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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子瞻文章世稀有자처문장세희유
❷謫向江波動星斗적향강파동성두
소동파의 문장은 세상에 드무니,
귀향길 강물결에 별빛도 따라 움직이네!
❸河人有筆筆無塵하인유필필무진
❹鵞溪一幅爲寫眞아계일폭위사진
어떤 이의 붓인들 그 붓에 티끌이 없으랴만,
거위 노는 냇가 그림 한 폭 참으로 잘 그려졌네!
❺行行路轉峰廻處행행로전봉회처
❻一道淸泉天上來일도청천천상래
가고 또 가는 길 돌아 산봉우리 도는 곳에,
한 줄기 맑은 물 하늘 높은 곳에서 쏟아지네!
❼若比人間凡草木약비인간범초목
❽芙蓉萬朶自珊瑚부용만타자산호
인간의 범상한 저 초목에 비한다면,
만송이 부용마냥 스스로 깨끗하다네!
양백기사품십이칙(揚百夔詞品十二則)의 한 구절
❾"田家敗籬 幽蘭逾芬(전가패리 유란유분)"
:농가의 부서진 울타리에 난초 더욱 향기롭네!
❿値會意詩商獨坐치회의시상독좌
⑪到無型處秖心知도무형처지심지
뜻을 깨닫는 때를 만나서는 항상 홀로 앉아있고,
형체가 없는 곳에 다다르면 다만 마음으로 안다네!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강암(强巖), 강재(强齋, 剛齋),1770년(영조 46) ~ 1847년(헌종 13))
상선암(上仙岩)
行路轉峰廻處
一道淸泉天上來
芙蓉萬朶自珊瑚
若比人間凡草木
“가고 또 가는 길 돌아 산봉우리 도는 곳에, 한 줄기 맑은 물 하늘 높은 곳에서 쏟아지네”
양백기사품십이칙(揚百夔詞品十二則)
(田家敗籬 幽蘭逾芬)
창암 이삼만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1534~1599) 정중유감(靜中有感)
靜坐處의 茶는 半香初라
妙用時의 水는 流花開라
차를 마시는데, 소란스럽고 번잡한 곳이 아니라 고요하고 차분한 곳에서 마시는 차라
반이나 마셨는데 향기는 처음처럼 여전히 그윽하도다.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않았노라며 차를 반이나 마셨는데도 처음처럼 향 그윽하고
그참 묘한 때로다. 흐르는 저 물소리 꽃또한 피어나네
金正喜(김정희)선생 시
●옥미인(玉美人)-김정희(金正喜) 옥미인초
裁玉方能敎性眞
美人强得艶情勻
재옥방능교성진
미인강득염정균
恰如五色羅浮蝶
放繭今朝滿院春
흡여오색나부접
방견금조만원춘
옥으로 다듬은 성정 진실게 하고
미인을 끌어다가 고운 정념을 고루었구나
흡사 저 다섯 빛깔의 나부산 나비 떼 같아
고치 뚫고 나온 오늘 아침, 집안에 가득한 봄빛
●중양황국(重陽黃菊)-김정희(金正喜) 중양절 황국화
黃菊蓓蕾初地禪
風雨籬邊託靜緣
황국배뢰초지선
풍우리변탁정연
供養詩人須末後
襍花百億任渠先
공양시인수말후
잡화백억임거선
망울 맺은 노란 국화 초지의 선인 듯이 /
黃菊蓓蕾初地禪
비 바람 울타리 가 정연을 의탁했네 /
風雨籬邊託靜緣
시인을 공양하여 최후까지 기다리니 /
供養詩人須末後
백억의 잡화 속에 널 먼저 꼽을밖에 /
襍花百億任渠先
●봉령사제시요선(奉寧寺題示堯仙)-김정희(金正喜)
봉선사에서 요선에게 써 보임
野寺平圓別一區
遙山都是佛頭無
야사평원별일구
요산도시불두무
虎兒筆力飛來遠
淸曉圖成失舊樵
호아필력비래원
청효도성실구초
들판에 있는 절, 평평하고 둥글어 특별한 이구역
먼 봉우린 도무지 불두라고는 전연 없도다.
송나라 호아의 필력이 멀리도 날아 와서
청효도가 이뤄지니 옛 무본 무색하도다
●[戲題示優曇 曇方踝腫]김정희(金正喜)
희제하여 우담에게 보이다. 담이 지금 복숭아뼈에 종기가 났다
抹却毗邪示疾圖
佛瘡祖病一都盧
말각비사시질도
불창조병일도로
法華藥草還鈍劣
不是藥者採來無
법화약초환둔열
불시약자채래무
비야의 병을 없애고 병 그림을 보여주니
불의 창조의 병이 하나의 돌림병이 되었도다
법화의 약초에조차 도리어 우둔열등하니
약 캐는 자가 약을 캐오지 않아서가 아닐까
●용원효고사담병재천우희속시담
用元曉故事曇病在腨又戲續示曇)-김정희(金正喜)
담 병이 장딴지에 있기에 원효 고사를 쓰고
또 장난으로 적어서 담에게 보이다
四百四病無是病
八十毒草無渠藥
사백사병무시병
팔십독초무거약
可是今日拭瘡紙
金剛三昧經的的
가시금일식창지
금강삼매경적적
사백 네 가지 병에 이 병은 없거니와
팔십 가지 독초에도 저놈의 약은 없도다.
