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 형님 / 이 정 근
머슴 살면서 그 해 새경 받아 어린 자식들 키우고 남의 힘든 농사 도맡아 짓고 그도 모자라 허드렛일까지 한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고는 가난과 무지뿐 눈에는 늘 어리숙함이 가득하다 쥐눈이 콩알만 한 동네 어린것들까지 지 애비를 닮아 "창수야!"라고 이름을 부른다 뒷산에 소 몰고 가서 한나절 있다가 돌아올 때면 먹을 걸 잔뜩 따다가 내 손에 꼭 쥐여주던 창수 형님은 그 해 겨울 농삿일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다 몇 년 후 우리집이 서울로 이사를 오고 나서 다시 머슴살이 왔다고 하던데 군 제대 후 서울 서부역 육교 위에서 본 모자 깊숙이 눌러 쓰고 어디론가 급히 헐떡이며 뛰어가던 그 사람 창수 형님 아닐까 몰라 풀밭에 송아지 묶어놓고 풀잎 물고 누워 하늘 보며 늘 가슴 한쪽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고 내 손 꼭 잡고 서럽게 소리 내어 울던 창수 형님이 아닐까 몰라
|
첫댓글 배독하고 갑니다 시인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창수형님을 매개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정겹고 푸근한 시, 그리움이 듬뿍 묻어납니다, 선생님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향에 대한 많은 느낌도 이야기도 있지만
재주가 부족하여 제대로 표현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평생 허드렛일과 고된 농사일로 거칠어졌을 형님의 손과 삶을 시적으로 미화한 표현 좋네요 제목을 시적으로 바꿔보세요 예를 들어
바람의 지문 아니면 텅빈 가슴으로 살던 그 사람 등
읽어주시고 답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