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페의 활성화에 기여할 방안이 없을까 고민해보다가
제가 개인적인 흥미로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 정리하여 글을 작성하고
회원분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눠보면 어떨까 하여 써봅니다.
제가 쓰고 싶은 주제는 전세계 여러 언론에서 수없이 언급되는 그 주제.
"미-중 패권 전쟁"입니다.
내용이 조금 많을 듯 하여 향후 몇 개의 글로
세계 패권을 두고 싸우고 있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그 주변국들의 관련 영향 및 향후 전망 등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 미-중 전쟁의 서막 : 전쟁은 왜 시작되었는가?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미-중 전쟁은 헤게모니(Hegemony)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빼앗으려는 중국의 관계를 중심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은 현재 3단계를 거치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①제조업
②반도체
③첨단산업(로봇, AI 등)
이 글에서는 먼저 제조업 및 반도체의 양국 간 패권전쟁의 전개 및 필요성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1) 제조업 패권 전쟁: 세계의 공장이 되어버린 중국
1978년 열린 3차 공산당 전당대회 이후 중국은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기 시작했고, 농민들에게 정부조달 할당량을
완화하고 토지 개별 사용을 허용했습니다.
이에 중국 농민들은 생산성을 높이며 잉여 농산물을 만들어내죠.
잉여 농산물의 발생은 단순히 식량위기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잉여 노동력이 농업을 넘어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는 중국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했죠.
중국의 놀라운 성장은 2001년 12월 WTO 가입과 함께 본격화되었습니다.
수출입 장벽이 낮아진 가운데 중국 정부 주도의 산업화, 저임금 등은 전세계 기업들에게 중국의 생산기지로서의
매력도를 높였고 해외자본들은 잇따라 기회의 땅인 중국으로 유입되었습니다.
UNIDO CIP 국가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중국은 1990년 35위에서 2021년 2위까지 상승하는 등
(2021년 기준 1위 독일, 2위 중국, 3위 일본, 4위 한국, 5위 미국)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게 되죠.
2000년 중국을 글로벌 무역 시스템 내에 편입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경제는
중국이 이토록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성장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동시에 막강한 경제력으로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기존에 있던 세계질서에 편입되기 보다는 점차 중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길 원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발발 후 중국은 새롭게 부상하는 4개 국가(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와 모여
미국과 G7에 대항하는 BRICS를 조직한다거나, 2013년 세계은행에서의 투표권 확대 요구를 거절당한 후
스스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는 등의 기존의 세계 질서에 반발하는 행동들을 취하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세계질서란 미국이 중심이 되어 세운 기준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점차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죠.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중국으로부터 상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었습니다.
중국의 저렴한 생산 비용은 미국에 값싸게 물건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을 주었지만,
동시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죠.
(미국의 대중국 수입의존도는 2015년 21.4%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미국이 상품을 구매하고 지급한 달러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고,
(최근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본 다음으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전체의 약 11%를 보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대가로 성장한 중국은 2016년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GDP 규모 1위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동안 서비스와 금융을 중점에 두고 성장했던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당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부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제조업 경쟁력 저하의 주 원인이
미국 제조 기업들의 생산비 절감을 위한 오프쇼어링*으로 지목되면서 리쇼어링**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 오프쇼어링(Offshoring) : 경영 활동의 일부를 국내 기업에 맡기는 아웃소싱의 범위가 해외의 저비용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해외로 확대된 것
**리쇼어링(Reshoring) :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
제조업 패권 전쟁에 가장 결정적으로 방아쇠를 당긴 것은 코로나였습니다.
팬데믹과 같은 국가보건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은 미국 내에서 마스크로 대표되는 개인보호장비(PPE)조차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2019년까지 미국의 마스크 수입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71%)
팬데믹 발발 이후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 과정에서 미국마스크제조업체협회는 중국산 PPE 상당 부분이
미국 기업들의 PPE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즉, 중국 제조업의 상대적 우위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며
이를 계기로 제조업 패권 전쟁은 팬데믹 시기부터 본격화되고 체계화되기 시작합니다.
2) 반도체 패권 전쟁: 산업 정책의 부활
결국 미국의 최근 산업정책의 명분은 앞서 언급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시작해 최근 중국과의 전쟁으로 진화했습니다.
팬데믹 당시 나타났던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죠.
반도체 공급이 끊기자 컴퓨터,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자동차, 냉장고까지 공급이 불가능했고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2000년 이후 겪어보지 못했던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미국 소비자들 또한 반도체 패권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게 되었죠.
(지난 3년처럼 반도체가 모든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미국은 이토록 중요한 반도체 공급망이 자국의 통제 하에 있지 않을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직접 겪으며
팬데믹으로 인한 물리적인 공급망 차질도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갈등 상황에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가만히 지켜만 보기에 상당히 큰 위험 요소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팬데믹 기간 공급망 차질이 시작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2021년 2월
미국 공급망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America’s Supply Chains: E.O. 14017)을 발표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이 서막을 올린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결국 양국 간 국운을 걸고 싸워야 할 분야.
"첨단산업" 의 헤게모니(Hegemony) 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및 다양한 견해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극단적인 자본주의가 결국 자신에게 칼이 되어서 돌아오는거네요.
잘 읽었습니다. 위안화 달러화의 화폐전쟁 이야기도 나오겠지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 대선과 더불어 패권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정말 궁금하네요.
바이든이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우방들까지 누르면서 자국에 생산설비를 많이 늘렸는데, 국민들에게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에 지지율이 이렇게 많이 밀릴 줄은 몰랐어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중국에서 택시 많이 타는데 중국산 전기차가 많죠. 타보면 '와' 합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전 한국이 불안합니다 ㅠ
잘 읽었습니다. 관련 서적으로 Chip War 추천합니다
적절한 효과로 가독성이 좋은데 내용은 더 좋군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