도리어 오늘날에 부럼 닦은 종이에는
금강의 삼매경이 뚜렷이 적혀있도다
●희증만허(?贈晩虛)-김정희(金正喜) 만허에게 재미삼아 주다
涅槃魔說送驢年
只貴於師眼正禪
열반마설송려년
지귀어사안정선
茶事更兼叅學事
勸人人喫塔光圓
차사경겸참학사
권인인끽탑광원
열반이라 마설로 여년을 다 보내니 /
涅槃魔說送驢年
다만 스님에겐 눈 바른 선이 귀해 /
只貴於師眼正禪
차 일에다 아울러 학의 일을 참하노니 /
茶事更兼叅學事
마시거든 둥그런 저 탑광을 마셔다오 /
勸人人喫塔光圓
●희차아배희우(?次兒輩喜雨)-김정희(金正喜)
희롱삼아 아배의 “희우”에 차운하다
村橋呑漲汎村流
上下濃靑處處柔
촌교탄창범촌류
상하농청처처유
太守力能廻野色
婆娑數樹効神休
태수력능회야색
파사수수효신휴
마을 물 크게 불어 마을 다리 삼켰어라 /
村橋呑漲汎村流
위아래로 짙고 푸러 곳곳마다 부드럽네 /
上下濃靑處處柔
원님의 힘이 능히 들 빛을 돌려 노니 /
太守力能廻野色
우쭐대는 두어 나무 아름다움 바치누나 /
婆娑數樹効神休
●즉사(卽事)-김정희(金正喜) 즉흥적으로 짓다
日見過橋幾百人
何曾橋力減橋身
일견과교기백인
하증교력감교신
丁之畚土添橋者
荒落山川報政新
정지분토첨교자
황락산천보정신
몇 백 명이 날마다 다리를 지나는데 /
日見過橋幾百人
다리 힘이 언제 한 번 줄어든 일 있었던고 /
何曾橋力減橋身
장정이라 흙 담아 다리에 붓는 자는 /
丁之畚土添橋者
황락한 산과 내[川]에 새론 정사 알려주네 /
荒落山川報政新
●혜백장귀병회심무료취기수중구백호서증
(蕙百將歸病懷甚無?取其袖中舊白毫書贈)
김정희(金正喜) 혜백이 돌아가려 하므로 병이 난 마음 무료하여
그 소매 속에서 예전의 백호필을 취하여 써서 주다
山川時雨兩? 晴
五色毫光漫去程
산천시우양공청
오색호광만거정
料得世間無熱處
一千里洽萬蟬聲
요득세간무열처
일천리흡만선성
때때로 산천에 비 지나가니, 두 지팡이 깨끗하고
오색 붓털 광채 일어, 가는 길에 가득 차는구나.
헤아려보니 세상에는 더운 곳이 없을 것 같아
일천리 기나 긴 길에 수만 마리 매미소리 가득 하다
●과우촌사(果寓村舍)-김정희(金正喜) 과천에 있는 초가집
寒女縣西擁病居
溪聲徹夜甚淸虛
한여현서옹병거
계성철야심청허
羸牛劣馬橋前路
畫科蒼茫也屬渠
리우렬마교전로
화과창망야속거
兩山靑綠夾晴開
村氣泥醺盡野獃
양산청녹협청개
촌기니훈진야애
不覺平生牛後耻
城中日日販柴廻
불각평생우후치
성중일일판시회
한녀라 고을 서쪽 병을 끼고 사노라니 /
寒女縣西擁病居
밤을 새는 시내 소리 몹시도 청허하네 /
溪聲徹夜甚淸虛
다리 앞 한길가의 여윈 소랑 조랑말은 /
羸牛劣馬橋前路
창망한 그림 재료 저 들의 차지로군 /
畫科蒼茫也屬渠
양쪽 산 파릇파릇 갠 날 끼고 트였는데 /
兩山靑綠夾晴開
마을 기운 무더워라 모두가 흐리멍텅 /
村氣泥醺盡野獃
우후의 부끄럼을 평생에 모르는 듯 /
不覺平生牛後耻
성안에 가 날마다 땔감 팔고 돌아오네 /
城中日日販柴廻
金正喜(김정희)선생 시
●도망(悼亡)-김정희(金正喜) 죽음을 슬퍼하다
那將月姥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
나장월모송명사
래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아차심비
어쩌면 저승에 가 월로에게 애원하여 /
那將月姥訟冥司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꿔 태어나리 /
來世夫妻易地爲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
我死君生千里外
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가 알리마는 /
使君知我此心悲
●희증오대산창렬(?贈吳大山昌烈)-김정희(金正喜)
대산 오창렬에게 재미로 주다
未窺一字岐軒書
白喫人間酒麵猪
미규일자기헌서
백끽인간주면저
慾速他年地獄罰
陽陽跨馬又騎驢
욕속타년지옥벌
양양과마우기려
기제의 의학책을 한 글자도 못 보고서
남의 술, 돼지, 국수를 그냥 먹어대는구나
다른 해에 지옥에 빨리 가고 싶은지
버젓이 말을 타고 또 나귀를 타는구나
