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제연구소(소장 백기완)에 딸린 출판사, 노나메기에서 '누리하제'란 제목으로 맑고 아름답게 살다 간 사람들( 노점상연합회 이덕인, 독립운동가 여운형, 민족문학가 채광석, 노동운동가 이용석,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한용운, 아동문학가이자 우리말살리기 운동가 이오덕, 중국의 개혁 문인 루쉰, 민족문학 시인 신동엽)의 삶을 엮은 책을 냈다. 이오덕 선생님에 관한 글은 내가 썼다. 책방에서 사 볼 수도 있다.
책 제목, '누리하제'란 무슨 뜻일까. 얼굴의 두 눈도 열리고 마음의 눈도 열린 사람, 그리하여 더러운 것도 보이고 깨끗한 것도 보이는 사람, 옳은 것도 보이고 옳지 않은 것도 보이고 깨끗한 것도 보이는 사람, 옳은 것도 보이고 옳지 않은 것도 보이는 사람, 나아갈 길과 나아가서는 안 될 길이 보이는 사람이다.
더러운 것을 보고선 참지를 못하고 부정한 것을 보게 되면 마치 단세포처럼 벌컥 나서서 무찌르는 사람, 그런 삶의 안팎이 하나로 된 사람이다. 그래서이 책의 말매를 누리하제 그랬다.
그렇다. 뿌리부터 썩은 자본주의 문명의 늪은 끊임없이 솟구치는 샘물만이 갈라친다. 그런데 그 샘은 어디서나 나오는 것일까. 저 멀리 깊은 산골짝? 아니다. 거기서도 던적(병균)이 스며들면 그것은 첫판부터 썩은 물이다. 그러면 어디서 나오느냐 이말이다. 원통한 누리하제의 가슴에 서리는 피눈물이요. 일하는 누리하제의 마빡에 맺히는 이슬이라.
- 누리하제 책머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