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팔 저림이나 갑자기 팔에 쥐가 나는 증상, 한쪽 팔이 퉁퉁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근무하는 프로그래머 등 컴퓨터 관련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다. 바로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정맥질환이 팔에 발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맥류는 다리에 나타나 하지정맥류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정맥류는 오후만 되면 붓고, 아프고, 조금만 서 있어도 피곤해지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교사나 미용사, 안내원 등 직업상 주로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 피부 표면에 파란 실핏줄이 거미발처럼 튀어나와 퍼져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개 붓고 아픈 증상은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정맥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오래 방치하면 피부가 검게 변하고 혈관이 늘어나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정맥류의 원인은 정맥을 통과하는 피가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한곳에 고여 정맥이 늘어난 상태로, 오래 서 있게 되면 혈액의 압력으로 올라간 혈액이 밑으로 다시 내려오지 못하도록 하는 판막이 무리를 받게 되어 그 기능이 약화되고 혈액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하므로 생기게 된다. 혈액이 정체하면 그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혈전이 형성되어 이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증상이 하지정맥류 외에 팔에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흔치 않았던 증상으로 최근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업무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질환이다. 증상은 ▲팔이 붓고 ▲팔이 무겁고 뻐근한데다 쉽게 피곤해지며 ▲팔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자주 저리고 ▲팔의 안쪽 파란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튀어나와 보이는 등 하지정맥류와 거의 비슷하다.
그동안 팔에 혈관이 나타나 보이는 경우, 주로 미용상 ‘원치 않는 손의 정맥(unwanted hand vein)’이라 해서 판막 기능의 이상과 별개로 미용적 차원의 치료가 이뤄졌었다. .
그러나 팔의 정맥류는 혈관 초음파를 통해 검사했을 때 주로 하체에서 발견되는 정맥혈의 역류에 의한 와류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혈관이 자연스럽게 비춰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때 혈관은 비춰 보이는 정도가 심하고 위로 튀어오르거나 꼬불꼬불해지며 특히 팔뚝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포이즌 흉부외과 반동규 원장은 “팔의 정맥류 환자는 2∼3년 전만 해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는데, 지난 겨울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렇게 팔에 정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심장보다 팔이 낮은 상태에서 책상 위에서 컴퓨터 사용을 위해 팔을 접고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환경이 팔의 원활한 혈액순환에 영양을 준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새한병원 신경외과 오우석 원장은 “80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 게임만 한 사람이 하지심부정맥의 혈전이 폐정맥을 막아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며 “팔 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적어도 30분에 한 번씩은 양손을 모으고 팔을 귀에 붙인 상태에서 양손을 하늘로 향하게 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줄 것”을 주문했다.
팔 정맥류의 경우 증상을 오래 방치해 만성화하면 정맥류가 주위 정맥에까지 번지게 되고 늘어난 혈관에 혈액이 고여 정맥염을 일으켜 혈관이 썩는 경우도 있어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이상증상이 있는 경우 정맥혈의 역류로 인한 와류 현상인지를 혈관 초음파로 검사해야 한다.
붓거나 조금 아픈 정도의 초기증상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개선될 수 있으나 파란 실핏줄이 튀어나와 퍼져 보일 정도의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또 한번 나빠진 혈관은 탄력을 잃게 되고, 수술 후에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상시에 예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 정맥류 예방법
1)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어야 할 경우에는 30분에 한 번씩 양손을 모으고 팔을 귀에 붙인 채 하늘로 올리는 스트레칭을 해준다. 팔의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 혈관의 수축, 이완을 도와주어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점심시간 등 쉬는 시간에 10여분 정도 팔을 위로 올려놓은 자세를 취해 혈액순환이 안되어 몰리는 것을 막아 준다.
3)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부종을 제거해 주는 약용 크림으로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팔 마사지를 해준다. 이때는 팔을 쭉 뻗고 앉아 손으로 팔목부터 팔뚝까지 가볍게 누르면서 끌어올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