●설제창명서철규선(雪霽窓明書鐵?扇)-김정희(金正喜)
눈이 개어 창이 밝아 철규의 부채에 글을 쓰다
雪後烘晴暖似還
夕陽漫漫小窓間
설후홍청난사환
석양만만소창간
稻堆庭畔高於塔
直對西南佛鬘山
도퇴정반고어탑
직대서남불만산
눈 개자 해 쪼이니 다슨 철 돌아온 듯 /
雪後烘晴暖似還
눈부신 작은 창에 석양이 느릿느릿 /
夕陽漫漫小窓間
뜨락의 나락 벼눌 탑보다 더 높아서 /
稻堆庭畔高於塔
바로 저 서남쪽 불만산을 마주쳤네 /
直對西南佛鬘山
●戲贈浿妓竹香2(희증패기죽향2)-金正喜(김정희)
패성 기생 죽향에게
鴛鴦七十二紛紛
畢竟何人是紫雲
원앙칠십이분분
필경하인시자운
試看西京新太守
風流狼藉舊司勳
시간서경신태수
풍류낭자구사훈
원앙새 일흔인데 두 마리가 어지러워
필경에 어느 사람이 바로 곧 이원의 자운인가
서경의 새 태수님 한번 보게나
풍류 소문 낭자한 옛날의 두목이란다
●戲贈浿妓竹香1(희증패기죽향1)-金正喜(김정희)
패성 기생 죽향에게
日竹亭亭一捻香
歌聲抽出綠心長
일죽정정일념향
가성추출녹심장
衙蜂欲覓偸花約
高節那能有別腸
아봉욕멱투화약
고절나능유별장
햇빛 아래 정정한 저 대나무 일념향이라
노랫소리가 푸른 마음에서 길게도 뽑혀 나왔구나
장 보는 벌들이 꽃 훔칠 기약을 찾고자하나
높은 절개라한들 어찌 다른 특별한 마음 있을까
●咏棋(영기)-金正喜(김정희) 바둑판을 읊다
局面南風冷暖情
古松流水任縱橫
국면남풍냉난정
고송유수임종횡
蓬萊淸淺非高着
橘裏丁丁鶴夢輕
봉래청천비고착
귤리정정학몽경
바둑 판 위의 남풍은 차고도 따뜻한데
고송에 흐르는 물은 종횡으로 마음대로구나
봉래 바다 맑고도 옅으니 높은 곳이 아니니
유자 속의 바둑돌 부딪는 소리 학의 꿈이 가볍구나
●憶吳秀才1(억오수재1)-金正喜(김정희) 오수제를 생각하다
顯節祠前記舊遊
百年世事不勝愁
현절사전기구유
백년세사불승수
淡雲微雨依然處
佳菊衰蘭又一秋
담운미우의연처
가국쇠란우일추
현절사 사당 앞의 옛 놀이를 기억하니
백 년 세상 일에 시름을 못 이긴다.
옅은 구름 보슬비 아득한 그곳은
아름다운 국화 시들은 난초 또 가을이겠지
●憶吳秀才2(억오수재2)-金正喜(김정희)
木正西風菊正霜
一簾秋影澹詩坊
목정서풍국정상
일렴추영담시방
翻憐佳境還愁絶
却向天涯欲斷腸
번련가경환수절
각향천애욕단장
飴山風雅幷蓮洋
明月寒江聽佛香
이산풍아병련양
명월한강청불향
那識觀音閣裏夜
一燈秋夢久回皇
나식관음각리야
일등추몽구회황
나무에는 서녘 바람 국화에는 하얀 서리 /
木正西風菊正霜
발에 가득 가을 영자 담담한 시방(詩坊)일레 /
一簾秋影澹詩坊
가련타 좋은 곳이 도리어 시름차니 /
翻憐佳境還愁絶
하늘가를 바라보면 애가 정히 끊기련다 /
却向天涯欲斷腸
이산의 풍아에다 연양마저 아울러라 /
飴山風雅幷蓮洋
밝은 달 차운 강에 불(佛)의 향을 들었다오 /
明月寒江聽佛香
뉘라서 알았으리 관음각 한밤중에 /
那識觀音閣裏夜
외론 등불 가을 꿈이 오래도록 서성댈 줄 /
一燈秋夢久回皇
●憶吳秀才3(억오수재3)-金正喜(김정희)
五日難於十載離
酒風詩雨亂愁思
오일난어십재리
주풍시우란수사
奚囊定與雲囊滿
持贈猶堪自悅怡
해낭정여운낭만
지증유감자열이
닷새 동안 이별이 십 년 이별보다 어려워
술의 바람과 시의 비에 내 근심 어지럽히네
해낭은 반드시 운랑과 가득 찼으리니
갖져다 주면 혼자서 즐기고 기뻐하리네
●金仙臺1(금선대1)-金正喜(김정희)
訣十六條自正陽
熙川之郭復堂堂
결십육조자정양
희천지곽복당당
西山法印元同偈
去證臺前一炷香
서산법인원동게
거증대전일주향
십육 조의 비결은 정월부터인데
희천의 곽이 있어 다시금 당당하다
서산의 법인은 원래 같은 게이니
가거들랑 누대 앞에 일주향을 피우게나
金正喜(김정희)선생 시
●金仙臺2(금선대2)-金正喜(김정희)
萬木森沉古逕苔
韓無畏後幾人來
만목삼침고경태
한무외후기인래
山中知有餘丹在
直攝神光鶴背廻
산중지유여단재
직섭신광학배회
온갖 나무 우거져라 이끼 쩔은 묵은 길에 /
萬木森沉古逕苔
한 무외 지나간 뒤 몇 사람이 찾아왔노 /
韓無畏後幾人來
알괘라 이 산 속에 금단이 남아 있어 /
山中知有餘丹在
신광을 곧장 끼고 학 등에서 돌아오니 /
直攝神光鶴背廻
●金仙臺3(금선대3)-金正喜(김정희)
