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정의학과 의사 서재훈입니다.
병원 정보 게시판에 항문 주위 좁쌀이 생긴 분 글을 읽고 답을 드림과 동시에 몇 가지 이야기를 덧붙여 봅니다.
흔한 병인가요?
성병이라함은 1990년대 이전에는 venereal disease 라고 불렀습니다. 라틴어로 "Veneris"는 우리가 흔히 아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다른 말이기도 하지요. 그만큼 사랑의 행위로 전파된다라는 일종의 euphemism 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여러 질병이 가져오는 큰 임팩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하여 "Sexually Transmitted Disease" 즉 "STD" 라고 이름을 바꾸었고, 최근에는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미국/캐나다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항생제의 개발과 대중 교육을 통해 1980년-1990년대까지 STD가 많이 줄기는 하였으나 그 이후 북미로의 많은 유동인구의 유입, 잦은 해외 여행, 그리고 청소년들의 빠른 성관계 등으로 최근 들어 그 경각심이 올라가고 있고 실제적으로 병원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는 질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2004년 미국 NIH 후원으로 실행된 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증상이 없는 전혀 없는 그리고 성관계 경험이 있는 25세 이하 여성 중 25%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STD 가 발견되었고 이들 중 가장 많게는 클라미디아 25%, 임질 18%, 매독 3% 그리고 트리코모나스 16%, 헤르페스 12% 그리고 남자는 클라미디아 11% 그리고 임질 3%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WHO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매일 전 세계에서 1백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겨나고 이들 중 60%는 25세 이하에게 생깁니다.
어떠한 질병이 있나요?
1.바이러스
A, B 형 간염
헤르페스 1형 및 2형
HPV
HIV
2.박테리아
임질
매독
클라미디아
비임질성 요도염
3.원충
트라코모나스
4.기생충
Lice (이)
Scabie (옴)
어떤 증상이 있나요?
1. 요도 분비물 및 소변 볼 때 불편감
- 임질: 눈에 띄는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20%나 됩니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증상이 덜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되는데요, 임질 남성이 건강한 여성을 감염 시키는 확률은 40% 그리고 반대의 경우는 20%이니 여성에게 불리한 질환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임질 남성의 한 번 사정액에 발견되는 임질 세균의 숫자는 자그마치 6백만 마리나 됩니다.
- 클라미디아: 남성에게는 대부분 하얀 우윳빛 분비물을 일으키고 속옷이 항상 젖어 있는 불편감을 주지만 여성에게서는 그다지 큰 불편함을 주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이 클라미디아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여러 합병증이 생기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 트리코모나스: 이 역시 여성에게 불리한 질환으로 남성에게는 증상이 없습니다. 감염된 여성의 경우 치즈 썩는 것과 같은 심한 냄새와 함께 노란색의 끈적한 분비물이 나옵니다.
- 세균성 질염: 제가 일전에도 썼던 것같은데요,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로 전염되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에서 생략하겠습니다. 생선 썩는 것 같은 심한 냄새가 납니다.
- 캔디다증: 커드 같은 하얀색 물질이 질을 통해 나오기도 하고 가렵습니다.
2. Ulcer (궤양)
- 헤르페스: 미국/캐나다 성질환 중에 클라미디아와 함께 1,2위를 다투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증세는 심한 통증과 좁쌀 같이 많은 궤양들이 뭉쳐 있는 현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남녀 공히 비슷한 증세를 일으키고 어떤 경우는 직장염을 일으켜서 심각해 지는 때도 있습니다.
-1기 매독: 매독이라 함은 우리가 역사상 알고 있는 유명한 작곡가 그리고 과거 유럽의 정치인들의 생명도 앗아갔을 만큼 단순한 질환이 아닙니다. 그 매독의 첫째 증상은 궤양이고 여성의 경우 질 안쪽에 생기기 때문에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3. Pelvic Inflammatory Disease (PID)
- 임질과 클라미디아 감염을 치료받지 않은 여성의 경우 많게는 20%까지 생깁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불임을 가져 옵니다.
4. 피부질환
- 성기와 항문 주위에 사마귀가 난 것같은 질환이며 HPV 6, 11 가 대표적입니다. 아마도 게시판에 글 올리신 분의 증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5. 기타
- 간염이 생길 수도 있고 HIV는 제가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예방할 수는 없나요?
- 현재까지는 A, B 형 간염 그리고 HPV 등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Condom 을 매번 그리고 정확하게 사용하게 되면 에이즈 및 임질의 감염을 남성에게서는 낮추지만 여성에게서는 아직 확증된 자료가 없고 다른 질환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그러나 콘돔 사용은 전체적으로 STD에 걸리는 확률을 85% 가량 낮춰줍니다.
- 모든 의학 교과서를 읽어 보면 그리고 온라인 자료를 찾아보면 "alcohol drinking"이 하나의 위험 인자로 들어가 있는데요, 그 이유는 짐작하시겠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낯선 이와 성관계를 맺을 경우 (혹은 같이 사는 애인이라도) 콘돔과 같은 적절한 예방법을 미쳐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regular한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다고 해도 그 자체로 STD에 걸릴 수 있는 하나의 위험 인자가 되니 (왜냐면 그 상대방이 바람 피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셔야 겠지요?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 의사로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너무 뻔한 것 같지만, 위에서 말씀 드린 STD 중 자연 치유되거나 처방전 없이 구하는 약으로 치유되는 질환은 칸디다염 정도 입니다. 나머지는 그에 맞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셔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성관계를 한 파트너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즐거운 유학/이민 생활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좋은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다들..필독!!! 꼬옥~~
정말 이분 좋은분이시져...저번에 아파서 엄청 고생하고있었는데 생전 모르는 저에게 미쿡서 저놔로 친절히 상담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이젠 먹고싶은거 잘먹죵....그때 정말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