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금정산성 4대문 환종주
금정산성 4(동, 서, 남, 북)문을 걷기로 했는데
어제 내리던 비 대신 안개가 자욱합니다.
오직 산성길만 보고 걸어보란 이야기겠지요?
1호선 온천장역에 내려 203번 버스로 환승,
09:20 금정산성 고개에서 산성길을 시작합니다.
남문 방향, 촉촉한 성곽길에
간간히 나뭇가지에서 물방울이 두둑 ~~
홀로지만 기분 좋은 길입니다.
▶ 눌러 친숙한 피아노 리듬과 함께 걸어보실까요 ♬
09:35 금정산 대륙봉 (620m)
평평바위라고도 하는데
날씨 탓인지 휑합니다.
산길 햄버거바위라 이름 붙였는데
야채와 패티가 겯들여야 먹음직하겠지요?
ㅎㅎㅎ
금정산성, 원래는 동래산성으로 불리다가
금정구로 분리(1988년)되면서 금정산성으로 불립니다.
17,336m 둘레에 약 2,512,000평의 넓이로
우리나라 최대의 산성입니다.
대부분 이렇게 자연석으로 쌓았지만
성문 등 주요 시설에는 인공적으로 다듬은
무사석으로 쌓았다고 합니다.
09:50 금정산성 제2망루
남아있는 금정산성 4개의 망루 중 2번째입니다.
09:52 금정산 동제봉 (540m)
무사석으로 잘 정비를 된 남문으로
내려 가는 성곽길...
10:00 금정산성 남문
구포와 만덕 방향의 길과 통하는 산성의 남문,
신라시대 축조 기법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언제 축성했는지 문헌상으로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
조선 숙종 29년에 해상을 방어할 목적으로 축성했다고,
여기서 서문까지는 3.92km
데크는 안개 속에서 망미봉으로 오릅니다.
10:05 금정산 망미봉 (605m)
망미봉 지나면 상계봉 조망이 뛰어난데
안개가 막아섰습니다.
10:25 금정산성 제1망루
망루 성곽 위까지 무성한 마른 잡풀과
보수할 때 사용한 듯한 시멘트 흔적은
옥에 티라 할까요?
안개 자욱한 파리봉 길 소나무,
새순으로 상큼함을...
10:40 금정산 파리봉 (615m)
파리봉은 '수정처럼 빛나는 산정'이라는 의미인데,
지금 안개 속 장쾌한 바위 군상들은
신비감 마저 들게합니다.
조선 시대는 이곳에 '망미루'가 설치되면서
별장이 파견되어 머물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데크 계단 그리고 급경사 내려와 서문 가는 길,
길은 세월에 허물어진 성곽을 몇 번이나
넘어 갔다 다시 돌아 오기도 하고...
11:00 가나안수련원 갈림길을 만나 직진,
산길 바닥에 반가운 꽃이 피었습니다.
산성마을 자동차 도로 내려서 건너니 목책이,
그 너머 나뭇가지 시이로 서문이 보입니다.
들어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11:20 금정산성 서문 (사적 제215호)
금정산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서워진 서문,
구포, 화명동 길과 통하는 성문입니다.
성곽이 대천천을 가로질러 건너야하기에
수문을 교량식 홍예형으로, 그 위를 걷습니다.
성곽은 가파르게 고당봉을 향하고
이제 서문이 뒤로 보입니다.
바위가 막아서 성곽은 잠시 쉬고...
깊은 산길 오른쪽으로 집이 보이고 꽃이...
눈이 번쩍 뜨입니다.
11:45 금정산성 암문 (1)
암문(暗問) 문루를 세우지 않고 주로 일반인이나 적들이
알지 못하게 후미지고 깊숙한 곳에 만들어 졌다고,
산성길엔 모두 3개의 암문이 남아있습니다.
희미한 산성길 오른 쪽으로는 으슥한 분위기에
개소리까지 크게 들리고
왼쪽으로는 드문드문 집들에 화사한 꽃들이....
아뿔사! 도원사로 가야하는데 길을 놓쳤습니다.
산성길은 금정산성 중성의 일부로
학생교육원 도로로 가로 막혔습니다.
도로에 올라서니 건너로 중성 산성길은 이어지고...
학생교육원 방향으로 도로를 걷다가
12:00 도원사 방향 왼쪽으로
12:05 도원사
절집 앞 허물어져 가는 산성길 위로
홍매가 지고 있습니다.
희미한 길에 학생교육원이 가까워지자
시그널이 걸려습니다.
노란꽃 사이로 학생교육원 파란 지붕이 보입니다.
