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25(화)
오늘도 좋은 날입니다.
나는 더 노래하고 싶은데...성가대에서 등떠밀리듯 은퇴해야 했던 70대 초반, 쫒기듯 관내 남성시니어 합창단을 노크하고 바리톤으로 배정받으며 남성합창의 매력에 빠져들 무렵 , 방송사에서 52세 이상의 합창단원을 모집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된다.
주변에서는 우리 부부처럼 함께 성가대 경력을 갖춘 이들도 많지 않을 것이니, 아마도 부부가 함께 합격할 가능성도 많을 거라며 당장 지원하라고 응원을 했다.
방송사의 오디션이니 전국에서 수천명이 지원할 테고, 그 가운데는 프로급 성악가들도 많을 텐데 웬걸 우리 같은 사람에게 기회가 오려나 싶으면서도 혹시나 싶은 생각에 지원서를 열심히 써서 보냈다.
아내는 오랜 성가대경력과 10년여의 연극 무대에 오른 연기력으로 때마침 두차례나 대형 뮤지컬에 캐스팅되는 등 오디션마다 합격하는 신들린 시절을 맞는중이어서 나도 아내의 기를 받아 얹혀서 덤으로 합격됐으면 하고 소망했다.
아마도 3,0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우리 부부가 오디션 대상자 200명 안에 뽑힌 것은 순전히 아내가 늦깎이 뮤지컬 배우였으며, 특히 라이센스 뮤지컬 <빌리렐리엇>에서는 할머니역 스텐바이로서 열심히 연습을 해놓고도 끝내 무대에 오르지 못한 한을 품고 있다는 간절한 사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행스럽게도 결국 내 소망대로 아내 덕분에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
행복한 나날이 계속됐다.. 대통령부인의 오찬 초대부터 대통령주재 외빈접대 가든파티 공연등을 비롯해서 한국 최고의 무대는 물론 유엔본부, 오스트리아, 우즈베키스탄, 일본, 특히
모든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까지 올랐으니, 이런 영광이 어디 있을건가?
더구나 다음달 중순에는 멀리 뉴질랜드와 오스트렐리아로 간다.
내가 청춘합창단원이 아니었으면 전혀 가볼 엄두도 못 냈을 곳을 두루 다니고 있다. 혼자서도 아니고 부부가 함께...
그것도 박수를 받으면서....
로또 치고 이런 로또가 없다.
갑자기 생겨난 재화가 오히려 재앙이 되는 경우도 많다던데, 우리 부부가 따낸 로또는 분배의 갈등도 없고, 도난의 위험도 없다.
얼마나 대단한 행운인가!?
더구나, 8학년이 넘도록 즐겁게 합창을 할 수 있고, 뛰어난 기량을 갖춘 합창고수 동료들 덕분에 뛰어난 화음 속에 빠져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 수 없다.
덕분에 매일 고마움 속에서 감사하며 살고 있다.
오늘은 합창단에서 또다시 새로운 기쁜 소식이 왔다.
이번 뉴질랜드 투어도중 착용할 아웃도어 제복을 기증받게 되니 각자의 칫수를 알려달라는 것...와우...
여자는 진홍색 파커, 남자는 진청색 파커...
50명 단원이 일제히 이 멋진 제복을 착용하고 나들이를 하면 얼마나 돋보일까?
아마도 이 값진 제복을 기증해 주시는 분도 우리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에 자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이 된다.
미지의 그 독지가분께 깊이 감사를 드리고, 아름다운 인연을 엮어준 우리 단원분께도 고마움을 올린다.
+ + + +
74년전 오늘은 한국전쟁이 터진 날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나는 서울 약수동에서 이 날을 맞았다. 멀리 북쪽에서 천둥 치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약수동 로터리를 거쳐 완전군장한 군인들이 대오를 갖춰 북쪽으로 행군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고, 로터리 모서리의 커다란 점포앞에 멈춰선 스리쿼터 차량에 군인들이 쌀포대 밀가루포대 숯포대를 실으며 울상이 된 점포주인에게 전쟁이 터져서 군인들이 전투하며 사용할 것이고, 징발내용을 작성해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추후에 국가에 청구하라며 애띈 소위가 당당하게 말하던 모습도 지켜봤다.
그날 천둥소리처럼 들리던 그 소리는 대포소리였고, 사흘후 서울은 북괴군에 함락됐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도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오면 나는 바로 자동적으로 전쟁을 연상하게 된다.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길은 내가 언제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수 밖에 다른 길이 없다.
그렇지만, 혹여 쉽게 이길 수 있으려나 착각하고 덤벼드는 적이야 피할 길이 없으니, 늘 우리가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며, 호전세력에게 얕보이지 말아야 하리라 믿는다.
아마도 우리의 힘이 더욱 압도적으로 막강해야 평양공연도 성사되겠거니 여겨진다.
내가 9학년이 되기전에 우리의 평양공연이 가능해지기를 소망해 본다.
첫댓글 8 학년(^^)의 소회
감명깊게 읽고갑니다~
두 분의 발자취가
곧 우리 청단의 역사입니다~!!!!
늘
청단의 큰 어른으로서
귀감되이 존재해 주심에 머리조아려
감사드립니다~
9학년에도 늘 든든한
버팀목 되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