一筇一屐禮金仙
的的誰傳弘正禪
일공일극예금선
적적수전홍정선
試放毗盧峯頂眼
空山雨雪摠眞詮
시방비로봉정안
공산우설총진전
나막신 막대 하나 금선에 예배하니 /
一筇一屐禮金仙
홍정 선사 도력을 뉘 분명히 전한다지 /
的的誰傳弘正禪
비로봉 꼭대기서 눈 한번 내쳐보소 /
試放毗盧峯頂眼
공산의 비와 눈이 무두가 진전인 걸 /
空山雨雪摠眞詮
●題泛?圖(제범사도)-金正喜(김정희) 범사도의 화제를 붙이다
秋靜天門兩扇開
千年又見一槎來
추정천문양선개
천년우견일사래
女牛莫敎無端犯
此老新從五嶽回
여우막교무단범
차로신종오악회
고요한 가을 하늘 두 짝 문이 열렸는데 /
秋靜天門兩扇開
뗏목 하나 떠오는 걸 천년에 또 보겠구려 /
千年又見一槎來
견우 직녀 무단히 범접했다 생각 마소 /
女牛莫敎無端犯
이 늙은이 새로 저 오악에서 돌아왔네 /
此老新從五嶽回
●玉筍峯(옥순봉)-金正喜(김정희)
照映空江月一丸
如聞萬籟起蒼寒
조영공강월일환
여문만뢰기창한
人間艸木元閒漫
不學芙蓉與牧丹
인간초목원한만
불학부용여목단
둥그른 저 달 한 덩이 빈 강에 비쳐오니 /
照映空江月一丸
창량(蒼涼)한 그 가운데 만뢰가 들리는 듯 /
如聞萬籟起蒼寒
인간의 초목들은 본래가 수다라서 /
人間艸木元閒漫
부용이랑 모란 따윈 배우지 않았구려 /
不學芙蓉與牧丹
●隱仙臺(은선대)-金正喜(김정희)
黃葉空山打角巾
長歌何處采芝人
황엽공산타각건
장가하처채지인
鞭鸞駕鶴還多事
旣是神仙又隱淪
편란가학환다사
기시신선우은윤
빈 산의 누른 나뭇잎 각건을 두들기며 떨어지고
긴 노래 들리는데 어느 곳에 지초 캐는 사람 이 있는가
난새 몰고 학을 타는 것도 도리어 귀찮은 일
이미 신선이 되었는데 또 숨어살기조차 하는구나
●詠雨1(영우1)-金正喜(김정희) 비를 노래함
入雨山光翠合圍
桃花風送帆風歸
입우산광취합위
도화풍송범풍귀
春鴻程路無遮礙
纔見南來又北飛
춘홍정로무차애
재견남래우북비
빗속에 든 산빛이 푸르러 에웠는데 /
入雨山光翠合圍
도화 바람 돛바람을 보내어 돌아가네 /
桃花風送帆風歸
봄 기러기 노정은 걸릴 게 전혀 없어 /
春鴻程路無遮礙
남으로 오자마자 북으로 또 나는구만 /
纔見南來又北飛
●詠雨2(영우2)-金正喜(김정희)
時雨山川破久慳
東風力斡曉雲還
시우산천파구간
동풍력알효운환
一絲一點皆膏澤
草木心情恰解顔
일사일점개고택
초목심정흡해안
철 비 만나 산천이 오랜 침묵 깨뜨리니 /
時雨山川破久慳
샛바람이 새벽구름 힘껏 몰고 돌아오네 /
東風力斡曉雲還
한 오라기 한 방울도 모두가 고택이라 /
一絲一點皆膏澤
풀과 나무 심정도 일제히 우쭐우쭐 /
草木心情恰解顔
●詠雨3(영우3)-金正喜(김정희)
春雨冥濛夕掩關
一犁田水想潺湲
춘우명몽석엄관
일리전수상잔원
任他笑吠黎家路
坡老當年戴笠還
임타소폐여가로
파노당년대립환
봄비는 아득아득 사립 닫힌 저녘 나절 /
春雨冥濛夕掩關
한 쟁기의 논 물은 아마 좔좔 흐르겠군 /
一犁田水想潺湲
웃건 짖건 내 맡겨라 여가의 마을길에 /
任他笑吠黎家路
당년의 동파 노인 삿갓 쓰고 돌아오네 /
坡老當年戴笠還
●喚風亭(환풍정)-金正喜(김정희)
喚風亭接望洋臺
俯見紅毛帆影來
환풍정접망양대
부견홍모범영래
眼界商量容一吸
兩丸出入掌中杯
안계상량용일흡
양환출입장중배
환풍정 올라보니 망양대와 맞닿고
굽어 보니 붉은 돛단배 그림자 떠오네
눈 앞의 물을 보니 단번에 마실 것 같은데
손 가운데 술잔에 해와 달이 떠고 진다네
●秋日晩興1(추일만흥1)-金正喜(김정희) 가을철 늦은 흥취
稻黃蟹紫過京裏
秋興無端鴈□邊
도황해자과경리
추흥무단안□변
最是漁亭垂釣處
任放沙禽自在眠
최시어정수조처
임방사금자재면
누런 벼와 자색 개 나는 좋은 철을 서울에서 지내자니
기러기 날아가는 물가에 가을 흥이 끝이 없도다.
고기 잡는 누이라, 저기 저 낚싯줄 늘인 곳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모랫가 새는 저절로 졸고
●秋日晩興2(추일만흥2)-金正喜(김정희)
銀河當屋柳旗斜
喜事明朝占燭華
은하당옥유기사
희사명조점촉화
佳客來時多酒食
夜光生白吉祥家
가객래시다주식
야광생백길상가
은하수 지붕에 이르니 버들 깃대 빗겨서고
좋은 일 아침에 있다고 촛불이 아려주는구나.
