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은,
대학시절에 두 번 올랐고,
그 이후로는 기억에서,
잊혀진 산인데...
교통편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생각 없이 찾아 갔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이면,
산아래까지 갈 수 있고...
동학사 부근은,
식당이나 편의 시설도 많아서,
대학생들 MT 장소로 유명한 곳인데...
남부터미널에서 10시 차를 타고,
동학사까지 갑니다.

동학사에,
12시가 조금 못되서 도착을 했고...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배가 고파서,
식당을 먼저 찾았습니다.
인터넷에는,
맛집이 수두룩한데,
내가 먹을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네요.
대부분 식당은,
오리고기, 한정식, 닭백숙 전문,
이런 종류의 식당들 뿐이라서...

어렵게 찾은,
"금자네 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한끼를...
이정도 비빔밥을,
거금 8천원을...
역시,
어딜가든지,
관광지 물가는,
결코 싸지 않네요.
암튼,
아침도 안 먹고,
점심은 이걸로 때우고,
산으로 갑니다.

일반적인 산행 코스는,
입장료 3천원 지불하고,
동학사를 거쳐서,
관음봉을 오르는데...
난,
3천원이 아까워서,
남매탑을 지나고,
삼불봉을 거처서 관음봉으로 가려 합니다.
즉,
삼천원 아끼려고,
산속을 5Km를 돌아 가려고...
이쯤되면,
미련한 곰탱이라 하겠지요.

등산코스는,
남매탑코스가 가장 쉽고,
산객들도 많이 찾는 코스입니다.
단점은,
계곡을 올라야 해서,
주변 경치를 즐길 수는 없고,
거리도 엄청 멀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래도,
가을이라서,
여기저기 단풍들이 제법이었고...

중간쯤 올랐는데,
여기는 단풍이 제철입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 멋진 산행이었는데...
그래도,
사람도 없는 길을,
혼자 올라가면서,
온 산이 내꺼라고 생각하니,
괜히 부자가 된 느낌이고... ㅎㅎ

계룡산은,
한국의 명산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한 유명한 산입니다.
우리 고향에 있는,
지리산이 1등이고,
관악산이 8위이지만... ㅎㅎ
암튼,
명산답게 단풍도 곱고,
산세도 웅장한 멋진 산입니다.

아직,
단풍이 절정은 아니지만,
산행하는데 멋진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고...
아마도,
3~4일 후면,
온산이 울긋불긋 최고의 모습일 듯...
암튼,
남매탑이 가까워지니,
산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

남매탑은,
단풍이 절정이네요!!!
호랑이와,
스님과,
아리따운 아가씨의 전설이 있는,
영험한 장소입니다.
오늘 산행에서는,
계룡산의 정기를 받으려고 왔는데,
꼭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결론은 뒤에서...)

남매탑을 지나서,
삼불봉을 가는 길은,
단풍이 절정입니다.
짧은 구간이라,
아쉬움이 많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단풍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암튼,
삼불봉에 올라서,
계룡산의 기를 받아서,
올해를 잘 마무리 했으면 하는데... ㅎㅎ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남매탑에서 시작해서,
삼불봉까지는,
가파른 경사기 계속 되더니...
봉우리가 다가오자,
급격한 경사에,
계단이 아닌 수직의 사다리가...
암튼,
좋은 기운 받으려고,
힘들어도 꾸역꾸역 올랐고...

정상에 올랐는데,
산을 내려가는 단풍이,
너무 멋진 모습으로...
단풍 뿐만 아니라,
험한 산세를 보니,
계룡산이라는 이름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첫째 봉우리인데,
벌써부터,
감탄사를 남발했고... ㅎㅎ

사진 속 능선이,
계룡산의 주 능선이고...
오늘은,
멀리 보이는 철탑 근처까지,
열심히 걸어야 합니다.
실제로,
계룡산 최고봉은,
멀리 보이는 철탑(계룡산 천왕봉)인데,
현재는 군사시설이라,
갈 수는 없음으로,
관음봉까지만...

능선길은,
바위와 암벽을 따라서 2Km 정도 이어지는데...
대부분 등산로는,
사진처럼 잘 정리기 되어 있고...
뿐만 아니라,
혼자 걷기 힘들까 봐,
단풍들이 계속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난,
눈도,
몸도,
호강을 했고... ㅎㅎ

심심할까봐서,
가끔은 이런 바위 봉우리가,
인사를 건네고...
아무것도 없는 암벽에,
소나무가 사는 것을 보니,
존경스럽기만...
그런데,
내가 엄청난 실수를...
삼불봉에 들러서,
삼신할매에게,
복을 받아와야 하는데,
그걸 깜빡했네요.
너무 멀리 와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난감하기만...

