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절 인연
여산 / 홍성도
입춘이 지났는데
눈발의 춤사위 난분분하다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에 앉아
창 너머 금강을 바라본다
강물이
얼었는지 흐르고 있는지
벽에 걸려있는 한 폭의 풍경화다
원천에서 솟아
지류를 따라 흘러 강이 되고
바다에서 재회를 꿈꾸는 물의 사연
내 사랑
씨앗으로 옥토에 심고
찬란하게 꽃 피던 시절 있었으니
찬 겨울
나목으로 서 있어도 서럽지 않다
한쪽 어깨
까치에게 내어주어 집 짓게 하고
한쪽 어깨
별에게 내어주어
밤마다 사랑을 속삭인다
2. X-Mas 이브의 설렘
여산 / 홍 성도
다하지 못한 언어의 한계
현란한 불빛 아래
숨 쉬는 x-mas의 트리
참 시리다
세모의 세한도 속에
떨고 있는 소나무다
봄은 창밖에 와 있어도
그녀 또한 소나무다
3. 검정 고무신
여산 / 홍 성도
짚신에 길들여진 발
호강에 겨워 새끼를 감고
마른논에 지푸라기 축구공을 찬다
장날 구멍을 때운
검정 고무신이 펑크가 나도
하늘에 떠있는 축구공의 꿈
내 소년의 기억 저편에 머문다
가난이 축복이었던 전설
질긴 타이어 코트사의 운명도
엿목판 위에 시(詩)가 되었던 추억도
엿장수의 가위소리가 울리면
넋을 놓았던 유년
검정 고무신은 내 로망이었다
4. 어울림
여산 / 홍 성도
소리가 소리를 물고
빛없는 빛 속에서 빛을 찾는다
당신의 음성 속에 젖어드는 쉰 소리
당신의 눈빛 속에 응어리진 시인의 노래
갈 곳은 없어도 오라는 곳 있어
여념 없는 일상
정도 한도 노래가 된다
불협화음의 화음 속에
오가는 잔정의 아기자기
큰 사랑은 사랑이 아니란다
유년의 꿈이 녹아있는 소담한 사랑
사랑은 어울림이다
5. 권커니 잣거니
여산 / 홍성도
인생 별거 있나
어제의 해도 동녘에서 빛났고
오늘 밤의 달도 저 뜨고
싶은 데서 뜬다
술잔 위에 맴도는
기억의 회로
위로는 하나의
위로를 낳는다
내면에 젖어있는 슬픔은
술잔 아래 가라앉아 있다
사랑을 몰라 사랑을 이야기하고
견디지 못하는 통증의 마약이
술잔 속에서 숨을 쉰다
젊음은 사위어 가도
잊히지 않는 어제
마시자 그리고 잊자
한 잔의 술
카페 게시글
2025년 16호 작품방
덕향문학 16호 / 홍성도 시인 원고 - 시 5편-
영원 김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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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30 14:0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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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홍성도 회장님 원고 추후 1편 추가하여 재편집하겠습니다.
편집국장^^
홍성도 회장님 원고 시 5편 편집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