좋은 손님 오실 때는 술과 밥이 많아야지
상서롭고 길한 집엔 밤 빛도 희게 비치는구나
●秋日晩興3(추일만흥3)-金正喜(김정희)
碧花無數出堦頭
占斷山家第一秋
벽화무수출계두
점단산가제일추
榴後菊前容續玩
壯元紅是竝風流
류후국전용속완
장원홍시병풍류
이끼 꽃 수도 없이 댓돌머리 솟아 나니 /
碧花無數出堦頭
산 집의 제일 가을 짐작하고 남겠구만 /
占斷山家第一秋
석류 뒤 국화 앞에 구경거리 잇따르니 /
榴後菊前容續玩
장원홍 저게 바로 풍류를 아울렀네 /
壯元紅是竝風流
●鵲巢(작소)-金正喜 (김정희) 까치집
喜鵲喳喳繞屋茆
窓南直對一丸巢
희작사사요옥묘
창남직대일환소
新來不唾靑城地
透頂恩光敢自抛
신래불타청성지
투정은광감자포
기쁜 까치 째작째작 띠 집을 맴돌아라 /
喜鵲喳喳繞屋茆
창 남쪽의 한 덩이 둥지를 마주했네 /
窓南直對一丸巢
청성 땅을 새로 오면 침도 감히 못 뱉는데 /
新來不唾靑城地
정상 뚫는 은광을 언감히 포기하리 /
透頂恩光敢自抛
●上仙巖(상선암)-金正喜(김정희) 상선암
行行路轉峯廻處
一道淸泉天上來
행행로전봉회처
일도청천천상래
縱使有方能出世
異時歸海亦蓬萊
종사유방능출세
이시귀해역봉래
걷고 또 걸으니 길은 굽고 산봉우리 돌아드는 곳
한 가닥 맑은 샘물 천상에서 흘러오네
아무리 방법이 있어 세상에 나간다 하더라도
훗날 바다로 나간다면 또한 봉래이리라
●北壁(북벽)-金正喜 (김정희)
兩山斧劈一孤亭
步屧何曾到石屛
양산부벽일고정
보섭하증도석병
十載縱令趨紫陌
看人從此眼常靑
십재종령추자맥
간인종차안상청
짜개진 두 산 사이 외로운 정자 하나 /
兩山斧劈一孤亭
어느제 발걸음이 돌병풍에 이르렀노 /
步屧何曾到石屛
십 년을 제아무리 번화장에 달린대도 /
十載縱令趨紫陌
사람 보면 이제부터 눈이 항상 푸르리라 /
看人從此眼常靑
●庭草(정초)-金正喜(김정희) 뜰에 난 풀
一一屐痕昨見經
蒙茸旋復被階庭
일일극흔작견경
몽용선복피계정
機鋒最有春風巧
纔抹紅過又點靑
기봉최유춘풍교
재말홍과우점청
하나 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村舍(촌사)-金正喜(김정희) 시골집
數朶鷄冠醬瓿東
南瓜蔓碧上牛宮
수타계관장부동
남과만벽상우궁
三家村裏徵花事
開到戎葵一丈紅
삼가촌리징화사
개도융규일장홍
장독대 저 동쪽에 맨드라미 두어 송이 /
數朶鷄冠醬瓿東
호박 넝쿨 새파랗다 소 외양을 타올랐네 /
南瓜蔓碧上牛宮
서너 집 마을 속에 꽃 일을 찾아보니 /
三家村裏徵花事
융규라 일장홍이 활짝 피어 있군그래 /
開到戎葵一丈紅
●鷄鳴(계명)-金正喜(김정희) 닭이 울다
年少鷄鳴方就枕
老年枕上待鷄鳴
년소계명방취침
전두삼십여년사
轉頭三十餘年事
不道銷磨只數聲
전두삼십여년사
불도소마지수성
젊어서는 닭 울어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늙어지니 베개 위서 닭 울음을 기다리게 되네
삼십여 년 지난 일을 고개 돌려 생각해보니
없어졌다 말하지 않는 것은 오직 저 소리뿐이네
●二樂樓(이락루)-金正喜(김정희)
紅樓斜日拜三字
二百年中無此君
홍루사일배삼자
이백년중무차군
想見當時洗硯處
古香浮動一溪雲
상견당시세연처
고향부동일계운
붉은 누각에 지는 해가 세 글자에 절 하니
이백 년 동안에 이 분 밖에 아무도 없으리라.
당시에 벼루 씻던 그곳을 생각해보니
옛 향기 온 개울에 물안개 속에 떠 흐른다
●涵碧樓(함벽루)-金正喜(김정희)
綠蕪鶴脚白雲橫
取次江光照眼明
녹무학각백운횡
취차강광조안명
自愛此行如讀畫
孤亭風雨卷頭生
자애차행여독화
고정풍우권두생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
綠蕪鶴脚白雲橫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
取次江光照眼明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
自愛此行如讀畫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
孤亭風雨卷頭生
●南窟(남굴)-金正喜(김정희)
千秋幽怪歎燃犀
肅肅靈風吹暗溪
천추유괴탄연서
숙숙영풍취암계
彈指龍蛇皆化石
燈光猶作紫虹霓
탄지용사개화석
등광유작자홍예
천 년 동안 숨은 괴물도 무소뿔 태워 찾아내고
쓸쓸한 영묘한 바람 어둔 개울로 불어온다..
용과 뱀을 퉁기어 가리키니 모두 돌로 바뀌어
등 불빛 오히려 자색 무지개를 만드는구나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金正喜(김정희) 야운거사에게
古木寒鴉客到時
詩情借與? 情移
고목한아객도시
시정차여화정이
煙雲供養知無盡
笏外秋光滿硯池
연운공양지무진
홀외추광만연지
고목나무에 갈가마귀가 나그네 당도하니
시정을 빌려주어 정을 그림에 옮기었네.
자연의 공양이 무궁함을 알았으니
홀 밖의 가을 빛깔 벼루못에 가득하네.
●果寓?事(과우즉사)-金正喜(김정희)
庭畔桃花泣
胡爲細雨中
정반도화읍
호위세우중
主人沈病久
不敢笑春風
주인침병구
불감소춘풍
뜨락에서 복사꽃이 눈물 흘린다.
어찌 가랑비 속에서 울고 있는가.
주인이 병든 지 오래라
봄바람에도 감히 웃지를 못한다네.
