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교회 김 집사는 올해 일흔일곱입니다. 평생 고향을 떠난 적이 없고 농사일말고는 다른 일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초등학교는 다녔지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서 아직도 글을 읽고 쓸 줄 모릅니다. 교회 집사라는 직분은 일찍부터 맡았지만 글을 모르다 보니 성경을 읽을 줄도 모릅니다. 성경 이야기 가운데 알고 있는 것은 귀로 들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지만 어디를 가든 성경은 꼭 가지고 다닙니다. 들에 일하러 갈 때도 성경을 들고 나가 논두렁 밭두렁에다 두고 일하고, 나들이 갈 때도 꼭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김 집사는 여러 해 전부터 기도 제목을 대통령 예수라고 정해놓고 새벽 일찍 일어나 찬물에 목욕하고 무릎 꿇고 앉아서 통성기도를 합니다. 예수가 많이도 말고 딱 5년만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일을 해 달라고 말입니다. 김 집사는 예수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였다는 성경 이야기는 사람들이 각자 제 혼자서만 먹으려고 끝까지 숨겨둔 것을 남김없이 모두 꺼내게 하여 서로 나누어 먹도록 한 것이라고 합니다. 김 집사는 지금 우리나라는 바로 이런 예수의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고 예수가 딱 5년만 우리나라 대통령을 하면 우리나라는 세세 영원히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김 집사의 통성기도 소리가 하도 커서 김 집사네 개도 그 소리를 듣고 일찍 잠을 깨고 이웃들의 개도 그 소리를 듣고 일찍 잠을 깹니다. 그러나 김 집사의 이웃들은 김 집사의 통성기도 소리를 잠결에 듣고도 그냥 잡니다. 못 들은 체하고 그냥 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