인류를 구원하라'는 하늘의 소리를 들었다(당근 환청이었겠지. --;)면서 87년 교단을 만든 후 전국에 14개 지부를 두며 제법 신도도 늘리고 나름대로 잘 나갔다.
발바닥으로 병 고쳐줄께 |
그러다가 사이비 행각이 들통나 버렸는데, 후쿠나가 교주가 신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수법은 이른바 '발바닥 진단'. '발바닥으로 병 고쳐주고 건강이랑 운세 알아봐주께. 그니깐 참가비 내고 수행에 참가해' 요딴 식으로 신자들을 꼬드긴 거다. 이거 그럴 듯 하잖아. 스무명 가까운 신자들이 집 팔고 땅 팔아서 전 재산 갖다 바쳤다고 하는데 남은 건 빚뿐.. 결국 교주는 쇠고랑 찼다.
2000년 7월 10일
'천존회'- 모행룡 교주 등, 사상 최대규모 사기행각
당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존회'의 사기행각을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할 거다. 천존회는 10년 동안 맞보증 방식으로 신도들로부터 대출사기 2,432건 306억원, 헌금 사기 35억원 등 무려 38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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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행룡 교주 내외, 신나게 사기치더니 결국 수갑 찼다 |
그러나 실제 사기규모는 1,500억원이라고 하는데 그 돈을 다 어따 썼냐하면, 천존회 본부 '대라천궁' 건립, 운영하는데 150억, 지네들이 만든 'FM그룹' 부실 계열사 적자보충 하는 데 100억, 그리고 나머진 호화생활 유지하는데 모조리 쏟아 부었다고 한다.
얘네들이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건 종말론 유포 덕분이었다. '2000년 음력 1월 15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그리하여 종말을 대비, 살아남을 성전을 건립해야 한다'며 신도들에게 돈을 뜯어냈던 거다.
대출사기 규모도 어마어마했지만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각에 화이트칼라층이 주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더 많은 놀라움을 안겨줬던 사건이다. 모행룡 교주와 부인 박귀달 씨는 대법원에서 각각 8년, 5년을 선고받고 현재 징역을 살고 있다.
이상 주옥같은 사이비 종교 관련 사건들을 굴비 엮듯 줄줄이 엮어봤다. 혹시라도 '어랍쇼. 이거 내가 속한 종교랑 하는 짓거리가 비스끄리무리 하네'라며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담 그 다음에 취해야 될 행동은? 얼렁 짐싸들고 빠져나오시라.
남일교 광신도
도우넛(bluesky@ddanzi.com">bluesky@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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