●夏夜初集(하야초집)-金正喜(김정희) 여름 첫 모임
閉戶常存萬里心
雲飛水逝有誰禁
尙憐夏日孤花在
閱罷春山百鳥吟
已看靑眸回白眼
曾將一字易千金
詩家衣鉢傳來久
自是宗何與祖陰
문 닫고 있어도 마음은 만 리 먼 곳
구름 날고 물은 흘러나 누가 말리랴
여름은 홀로 남은 꽃 있어 예쁘고
봄은 산의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 다 듣는다.
푸른 눈이 백안으로 돌아가는 것 보았으니
한 글인들 천금으로 바꾸리오.
시가의 도통 전해진 지 오래인데
대개는 하손과 음갱을 스승으로 삼았다네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金正喜(김정희) 서벽정의 가을
孤亭同菌小
佳境似蔗甘
고정동균소
가경사자감
將身欲入石
人語出碧嵐
장신욕입석
인어출벽람
외로운 정자는 버섯처럼 닥은데
좋은 경치 갈수록 더 아름다워라.
몸 일으켜 돌 속으로 들려하니
사람소리 안개 속에서 들려온다.
●楊州途中(양주도중)-金正喜(김정희) 양주가는 길
霜晨搖落歎征衣
極目平原秋草稀
상신요락탄정의
극목평원추초희
天地蕭蕭虛籟合
山川歷歷數鴻歸
천지소소허뢰합
산천역역수홍귀
淡煙喬木圍孤墅
流水平沙易夕暉
담연교목위고서
유수평사이석휘
淮北江南何處是
二分明月夢依微
회북강남하처시
이분명월몽의미
잎 지는 서리 새벽 길손이 처량한데 /
눈 끝진 저 한벌에 가을 풀이 드물구나 /
천지는 으시으시 허뢰가 어울리고 /
산천은 역력한데 두어 기럭 돌아가네 /
묽은 연기 솟은 나무 외딴집을 에웠는데 /
흐르는 물 백사장에 언뜻하면 석양일레 /
회북이라 강남이라 어디메가 그곳인고 /
이분의 밝은 달이 꿈속에 가물가물 /
●山寺(산사)-金正喜(김정희)
側峯橫嶺箇中眞
枉却從前十丈塵
측봉횡령개중진
왕각종전십장진
龕佛見人如欲語
山禽挾子自來親
감불견인여욕어
산금협자자래친
點烹筧竹冷冷水
供養盆花澹澹春
점팽견죽냉냉수
공양분화담담춘
拭涕工夫誰得了
松風萬壑一嚬申
식체공부수득료
송풍만학일빈신
기운 봉 비낀 고개 여기가 진경인데 /
열 길이라 홍진 속에 잘못 들어 헤매었네 /
감불은 사람보고 얘기를 하자는 듯 /
산새는 새끼 낀 채 절로 와서 가까운 양 /
흠대의 맑은 물에 차를 끓여 마신다면 /
분화를 공양해라 담담한 봄이로세 /
눈물 닦는 그 공부를 어느 누가 터득했노 /
만 골짝 솔바람에 한번 길게 한숨 쉬네 /
●甁花(병화)-金正喜(김정희) 병 속의 꽃
安排畫意盡名花
五百年瓷秘色誇
안배화의진명화
오백년자비색과
香澤不敎容易改
世間風雨詎相加
향택불교용이개
세간풍우거상가
화의로서 안배해라 모두가 이름 난 꽃 /
오백 년 묵은 자기 신비한 빛깔마저 /
향과 윤이 쉽사리 가시지도 않겠거니 /
세간의 비바람이 어찌 서로 가해하리 /
●松京道中(송경도중)-金正喜(김정희) 송도 가는 길
山山紫翠幾書堂
籬落勾連碧澗長
산산자취기서당
리락구련벽간장
野笠卷風林雨散
人蔘花發一村香
야립권풍림우산
인삼화발일촌향
산마다 푸른데 서당이 몇이나 있나
울타리는 닿아있고 푸른 시내 길게 흘러단다.
갓이 바람에 날리고 숲에는 비가 흩날리니
인삼꽃 피어나니 온 마을이 향기롭다.
●水雲亭(수운정)-金正喜(김정희)
秋雨濛濛鶴氣橫
松針石脈滿山明
추우몽몽학기횡
송침석맥만산명
試從一笠亭中看
環珮泠泠樹頂生
시종일립정중간
환패령령수정생
가을비 아득아득 학의 기운 비꼈어라 /
솔잎 침 돌 맥박이 산에 가득 분명하이 /
일립정 가운데서 시험삼아 바라보니 /
환패소리 선들선들 나무 끝에 생동하네 /
●舍人巖(사인암)-金正喜(김정희)
怪底靑天降畫圖
俗情凡韻一毫無
괴저청천강화도
속정범운일호무
人間五色元閒漫
格外淋漓施碧朱
인간오색원한만
격외림리시벽주
괴이하다 한폭 그림 하늘에서 내려왔나 /
범속한 정과 운은 털끝 하나 없군그래 /
인간의 오색이란 본시가 한만한 것 /
임리한 붉고 푸름 정말로 격 밖일세 /
●龜潭(구담)-金正喜(김정희)
石怪如龜下碧漣
噴波成雨白連天
석괴여구하벽련
분파성우백련천
衆峯皆作芙蓉色
一笑看來似小錢
중봉개작부용색
일소간래사소전
돌 모양은 거북 같고 푸른 물결 흘러
물결 뿜어 비가 되어 흰 기운 하늘까지 뻗쳤다.
봉우리들 모두 부용색이 되었으니
한번 웃고 바라보니 돈 닢과 같아 보인다.
●石門(석문)-金正喜(김정희)
百尺石霓開曲灣
神工千缺杳難攀
백척석예개곡만
신공천결묘난반
不敎車馬通來跡
只有煙霞自往還
부교거마통래적
지유연하자왕환
백 척의 돌 무지개가 물굽이를 열었네
아득한 신의 공력 따라잡기 어렵구나
말과 수레가 오간 자국 남기지 않게 하니
안개와 노을만 스스로 오락가락하누나.
