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1 자전거 도둑
1920년대 초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시기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상징적 일화가 바로 ‘리어카 도둑(wheelbarrow thief)’ 이다. 지금 한국에서 확장 재정정책 등으로 인해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도 전쟁배상금, 경제 붕괴, 정치 불안 등으로 인해 화폐가 급격히 가치가 떨어졌다. 그 결과 1921년에는 1달러가 90마르크였는데 2년후인 1923년 11월에는 1달러가 4조 2,000억 마르크에 달하게 되었다. 같은 날 오전과 오후의 가격이 다를 정도였으며, 임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지급되기도 했다. 몇 조에 해당하는 마르크를 지갑에 넣을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지폐를 리어카(손수레)에 싣고 장을 보러 다니기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돈은 버리고 가치가 높은 리어카만 훔져갔다는 일화가 회자될만도 하다.
비슷한 사례가 2000년대 후반 짐바브웨에서도 정부의 과도한 통화발행으로 발생해서 하루에 두배씩 오르는 물가로 인한 리어카사용을 예방하기위해 100조 짐바브웨 달러까지 발행했지만 원가가 화폐이하였고 가치가 거의 없어 내가 2009년 여행했을 때 자체 통화를 포기하고 지폐는 미화를 사용하고 주화대신 남아공 랜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터키에서는 2020년 초에 발생하여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에르도안 정부가 금리상승이 물가상승의 원인이라며 물가상승에 금리하락으로 대응하여 외환보유고가 고갈되고 매년 미화대비 80%이상 환율상승을 경험했다. 물가가 매년 80-100%씩 상승하니 달러가치가 고정되었다면 구매력이 떨어지는 리라가 90%정도 하락하는 것이 기본 경제원리다.
캐나다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통화증발 등의 조짐은 없지만 자전거를 다시 도난 당했다. 그런데 리어카 도둑이 연상되었던 이유는 어디서 가성비 높은 중고자전거를 구할 수있는지는 자주 도난을 당해서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자전거 열쇄까지 도난을 당했기에 어디서 저렴한 자전거 열쇄를 구할지 몰라서다. 이는 비용뿐만이 아니라 시간까지 훔쳐간 결과를 준다. 그래도 경찰에 도난신고는 하려고 한다. 한국처럼 자전거를 되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알고 있고 시간도 추가로 소모되지만 나는 나의 일을 하는 것이고 경찰도 경찰의 일을 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한 일종의 자원봉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