성곽이 넓어졌습니다. 그 아래 듬성듬성 큰 돌 사이로
대천천의 상류 지류인 개울이 흐릅니다.
12:15 금정산성 암문 (2)
성곽은 장골봉으로 향하다
오르막엔 석벽이 되어 바위를 만나면 쉬어가고...
그러면서 산성길은 능선에 올라 섰습니다.
화명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가람낙조길,
이제 고당봉까지는 4km!
12:55 금정산 장골봉 (496m)
물리재 석문이라 불리는데
향토사학자들은 장골봉으로도 부른다고...
건물이 없는 일종의 망대인데
둥글게 석축을 쌓고
이렇게 석문을 세웠을 텐데
세월은 석축들을 허물어 버리고 ...
장골봉 지나서 캐스터네츠 바위,
13:00 금정산성 암문 (3)
조성협진아파트에서 올라와 만나는
능선길 입구가 되고
석축은 고당봉으로 오르다
안개 때문인지 묘(?)하게 보이는 바위를 만나고
13:10 금정산 제2금샘
지난번에는 바짝 말랐었는데 물이 있습니다.
샘에 물 있는게 당연한데
이렇게 신기할 수가!!!
산성길 바위는 갈라져 소나무를 품고
다섯 돼지새끼들에게 젖을 먹입니다.
여기 쯤에도 암문이 있지 않았을까...
13:45 금정산 미륵봉 (711.8m)
조망 명당인데 꽝입니다.
하늘이 빚은 온갖 형상의 바위들만 ...
고당봉 허물어진 석축 오르니
멋진 소나무와 바위 앙상블,
그 앞에서 기원제라도 올렸는지
제단 같은 돌이 놓여 있습니다.
14:00 금정산 고모당신당 (姑母堂神堂)
고당봉이 바로 올려다 보입니다.
14:05 금정산 고당봉 (801.5m)
눈 앞 바위 군상들만 보일 뿐입니다.
장군봉 방향도 진한 곰탕 속,
내려가는 난간만...
14:15 금정산 천지샘
천지샘에도 이제 샘물이 있습니다.
금샘은 천지샘에서 내려와 왼쪽으로
14:25 금정산 금샘
샘물이 있는 금샘이 낯설 정도입니다.
많이도 가물었었다는 이야기...
로프 타고 바위 내려와 걷다 오른쪽으로,
기기묘묘하게 서있는 바위를 만납니다.
북문으로 향하는 성벽을 만나고
14:45 금정산성 북문
동문으로 향하다 뒤돌아 보니 북문은
꿈 속처럼 안개 속에서 흐릿합니다.
북문에서 멀어지자 자연석으로 쌓은 성벽이
원효봉을 향하고
15:00 금정산 원효봉 (687m)
15:20 금정산 의상봉 (620m)
원효봉 아래 정상 표석 깨진 조각이 보입니다.
누군가 굴려서 훼손했던 흔적이...
15:25 금정산성 제4망루
꿈길 같은 편안한 길 걸어
15:40 금정산성 제3망루
원숭이 바위가 안개 탓인지 어쩐지
오늘은 해골 바위로 보입니다.
여기 어디쯤이 포대(돈대)가 있었음을 말해 주는
바위에 음각된 번위돈(蕃威墩)
이곳 천구만별 명품 조망은 역시 안개가...
동문 가까운 길에 안개 속 소나무들의
조용한 군무가 멋집니다.
16:00 금정산성 동문
동래와 구포 화명길이 통하는 동문을 지나
16:10 금정산성 고개
산성 도로로 오랫동안 끊긴 산성길을
교량형태로 이었습니다.
사십여리 넘는 4대문, 4망루, 3암문 산성길,
그 시절 순라꾼의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긴 세월에 여기저기 허물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다시 고치기도 하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울림이 있는, 다시 걷고 싶은, 소중한
금정산성 4대문 역사의 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3. 14
갈바람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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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스 : 산성고개(남문 정류장) - 대륙봉 - 제2망루 (동제봉) - 남문 - 망미봉(605m) -
제1망루 - 파리봉 - 서문 -도원사 - 장골봉 - 미륵봉 - 고당봉(801.5m) - 북문 -
원효봉(687m) - 의상봉(640.7m) - 제4망루 - 제3망루 - 동문 - 산성고개
이동 거리 : 19.5km / 6시간 50분(휴식 30분 소요) 소요
첫댓글 아~~~~~~
이런 분위기 엄청 좋아하는데
연락주시지^^
예전에 4문 한번 걸었던 기억이 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