●島潭(도담)-金正喜(김정희)
徒聞海外有三山
何處飛來學佛鬟
도문해외유삼산
하처비래학불환
格韻比人仙骨在
恰如中散住塵寰
격운비인선골재
흡여중산주진환
바다 밖에 삼신산이 있다고만 들었더니 / 徒聞海外有三山
어드메서 날아와 부처머리 배웠는고 / 何處飛來學佛鬟
사람에게 견준다면 운과 격이 선골이라 / 格韻比人仙骨在
이야말로 중산이 속세에 사는 걸세 / 恰如中散住塵寰
●重陽黃菊(중양황국)-金正喜(김정희) 중양절 노란 국화
黃菊蓓蕾初地禪 風雨籬邊託靜緣
황국배뢰초지선 풍우리변탁정연
供養詩人須末後 襍花百億任渠先
공양시인수말후 잡화백억임거선
망울 맺은 노란 국화 초지의 선인 듯이 / 黃菊蓓蕾初地禪
비 바람 울타리 가 정연을 의탁했네 / 風雨籬邊託靜緣
시인을 공양하여 최후까지 기다리니 / 供養詩人須末後
백억의 잡화 속에 널 먼저 꼽을밖에 / 襍花百億任渠先
●紫霞洞(자하동)-金正喜(김정희)
小谿幽洞自層層 一道名泉雨後勝
소계유동자층층 일도명천우후승
夕照近人松籟起 老身石上聽泠泠
석조근인송뢰기 노신석상청령령
작은 길 깊은 고랑 스스로 층층인데 / 小谿幽洞自層層
한 가닥 이름난 샘 비 뒤에 아름답네 / 一道名泉雨後勝
석양이 가직하자 솔소리 일어나니 / 夕照近人松籟起
반석 위 낡은 몸이 시원시원 들리누나 / 老身石上聽泠泠
●午睡1(오수1)-金正喜(김정희) 낮잠
一枕輕安趁晩涼 眼中靈境妙圓光
일침경안진만량 안중령경묘원광
誰知夢覺元無二 蝴蝶來時日正長
수지몽각원무이 호접래시일정장
서늘 바람 알맞고 베개자리 편안하니 / 一枕輕安趁晩涼
안중의 영한 지경 신묘한 원광일레 / 眼中靈境妙圓光
뉘라 알리 꿈과 깸이 본래 둘이 아니란 걸 / 誰知夢覺元無二
범나비 날아 올 때 해조차 정히 기네 / 蝴蝶來時日正長
●午睡2(오수2)-金正喜(김정희)
苽花離落粟風涼 住在玲瓏怳惚光
고화리락속풍량 주재영롱황홀광
富貴神仙饒一轉 炊煙漫敎枕頭長
부귀신선요일전 취연만교침두장
오이 꽃 울타리에 서속 바람 산들산들 / 苽花離落粟風涼
영롱하고 황홀한 그 가운데 집이 있네 / 住在玲瓏怳惚光
부귀라 신선이라 한 마당이 느긋한데 / 富貴神仙饒一轉
밥짓는 내 부질없이 베개맡에 감도누나 / 炊煙漫敎枕頭長
●午睡3(오수3)-金正喜(김정희)
松風分外占恩涼 攝轉葡萄現在光
송풍분외점은량 섭전포도현재광
特地家鄕成尺咫 靑山一髮未曾長
특지가향성척지 청산일발미증장
은혜로운 솔 바람 분수 밖에 서늘하여 / 松風分外占恩涼
포도 시렁 현재의 빛깔을 끼고 도네 / 攝轉葡萄現在光
특별히 내 고향이 지척을 이뤘으니 / 特地家鄕成尺咫
청산의 한 터럭이 과히 먼 게 아니로세 / 靑山一髮未曾長
●初涼(초량)-金正喜(김정희) 초가을
楞楞山出瘦靑意 瑟瑟波明經縠流
릉릉산출수청의 슬슬파명경곡류
的的遙天孤夢直 頭頭露地百蟲秋
적적요천고몽직 두두로지백충추
능각진 봉우리는 여위고 푸르다면 / 楞楞山出瘦靑意
슬슬한 가는 물살 깁 무늬 흐르누나 / 瑟瑟波明經縠流
또렷또렷 먼 하늘에 외론 꿈 꼿꼿한데 / 的的遙天孤夢直
여기저기 이슬 땅엔 온갖 벌레 가을 소리 / 頭頭露地百蟲秋
●立秋(입추)-金正喜(김정희)
野情老去最宜秋 冷逕蓬蒿少熱流
야정노거최의추 냉경봉호소열유
卽看曳履歌商處 已放?蟬出一頭
즉간예이가상처 이방금선출일두
시골 사는 맛은 늙으니 가을이 가장 좋아
찬 오솔길의 다북쑥에는 열기가 적어졌네.
신 끌고 상성을 노래하는 곳으로 나가보면
한 마리 매미가 이미 목을 뽑아 노래하네.
●義林池(의림지)-金正喜(김정희)
濃抹秋山似畫眉 圓潭平布碧琉璃
농말추산사화미 원담평포벽유리
如將小大論齊物 直道硯山環墨池
여장소대론제물 직도연산환묵지
짙게 바른 가을산 그린 눈썹 흡사한데 / 濃抹秋山似畫眉
둥근 못은 푸른 유리 골고루 깔았구려 / 圓潭平布碧琉璃
작고 큰 것 끌어들여 제물을 논한다면 / 如將小大論齊物
꼭 연산이 묵지를 감돌았다 말을 하리 / 直道硯山環墨池
●下仙巖(하선암)-金正喜(김정희)
陰陰脩壑似長廊 流水浮廻日月光
음음수학사장랑 유수부회일월광
一點緇塵渾不着 白雲深處欲焚香
일점치진혼불착 백운심처욕분향
그늘진 깊숙한 골짜기 긴 행랑 같아
흐르는 물에 해와 달이 떠돈다.
