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왕이 있었습니다.
그 왕은 나라에 큰 전쟁이 일어나수많은 생명이 스러지는 모습을 보며깊은 자비심으로 밤마다 염불을 올리던
분이었습니다.
형세로 보면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으나전쟁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지 힘의 문제가 아니라업과 인연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왕은 더욱 마음을 낮추고하루에도 몇 시간씩 일심으로 염불하며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어느 날, 대신들과 수행자들이 와서
말했습니다.
“전하, 저희는 날마다 부처님 전에 향을
올리고 우리 나라가 승리하게 해 달라고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잠시 침묵하다가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아직 기도의 뜻을 알지 못하는구나.
어찌 부처님을 우리 편과 저들의 편으로
나누려 하는가?
부처님은 본래 분별이 없고, 집착이 없으며,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비추는 분이시다.
그러니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승패가 아니라정법에 머무는 마음이다.”
여러분, 이 말씀이 바로 불법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늘 결과를 구합니다.
이기게 해 달라, 잘되게 해 달라,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해 달라—
이것은 모두 아상(我相)에서 비롯된 마음입니다.
그러나 불법은 아상을 내려놓고인연과 업을 바로 보는 데 있습니다.
염불이란 무엇입니까?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지만,그 뜻은 내 마음속 번뇌를 비추어탐진치(貪瞋癡)를 놓아버리는 데 있습니다.
부처님을 내 뜻에 맞추려 하지 말고,내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춰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귀의(歸依)이며, 이것이
수행입니다. 나무아미타불!
-조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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