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종은 기성교회를 비판하면서도 장로교 전남노회에 재산을 기
부하는 이례적인 행동을 보였다. 정경옥은 이세종이 10여 년 동안 40여
두락의 재산을 모았다고 했다. 최흥욱은 이세종의 재산이 논 100마지
기(약 15,000평)가 있었다고 했다. 이세종은 적게는 40두락 많게는 100
마지기의 논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세종은 40세에 예수
믿고 약 17년이 지난 1934년 당시 57세의 나이에 그 동안 모아 두었던 재
산의 절반인 땅 약 3,000여 평을 전남노회에 기부했다. 그리고 화순군
도암면 면사무소에도 논 두 마지기(약 400여 평)를 기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나머지 재산은 직접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겨우 연
명할 것만 남겨 두었다고 한다. 이세종은 이러한 기부 외에도 실제적으
로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많은 구제를 했다. 이외에도 이세종이
빚 문서를 불사른 것까지 하면 이세종의 기부 재산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죽기 3년 전에 신사참배로 핍박하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고
산속으로 떠나면서는 그나마 있던 집과 전답도 다 나눠 주었다. 이세종
은 자발적 가난을 언급했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위해 가난하셨은즉 우
리도 예수님을 위하여 가난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세종이 자
신의 재산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것은 이냐시오
가 『영신수련』에서 말하는 세 번째 종류의 사람과 유사하다.
이 사람은 재물을 자신이 관리하여 사용하든지, 아니면 재물을 포기하든지
상관하 지 않는다. 그는 오직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를 따를 뿐이며, 하나님의 더
큰 영광을 드러내는 쪽을 선택할 뿐이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더 잘 섬기
고자 하는 갈망만이 재물을 사용하거나 포기하는 유일한 동기이다. 이
세종은 수도사가 아니었음에도 일반적으로 수도사들에게 요구되었던
자발적 가난까지 실천했다. 이세종이 재산을 포기한 것은 자신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더큰영광을 위해서였다. 예수 믿고
재산을 포기하는 것은 이집트의 초기 사막의 수도사들에게 나타났던 전
형적인 헌신 방법이었다. 이집트 사막의 수도사를 대표하는 성 안토니는
농부 출신으로 예수를 믿고 자신의 전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
고 이집트 사막에 들어가 수도생활을 했다. 이세종 역시 농부 출신으로
자신의 전재산을 나눠 주고 개천산 산당터에서 말씀과 기도에 전념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세종과 성 안토니의 헌신 유형이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