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용빈이 아빠가 선생님이셨구나~
용빈이란이름이 낯설지않아서 기억을더듬다 ..드디어
알았습니다 백령초등학교 교지 창간호 2000 백령 에
나의사랑 나의백령 학부모글을올리신..
그때 저는 전임운영위원장으로..지은이는선배의글..에
간단한 글을썼었거든요..백령도오신지 한참되셨네요
자식얘기만 나오면 왜그렇게 할말이많은지..
5월5일 선생님 아들 얼굴 볼수있으려나..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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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옛날 이야기랄 것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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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결혼하기 전이니까..한~ 13-4년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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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저희 집은 서울 신림동인지라 회식을 하면 전철 막차 시간을 꼭 챙겼습니다. 10시 59분 막차를 놓치면 택시를 타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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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도 제물포에서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제물포 역에 들어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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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림에서 갈아 타려면 저~ 앞으로 가야 겠기에..텅 빈 역안을 걸어가고 있는데.. 누가 "아저씨~!"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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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아저씨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그때는 형이 더 익숙한지라..처음엔 저를 부르는 소리인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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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어번 부를 때에야 뒤돌아보니까..웬 교련복 입은 남학생이 벤치 옆 땅바닥에 주저 앉은 채로 나를 부르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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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보고 아저씨래~?" 하는 기분으로 그 학생을 보니 얼굴이 눈물에 콧물에 범벅이예요..상태가 심상치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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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다가가니까 술냄새가 역하게 나더군요. 그 학생 왈 " 아저씨! 죄송하지만, 담배 한대 빌려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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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쭈~ 이녀석 보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워낙 상태가 심각한지라.. 담배에 불까지 붙여주고 돌아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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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전철이 오는데 막차 전의 구로행이었어요.. 나는 신도림까지는 가야 되니까..그 학생에게 "학생 전철 타야지!" 하고 가르쳐 줬고.. 그 학생은 연신 "아저씨! 감사합니다!!" 하며 비틀거리면서 전철을 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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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그 학생을 태워보내고 있으려니, 그 학생이 주저 앉은 자리에 대학 노트가 눈에 띄더군요..빠뜨리고 탄 거지요.. 찾아 주려고 노트를 보니, 관등성명이 없어요. 분명 대학 1년생 같은데..(책과 노트에는 꼭 관등성명을 씁시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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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안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인천전문대 토목공학과 1학년 같더군요.. 결국 다음 날 과 사무실에 전달해 주기는 했지만, 제가 13-4년이나 지난 그 일이 왜 지금도 기억이 나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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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노트 안에 커다랗게 수십번은 겹쳐 쓴 듯한 글 때문이었어요.. "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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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살지 라니?? 왜 죽고 싶지??" 호기심에 나머지 노트 부분을 찬찬히 살펴보니.. 편지 초벌이 있더군요..읽었지요..ㅡ.ㅡ(아세요? 남의 일기나 편지 훔쳐보는 재미!!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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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의 눈물 콧물 범벅과 그 편지 내용을 읽어 보니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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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입학해서 처음 여학생들을 사귀었나 봐요.. 그 중 참~! 마음에 드는 여학생이 있었나보죠.. 이 학생은 그 여학생이 자기하고만 교제를 했으면 하는데..그 여학생은 아직 이성교제 수준이 아닌거예요. 그냥 같은 과 친구로 알고 지내는..그러나 이 학생은 나를 사귀는 이상 다른 남자 친구를 사귀지 말라..뭐~ 그런 요구를 했나봐요..그러나 그 여학생은 펄쩍 뛰면서 난 너랑 사귀지 않아..그냥 다른 아이들과 같이 같은과 친구일 뿐이야..너! 그런 식으로 하면 다신 안만나..뭐~ 이런 식이 됐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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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내용은 사과를 하면서 다시 만나자는 내용이구요..그러나 아까의 상태로 봐서는 그 사과가 받아 들여지지 않은 모양이구요..결국 이 학생의 짝사랑으로 끝난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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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왜 살지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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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기억 나시나요? 사춘기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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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사춘기를 "분노의 시절"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왜 그렇게 화나는 일이 많은지..집에서 어머님이 등교 시간에 맞춰 깨워주시는 것 조차 화가 나더군요..옷 입고 신발 신는 것 까지 참견을 당하는 기분이고..지나고 보면 우습기조차 할 정도로 작은 일에도 성질을 내고..툴툴거리고..나~ 참~ 그땐 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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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보니 사춘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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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10대 후반서 부터 20대 초반은 "충동의 시절" 이라고 표현하고 싶군요..뭐 든지 충동적이고 극단적으로 행동하기 쉬운 나이이지요..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세상 종말이 온 것 같고..살기 싫어지고..지나가다 어깨만 조금 부딪쳐도 시비가 생겨서 살인까지 일어나는..왜 째려 보느냐며 칼부림이 생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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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그 때는 차분히 앞뒤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 행동이 나오기 힘들더군요.. 그냥 욱 하는 마음에 잘못을 저지르기 쉽지요..아마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 하는 시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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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가지 어려움이나 고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제 경험으로 상고를 들어 온 학생들은 더 그렇더군요.. 가정 문제에서 부터 경제적 어려움까지...어렸을 때부터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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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학생들을 보면.."하나님께서는 꼭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 만큼만 주신다".."지금의 어려움은 연단이 되어 나중의 큰 재산이 된다"...뭐~ 이런 교훈은 교회가서 평온히 예배드릴 때나 생각나는 것이지..정작 어려움이 생기면.... 먼저 극단적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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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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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살아 보니까.. 대부분은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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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제 경우만 해도 애엄마가 건강 생각 안하고 과음했다고 화낸 것이 반성문 두페이지로 해결 됐거든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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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소연의 글을 앍고 두서없이 말씀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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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꼭 10대 후반서 부터 20대 초반의 님들은 마음에 두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충동적이기 쉬울 때이다! 지금의 이 어려움은 반드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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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우리 둘째가 촬영을 했습니다. 뭐~ 십초도 안돼는 분량이라서 짤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5월 5일 오후 5시에 어린이날 특집 어쩌구하는 KBS 제1방송 TV에서 "저는 백령초등학교 김용빈입니다" 하고 나오는 넘이 있으면.. 고넘이 우리 둘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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