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윤현(谈允贤)은 명나라 때 지금의 장쑤성 우시 지방, 대대로 의학에 정통했던 집안에서 태어났다. 명의였던 조부와 약에 정통했던 조모의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두루 의학서적을 섭렵했다. 그러나 ‘남자는 바깥일을, 여자는 집안일을 한다’는 관념이 지배했던 시대, ‘직업’을 가진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낮았다.
‘삼고육파(三姑六婆)’즉 ‘세 명의 아주머니와 여섯 명의 노파’로 해석되는 단어에 이런 사회상이 담겨있다. 원나라 말기인 1366년 <철경록(辍耕录)>이라는 책에 처음 나온 단어인데, 이 책에서 ‘‘삼고육파’가 비루한 족속이라고 비하한 이래 주로 멸시적인 호칭으로 쓰였다.‘삼고’는 니고(尼姑:비구니), 도고(道姑:여도사), 괘고(卦姑:점쟁이)이며, ‘육파’는 온파(稳婆:조산원), 약파(药婆:여성 의료인), 사파(师婆:무당), 아파(牙婆:방물장수), 매파(媒婆:중매인), 건파(虔婆:뚜쟁이)를 말한다. 드라마 ‘여의 명비전’에도 여성을 정식 의원으로 대접하지 않고 ‘약파’로 부르며 비아냥거리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