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가라사대
백창희
타임머신 타고 21세기 우리 땅에
행차하신 세종대왕님
백성을 가르치려 만든 바른 소리
잘 쓰고 있나 궁금해
몰래 거리로 나오셨다
거친 말투와 욕설에
얼굴 찌푸리시다
오천만 백성들 손가락에 피어나는
핸드폰 문자꽃 보고
흐뭇한 미소 지으신다
“아래아(ㆍ)가 없어졌다 하여 슬퍼하였거늘
IT 강국 자랑하며 여러 문자를 만들고 있구나!”
전 세계 문자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 땄다는 소식 듣고
흡족한 미소로 긴 수염 쓸어내리신다
우리 한국인들의 민족시조는 단군이고, 그 다음, 우리 한국인들의 문화적 영웅은 세종대왕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개천절을 첫 번째 국경일로 삼고 ‘개천절 축제’를 일주일 동안 주재할 것이며, 그 다음, 한글절을 두 번째 국경일로 삼고, ‘한글절 축제’를 일주일 동안 주재할 것이다. 예수탄생일과 석가탄생일은 그 즉시 공휴일에서 제외할 것이며, 3.1절과 광복절과 제헌절은 일제 식민치욕과 관련이 있는 만큼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그런 기념일로 삼아버릴 것이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는 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의 탄생이고, 세계 역사상 최초로 문자를 만든 사람이 존재하는 ‘세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문자의 역사가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갈고 다듬어진 것이지만, 한글만은 세종대왕의 주재 아래, 몇몇의 집현전 학자(한글 학자)들이 단기간 동안 만들어 공포한 문자라고 할 수가 있다. 한글의 토양은 삼천리 금수강산이며, 한글의 생명은 우리 한국인들의 역사와 전통, 즉, 우리 한국인들의 붉디 붉은 피와 생명이라고 할 수가 있다. 한국어는 살아 숨 쉬는 언어이고, 한자를 비롯한 외국어는 죽은 언어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해마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전국민이 참여하는 ‘한글축제’를 열고, 전세계에 한국어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언젠가는 국제 공용어가 될 수 있도록 그 초석을 깔아볼 것이다. 한국문학, 한국철학, 한국역사, 한국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며, 실제 생활 및 예술에서의 다양한 활용법을 찾아볼 것이다. 외국인 참여 한국어 경연대회, 초, 중고등학교 및 전국민 참여 글짓기 대회, 대한민국문학상과 대한민국학술상, 고대 그리스에서처럼 창작희극 및 연극경연대회, TV 프로그램 및 진행자 상 등을 시상하고, 전국민이 한글축제에 참여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삼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한국어 속에서만 한국인일 수가 있고, 한국어는 우리 한국인들의 붉디 붉은 피이며, 생명이라고 할 수가 있다.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생각하고, 한국어로 꿈꾸고, 한국어로 밥을 먹는다. 한국어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과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한글과 한국인과 대한민국은 셋이 아닌 하나이며, 이 민족정신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수 놓을 때, 우리 대한민국은 영원한 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한글 사랑(모국어 사랑)은 나라 사랑이며, 나랑 사랑은 민족 사랑이고, 민족 사랑은 영원한 제국의 기초가 된다.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 치고 영어와 일본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를 남용하는 민족의 반역자와 패륜아는 있을 수가 없으며, 우리는 하루바삐 ‘한자문화’에 맞서서 ‘한글문화’를 창출해냈듯이, 이 민족의 반역자와 패륜아들을 대한민국의 정부와 학교와 언론 등에서 척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종대왕 가라사대], “아래아(ㆍ)가 없어졌다 하여 슬퍼하였거늘/ IT 강국 자랑하며 여러 문자를 만들고 있구나!” “전 세계 문자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 땄다는 소식 듣고/ 흡족한 미소로 긴 수염 쓸어내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