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수기 업계에서는 방문 서비스가 필요 없는 정수기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정수기는 내부에 수조가 없고 냉수도,
온수도 나오지 않는데 크기가 작고 유지비가 저렴해 연간 수십만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실용성을 중시하는 이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정수기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수기 시장 규모가 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물을 끓여 마시던 모습은 이제 거의 사라졌고, 일부는 생수를 구입해 마시고 상당수가 정수기를 통해 물을 마시고
있다.
▲ 렌탈 정수기 업계 1위인 코웨이의 경우, 방문 서비스 직원인 '코디의
수가 약 1만 3000명에 달한다.(사진=코웨이 홈페이지)
정수기의 경우, 정수기만 따로 판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기적으로 필터를 교환해야 하고 수조 소독과 청소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정수기 가격에 방문 서비스 비용을 '끼워팔기'
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 렌탈 서비스를 신청하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일부 초기 계약금과 설치비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정수기 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대신 정수기 업체들은 의무사용기간과 계약기간을 두고 있다.
의무사용기간은 대체로 2~3년, 계약기간은 3~5년이다. 의무사용기간 동안에는 해지 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의무사용기간이 지나면 해지 시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되지만 정수기는 반납해야 한다.
계약기간까지 완료되면 정수기는 소비자에게 완전히 귀속된다.
그렇지만 매달 렌탈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 렌탈비용은 최저 1만 원대 중반부터 비싼 것은 월 4만 원이 넘기도 한다. 렌탈비용에는 무료 필터
제공과 정기점검(주로 소독과 청소, 필터 교환) 비용이 포함된다. 대체로 2개월마다 한 번씩 방문한다. 제품과 렌탈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3년간
80만~100만 원가량 렌탈비용이 들게 된다.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은 남은 렌탈 개월수에 렌탈료의 10%를
곱하는 정도로 책정된다. 막상 설치한 후 자주 이용하지 않아 중도 해지하게 될 경우에는 정수기 구입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발행하게 된다.
▲ 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는 방문 관리도, 전기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부당한 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직수형 정수기를 일시불로 구입하는 것이다. 현재 위니아만도와 바디프랜드는 방문 서비스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를 출시했다. 이 정수기에는 수조가
없어 정수된 물을 보관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냉수나 온수 기능이 없다. 수조가 없으니 정기적인 소독과 청소가 필요 없고 냉온수 기능이 없으니
전기료가 들지도 않는다. 정수기 설치 후 건전지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정수된 물이 나온다. 필터만 구입해 사용자가 직접 갈아 끼우면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필터 교환 주기는 사용자에 따라 다르다. 많이 쓰는 사람은
좀 더 빨리 필터를 교체해야 하고, 자주 안 쓰는 이는 한 번 필터 교체한 후 1년을 쓰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1년에 2회가량 필터 교체를 하게
되는데, 이 비용은 4만~5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고가의 정수기 렌탈료에 비하면 최대 90%까지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위니아만도의 직수형 정수기 '초슬림 반뼘 정수기'의
소비자가격은 25만 원. 필터 교체가 쉽고 좌우 너비가 13cm 정도밖에 안 돼 설치가 용이하다.
▲
너비 13cm로 매우 작은 직수형 정수기(사진=위니아만도)
20여만 원의 구입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바디프랜드의 'W'
정수기를 렌탈하면 된다. W 정수기는 렌탈 약정기간이 60개월로 길지만 월 렌탈료가 1만 4900원이며 49개월부터는 렌탈료가 6900원으로
낮아진다. 60개월간 총 이용금액은 79만 8000원. 5년이라는 렌탈기간을 고려하면 다른 정수기들보다 저렴하다. 무엇보다 60개월 이후부터는
필터를 6900원에 구입할 수 있어 장기간 이용할 경우 정수기 유지비용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
렌탈료가 들지 않는 정수기 'W'(사진=바디프랜드)
한 업체 관계자는 "필터를 교체하는 것은 매우 쉽다"며
"수조가 있고 냉수와 온수, 얼음까지 나오면 당연히 좋지만 기기값은 비싸지고 그것이 고스란히 렌탈료에 더해지게 된다. 또 자주 마시지 않는
뜨거운 물도 항시 보온이 되므로 전기소모량도 많아지게 된다"고 방문 서비스 정수기의 거품을 지적했다.
주부들 중에는 깨끗하게 정돈되지 않은 집 안으로 방문
관리사가 들르는 것을 불편해하기도 한다. 이들은 낯선 이의 방문이 없는 직수형 정수기의 등장이 반갑다. 한 소비자는 "과거에는 월 렌탈료를 2만
원씩 내야 했는데 이제는 직수형 정수기를 구입해 몇 달에 한 번 필터만 교체하면 되니 비용이 거의 들지 않게 됐다"며 "지금까지 어렵게만
생각했던 필터 교체는 그저 꽂아서 고정시키는 단순한 과정이어서 방문 서비스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