어쩔 수 없이,
삼불봉은 포기하고,
관음봉에 들러서,
복을 두배로 달라고 하기로...
그런데,
산행을 마치고 안 사실은,
이 산은 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산에서 뿜어내는,
엄청난 기운을 받아서,
건강해지거나,
미래를 예지 능력을 받는 곳이라 하네요.
암튼,
단풍에 눈이 어두워,
영험한 기운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이어지는 등산로는,
이런 벼랑을 따라서,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산길은,
수많은 사람의 발길로 인해서,
맨질맨질해서 미끄럽기만...
그래도,
손잡이가 있어서,
꼭 붙잡고 걸었습니다.

이런 구간은,
걷기도 어려운데,
소나무는 그곳에서 살아가고...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는 구간인데,
나무들은 잘 살아 가네요.
참고로,
이런 구간이 계속되다 보니,
계룡산의 정기는,
줘도 받을 수가 없었고...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멀리도 왔습니다.
능선을 걸어온 거리는,
2Km 남짓인데,
바위와 단풍과 꼬불꼬불 오솔길은,
최고의 순간을 제공했고...
물론,
급한 경사도 있고,
절벽도 지났지만,
나름 걸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드디어 관음봉에 왔는데,
조금 부족한 느낌이...
왜냐하면,
천왕봉이라는,
계룡산의 정상이 있는데,
여기에서 만족하고,
다시 내려가야 함으로...
더구나,
날이 흐리다 보니,
오후 2시 30분인데,
저녁 같은 분위기가 연출 되고...

그래도,
어렵게 올랐으니,
잠시 주변 구경을...
공주 방향으로 내려다 보니,
단풍이 산의 중간까지 내려가고...
평지에 도착하려면,
1주일 남짓 소요될 것 같은데,
날씨가 좋다면,
다시 도전을??
누군가,
시간이 되는 사람 있다면,
고민하기로... ㅎㅎ

맞은편 봉우리를 지나,
뾰족한 철탑이 있는 곳이,
계룡산의 정상인데...
가지 못한 아쉬움이,
마음속으로 모락모락 올라오고...
속으로는,
정상 부근은,
나뭇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뿐이라서,
안가도 된다고 되새겨 보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았고...

정상에 대한 미련으로 인해서,
막판 고생(??) 길을...
조그만 이정표에,
동학사로 내려 가는 방법도 있지만,
연천봉이라는 봉우리가 있고,
거리는 1Km를 조금 더 가면 된다고...
무슨 마법에 걸린 것도 아니고,
거의 무의식 적으로,
연천봉을 가기로 했고...
가는 길은,
단풍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20분정도,
부지런히 걸어서,
연천봉이라는 곳에 왔는데...
여기를,
왜 왔는지도 모르겠고,
더욱이 중요한 점은,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산을 내려 왔다는 것...
아래 사진의,
멀리 보이는 군용 철탑있는 곳에서,
여기까지 왜 왔는지 모르겠네요.
무언가에 홀려서,
아님 귀신에 홀려서,
그래서 여기에 온 듯...

연천봉이라는,
정상석도 없고,
이상한 비문만이...
산행 시작하면서,
계룡산의 정기를 받는다고 했는데,
쓰여진 설명을 읽고 나니,
등골이 오싹 하기만...
왜냐하면,
바위에 쓰인 글씨가...
"방백마각(方百馬角) 구혹생화(口或禾生)"
조선이 개국 482년 후에 망하고,
새로운 나라가 생긴다는 문구랍니다.
즉,
여기는 미래를 예측하고,
사람들의 앞날을 예언하는,
풍수, 무속 등의 기운이 강한 곳인데...

연천봉석각 글을 읽고 나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서,
다시 관음봉으로 돌아가는데...
주변에 울긋불긋한 단풍의 모습이,
마치 성황당의 그것처럼 보여지고...
실제로,
산을 올라가는데,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으시시한 느낌과 소름이 살짝 돋아나고...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혼로 산을 다닐 만큼 다녔는데,
백주대낮에 으시시한 느낌은 처음이었고...

