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유기농업 농장 밀어버리고 뚝방쌓고 자전거길 내겠답니다!
- 팔당호 수질보호와 지역경제 살리기는 자전거길이 아니라 ‘유기농업’이 책임집니다.
팔당호유역 유기농업 농가들은 요즘 눈앞이 깜깜하고 심장이 벌렁거려 뜬 눈으로 날밤을 세고 있습니다. 수십년 아니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때부터 지켜온 농지를 모두 빼앗기는 건 물론 수백년 아니 수천년 내려온 마을이 모두 사라지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나라에서 문전옥답 유기농업농지는 물론 조상대대로 살던 집들마저 쓸어버리고 그 자리에 제방 쌓고 자전거길 만들겠다는 겁니다.
팔당호유역의 유기농가들은 정부가 도와주어서가 아니라, 이미 30년전부터 2천만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수질도 보호하고 우리 이웃인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유기농산물을 나눠주고자 유기농업을 실천해 왔고, 그 결과 우리나라 어느 농촌보다도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생명살림공동체를 만들어 왔습니다. 더욱이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2011년 세계유기농업대회를 유치해 이곳 팔당유기농업단지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준비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날 벼락입니까!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을 강행하며, 팔당호 유역 유기농업단지를 모두 포크레인 동원해 자전거길 만들고 생태공원 만들겠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세운 ‘4대강 살리기사업’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가 수질정화이고 둘째는 지역경제 살리기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사업목표나 명분을 살펴볼 때, 30년에 걸쳐 발전시켜온 우리나라 최대의 ‘팔당호 유역의 친환경농업단지’를 없애고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허구이고 기만적입니다.
첫째 이유는, 친환경농업-유기농업은 팔당호의 오염을 막고 수질을 보호하기에 가장 적합한 대안이었고, 이런 이유로 십수년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발전돼, 오늘날처럼 우리나라 최대의 친환경농업 단지가 되었습니다.
-유기농업은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 성장호르몬 등을 일절 사용치 않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퇴비와 천적을 이용한 농업을 실천하기에 비점오염원 배출이 적고, 토양의 사막화에 따른 토양유실 등을 막을 수 있어 수질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 팔당호 유역은 친환경농업단지 조성 덕분에 지역 주민의 생활이 안정 되고 젊은 사람들이 고향에 정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팔당댐 준공이후, 상수원보호구역 ·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에 묶여 농업 이외 다른 직업이나 생계수단을 찾을 수 없는 피해주민들이 정부에 큰 불만없이 그동안 생계를 유지하며, 젊은 사람들마저 고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유기농업 실천과 성공 덕분이었습니다.
유기농업은 친환경농업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완성단계인데, 이 보다 더 훌륭한 녹색산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 미주 등 전세 계가 유기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여기고 이에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 지 않고 있으며,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를 이곳 남 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에 있는 종합촬영소로 유치할 수 있게 된 이유이기 도 합니다.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까지 유치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무려 300억을 들여 유기농박물관 건립계획까지 추진하면서 30여년이 된 유기농단지를 없앤다는 건, 마치 월드컵대회를 유치해 놓고 상암동축구장을 없애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팔당호 유역에서 유기농업단지를 없애고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두 가지 명분이 다 허구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호수바닥을 긁어내는 공사(준설)는 식수원의 오염을 가중시키는 자살행위와도 갖습니다.
특히 팔당호의 뻘을 제거하는 준설작업은 이미 20년전에 추진하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돼 시험단계에서 전면 백지화 되었습니다. 시험준설중 일부구간에서 부유물질(SS)의 급격한 부상과 확산으로, 수표면에 부유물질막이 형성됐고, 이것이 햇빛의 투과를 차단해 호수바닥의 영양물질을 급격히 부영양화 해, 호수의 BOD, COD를 상승시켜 물비린내가 진동하는 현상을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즉 대형 호수 - 특히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담수호의 경우 대대적인 준설이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강변 생태단지로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어렵습니다.
첫째, 수변생태공원은 공원의 수목과 잔디, 꽃의 관리를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고로 유기농업 보다 수질보호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둘째, 수변생태공원은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전제로 하고 있고 이들을 통한 경제 유발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유기농업 단지를 다 없애 팔아먹을 생산물도 없고, 음식점 허가도 못 받는 상태에서 어떤 수단을 가지고 경제 살리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유기농업단지’가 곧 생태공원입니다.
팔당호유역의 유기농업 단지는 오히려 권장하고 적극 지원해 보다 생태적이고 자연순환적인 유기농업단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팔당호 유역 유기농업단지는 상수원의 수질보호를 위해서나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나, 무엇보다 수십년 피땀흘려 온갖 규제와 천대속에서도 유기농업과 농촌공동체를 지키고 발전시켜온 농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서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에 팔당호 유역 광주시, 남양주시, 양평군의 유기농업 실천농가들은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4대강 정비사업’이 완전 백지화 될 때까지 일치단결 투쟁하기로 결의 하였습니다.
2009. 7. 3
‘농지보존 친환경농업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