검은 먼지 한 점 전혀 붙지 않아
흰 구름 깊은 곳에 향불이나 피우고 싶어라.
●仙遊洞(선유동)-金正喜(김정희)
碧雲零落作秋陰 唯有飛泉灑石林
벽운령락작추음 유유비천쇄석림
一自吹簫人去後 桂花香冷到如今
일자취소인거후 계화향냉도여금
푸른 구름 흩어져 가을 그늘 이루어
날아내리는 샘물만이 돌 숲에 뿌려진다.
옥퉁소 불던 그 사람 떠난 뒤로
계화향기 차가운 것 오늘까지 왔구나.
●看山(간산)-金正喜(김정희) 산을 보며
山與大癡寫意同 匡廬詩偈杳難窮
산여대치사의동 광려시게묘난궁
都無冬夏靑蒼氣 陡壑脩林一樣紅
도무동하청창기 두학수림일양홍
산은 대치와 하냥 사의는 동일하나 / 山與大癡寫意同
광려산 시게처럼 다 찾기는 어렵구려 / 匡廬詩偈杳難窮
여름 겨울 청창한 기운은 전혀 없고 / 都無冬夏靑蒼氣
험한 골짝 긴 숲은 한 양으로 붉은 빛이 / 陡壑脩林一樣紅
●庭草(정초)-金正喜(김정희) 뜰의 풀
一一屐痕昨見經 蒙茸旋復被階庭
일일극흔작견경 몽용선복피계정
機鋒最有春風巧 纔抹紅過又點靑
기봉최유춘풍교 재말홍과우점청
하나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驟雨(취우)-金正喜(김정희) 소나기
樹樹薰風葉欲齊 正濃黑雨數峯西
수수훈풍엽욕제 정농흑우수봉서
小蛙一種靑於艾 跳上蕉梢效鵲啼
소와일종청어애도상초초효작제
나무마다 더운 바람 불어 잎들은 가지런하고
산봉우리들 서쪽은 비 짙어 어두워진다.
작은 청개구리 한 종류가 쑥보다 더 푸른데
파초 잎 끝에 뛰어 올라 까치 울음 흉내 낸다.
●秋牡丹(추모란)-金正喜(김정희) 가을 모란
紅紫年年迭變更 牡丹之葉菊之英
홍자년년질변경 모단지엽국지영
秋來富貴無如汝 橫冒東籬處士名
추래부귀무여여 횡모동리처사명
해마다 홍색 자색 바꿔가며 꽃 피어
모란의 잎은 국화의 꽃봉오리와 같도다.
가을이 되면 부귀가 너 같은 것이 없으니
동쪽 울타리 처사란 명칭은 걸맞지 않구나.
●配所輓妻喪(배소만처상)-金正喜(김정희)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애도함
那將月老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
나장월로송명사 내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아차심비
어찌하면 매파가 저승 관리에게 송사하여
내세에는 우리부부 바꾸어 태어나게 할 수 있을 까
내가 죽고 당신이 천리 밖에 태어나
나의 이 마음의 슬픔을 알게 하고 싶소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金正喜(김정희) 서벽정의 가을
孤亭同菌小 佳境似蔗甘
고정동균소 가경사자감
將身欲入石 人語出碧嵐
장신욕입석 인어출벽람
외로운 정자는 버섯처럼 닥은데
좋은 경치 갈수록 더 아름다워라.
몸 일으켜 돌 속으로 들려하니
사람소리 안개 속에서 들려온다.
行人下馬短碑前 金煥心家舊躅傳
一酌橘林明志事 至今彈淚種薑年
길 가는 사람들도 단비 앞에 말 내리니 /
김환심의 집에서 옛 자취를 전해오네 /
귤림에 잔 올려 심사를 밝혔으니 /
생강 심던 그 해는 지금도 눈물짓네 /
●春日(추사 김정희선생 시)
翰墨情緣重 彌深竹栢眞
한묵정연중 미심죽백진
梅花銅坑雪 杯酒玉山春
매화동갱설 배주옥산춘
明月千金夜 靑眸萬里人
명월천금야 청모만리인
篆煙曾結就 槎屐不迷津
전연증결취 사극불미진
붓을 들어 한묵(文筆)의 정 매우 중하니
죽백의 참된 마음 더욱 깊어라.
매화 가득한 저산에 아직 눈도 녹지 않았는데
(銅坑:매화가 많이 나는 곳)
한 잔 술에 취한 나에게 봄은 벌써 와 있구나.
(玉山: 사람의아름다운 풍채 비유)
밝은 달 금빛 같은 밤.
젊은 날의 아름다운 청년은 아득한 추억
이제는 붓 가는 대로 내 마음도 가기에
(香煙이 篆字형으로 만들어짐을 이름)
나막신을 신고서도 나루를 건널 수 있는 마음이네.
庭畔桃花立 胡爲細雨中
정반도화립 호위세우중
不敢笑春風 主人沈病久
불감소춘풍 주인침병구
뜰에서 울고 있는 복사꽃
어찌하여 가랑비 속에 있는가?
주인은 오랫동안 병이 들어
따스한 봄바람에도 웃지 못하노라.
●함벽루(涵碧樓)
綠蕪鶴脚白雲橫 取次江光照眼明
록무학각백운횡 취차강광조안명
自愛此行如讀畵 孤亭風雨卷頭生
자애차행여독화 고정풍우권두생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자료출처=http://blog.daum.net/hanyangcho/15715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