계룡산은,
기가 너무 강해서,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초반에,
멋 모르고 기를 받겠다고 덤볐는데,
그것은 나의 착오로서,
모든 요구를 취소했습니다.
그래서,
계룡산의 모든 기운은,
그 자리에서 반납했고,
다시 준다고 해도 받지 않는 것으로...
이유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이,
섬짓하고 무서울 뿐만 아니라,
미래를 알고 있다면,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래라는 희망이 없어질 것 같아서...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험한 계단을 내려오는데,
관음봉과 연천봉을 오가는 도중에느낀,
미묘한 느낌은 아직까지도 으시시 하기만...
진실로,
과장 없이,
하늘에 맹세하고,
계룡산의 강한 기운은,
분명 있는 듯...
암튼,
내려가는 구간은,
1Km 남짓이 엄청 가파르네요.
만일,
이 코스로 올라온다면,
나도 기절했을 듯...

폭포가 있다고,
등산 표지판에 써있는데...
폭포 뿐만 아니라,
개울물도 보이질 않고...
물을 대신하여,
단풍들이 가득한,
폭포의 상단입니다.

여기가,
폭포를 구경하는,
Viewpoint (조망소, 조망점, 전망대, 전망지점)인데...
(한글이 너무 어렵네요. ㅠ.ㅠ)
어딜봐도,
폭포라는 느낌은 없고...
그냥 절벽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는 정도...
여기 폭포도,
장마철에 잠시 동안 생기는,
그런 곳인가 봅니다.

혹시,
여기 어딘가에,
폭포가 있나 싶어 들렸는데...
역시나,
물은 어디에도 없고...
안내판에는,
맞은편 쌀개봉과,
관음봉 사이에 46미터나 되는,
은선폭포가 있다고 했는데... 쩝쩝
암튼,
있다고 치고,
주변 암벽에 있는,
단풍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했고...

한참을 내려왔는데,
아직도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이고...
그래도,
남은 거리가 짧아서,
후다닥 마무리 할 수 있을 듯...
참고로,
계룡산은,
이코스로 오르지 말고,
반듯이 남매탑으로 오르세요. ㅎㅎ

이제는,
평지 구간만 남았고...
평지 구간에도,
단풍들이 물들어 가는 것이,
가을이 깊어가는가 봅니다.
여기부터는,
으시시함도 덜해서,
조금 편하게 하산을 했네요.

계곡 중심에,
유독 선홍색의 나무가...
저 단풍나무도,
붉은색(설마 무당??)일지,
조금은 궁금해 지는데...
나뭇가지를 꺾어서,
징말인지 확인을 하고 싶으나,
그리하지 못했습니다.
암튼,
단풍이라 생각하고,
그냥 즐기는 것으로... ㅎㅎ

드디어,
내심 기다렸던,
동학사라는 절입니다.
내가,
불교 신자도 아닌데,
굳이 이 절을 찾은 이유는??
지금부터 1100년 전에,
신라가 망하자,
신라 재상의 초혼을 모시기 위해 만든,
신라 고찰이라서??
설마,
나에게 그렇게 깊은 뜻이... ㅎㅎ

동학사를 찾은,
진실된 이유는??
동학사는,
청도 운문사와 함께,
비구사찰을 대표하는,
전통이 있는 절이라서...
즉,
비구스님만 기거하시면서,
도량을 닦고,
정신수량하는 곳이라서...
그래서,
천천히 절을 둘러봤습니다. ㅎㅎ

조금더 머물렀어야 하는데,
아쉬움과 미련이 남지만,
그래도 동학사를 떠났습니다.
여러 비구스님이,
열심히 공부하시는데,
남자인 내가,
스님에게 피해를 드릴까 봐서... ㅋㅋ
혼자만의 생각인지 몰라도,
그럴 것이라 확신하면서,
절 문을 나섰습니다. ㅎㅎ
참고로,
여길 통과해서,
산으로 가려면 통행세를 내야하고,
산길도 엄청 어렵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며,
맥주 한잔의 여유를...
편의점에서,
2700원주고 샀는데,
3만원 정도 감동을... ㅎㅎ
사실,
시원한 막걸리가 있다면,
훨씬 감동적인데,
시원하지 않아서,
그냥 맥주로 대신 했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이동한 다음에,
고속버스 타고서 서울로... ㅎㅎ

산행을 같이한,
조그만 배낭입니다.
혼자 산행할 때는,
물도 필요 없고,
식사도 필요 없어서,
생각없이 들고 다니는데..
이보다,
조금만 더 큰 배낭이 있다면,
정말 좋을 듯...
암튼,
유성에 들러서,
3만원짜리 저녁먹고,
고속버스에서 쿨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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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여행,
계획된 시간표,
완벽한 일정...
하지만,
충동적 행동,
생각 없는 시간,
무작정 오르는 산행...
각자 선호하는 방법은 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떠나라는 것...
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하루만,
떠나 보세요.
필요하다면,
내가 도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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