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해석이지만, 성경 본문만으로는 "노아 홍수 이후 풀과 식물이 부족해져서 그때부터 동물의 약육강식이 시작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성경에는 그보다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1. 홍수 후 하나님께서 동물에게 인간을 두려워하게 하심
노아가 방주에서 나온 직후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창세기 9:2)
이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홍수 이전에는 창세기 1:30에서 동물들에게 푸른 풀을 먹을거리로 주셨다고 기록했는데, 홍수 후에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두려움과 공포의 관계가 명시적으로 등장합니다.
2. 그리고 바로 이어서 인간에게 동물 고기가 허용됩니다
창세기 9:3입니다.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
이것은 창세기 1:29의 식물 중심의 먹거리와 상당히 대조됩니다.
즉 성경의 서술상:
창세기 1장
→ 인간과 동물에게 식물을 먹을거리로 주심
창세기 9장
→ 인간에게 동물을 먹을 수 있도록 허용
→ 동물은 인간을 두려워함
이라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3. 그러나 "동물도 이때부터 육식을 시작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창세기 9:3은 인간에게 동물 고기를 먹도록 허락한 말씀이지,
"사자들이 이때부터 다른 동물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라고 말하는 본문은 아닙니다.
따라서 노아 홍수 이후 동물의 육식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성경에서 직접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질문하신 가설은 성경의 창조-타락-홍수-회복이라는 흐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해석입니다.
4. 오히려 여기서 이사야 11장이 다시 연결됩니다
이사야 11:6~9에서는: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살고
표범과 어린 염소가 함께 눕고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있으며
어린아이가 그것들을 이끕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말씀: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입니다.
그러므로 이사야의 메시아 왕국을 타락 이전의 창조질서를 연상시키는 회복으로 본다면,
창조 → 타락 → 홍수 이후의 새로운 질서 → 메시아의 통치 → 최종적인 창조세계의 회복
이라는 큰 그림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홍수 때문에 약육강식이 시작되었다고 확정하기보다는,
홍수 이후의 창세기 9장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에 새로운 질서가 명시적으로 주어졌고, 이사야 11장에서는 메시아의 통치 아래 그 적대와 두려움이 궁극적으로 제거되는 모습이 제시된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성경 본문에 가장 충실합니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보면 이사야 11:6~9은 단순히 "인간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비유를 넘어, 하나님께서 죄와 타락으로 깨어진 창조세계의 질서 자체를 궁극적으로 회복하신다는 종말론적 그림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