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신한투자증권은 1300억원 규모의 운용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어떻게 돈을 잃었냐 하면....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로 1300억원을 날린 것입니다.
정확히 공시에 따르면 ETF 유동성 공급자(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매매 과정에서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나 담당자는 이를 외국계 증권사와 스왑 거래(미래 특정 시점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을 서로 교환)를 한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습니다.
이러한 악재로 인해 국민연금 주식 거래 증권사에 선정되지 못하고, 우정사업본부 주식 거래 증권사에서도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국민염금과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1·2위 연기금이기에 신한투자증권의 입장에선 속이 많이 쓰라린 상황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NICE신용평가가 신한투자증권을 직접적으로 가리켜 말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비판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본부장은 최근 '은행계 금융회사는 보수적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여기에는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은행계 금융회사는 비은행계 금융회사보다 경영 기조나 리스크관리가 아무래도 더 보수적이죠?'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그럴 때마다 '아니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고 답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본부장은 "은행 계열 증권사 3곳에 대한 신용등급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들 증권사는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 등이 높은 고위험·고수익 경영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은행은 보수적 경영 기조와 엄격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은행의 관계사인 은행계 금융회사는 왜 이렇게 공격적이고 위험선호적 경영을 해 온 것일까"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리고 모회사인 은행을 믿고 자회사들이 섣부른 투자에 나선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은행계 금융회사를 지켜보면 부잣집 도련님이 뒷감당을 걱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것 같다"며 "투자에 실패해서 큰 손실이 나도 부유한 부모가 보전해줄 거란 믿음을 갖고 위험도가 높은 사업을 서슴없이 확대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 역시 같은 생각으로 깊은 고민이나 분석을 하지 않고 쉽게 자금을 빌려주니 항상 유동성도 좋다"면서 "하지만 그 부모의 재산과 지원 능력은 영원불멸하게 견고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이 본부장의 보고서는 신한투자증권이 1300억원의 운용손실 공시한 지난 11일 직후 나왔습니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을 에둘러 비판한 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