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나리는데, 하염없이 나리는데
토욜이라서 늦잠에 빠져있는 딸들 뭘 멕이나 궁리하다가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 만들어 줄 것을 확정지었다.
그리하여 추줄추줄 비가 나리는데 우산 쓰고 간편한 슬리퍼를 끌고 나섰던 것이었다.
오늘 일자 조선, 중앙일보도 사리라 마음 먹었다. 통증 클리닉에서 받아온 처방전에 따른 약도 사야 했고.
추줄추줄, 터덜터덜 ... 걸어가다가 미끈! 고무 슬리퍼 바닥이 미끄러워 빗물에 미끄러질 뻔 했다.
나의 오른쪽 엄지 발가락이 시멘트 턱에 부딪히면서 미끄러질 뻔을 모면케 했다.
'에고, 하마터면 **통 깨질 뻔 했네!'
중얼중얼...
약국에 들러 약을 짓고 정육점에 들러 돼지고기 한 근을 사들고 추줄추줄, 터덜터덜... 에고, 발가락이야!
추줄추줄, 터덜터덜... 에고, 밝가락이야!
점점 부어오르는 느낌. ㅡㅜ
젖은 양말을 보송보송 양말로 갈아신으면서 자세 보았더니만 오른쪽 엄지 발가락의 발톱이 부러질 듯 가로로 금이 가 있다.
불쌍한 오른쪽 엄지 발가락!
주인이 넘어지는 사고를 여린 몸으로 버텨낸 것이다. 그 한 목숨 다 바쳐서.
지금까지도 시큰새큰, 욱씬욱씬, 둥 두두우웅둥 -
비 내리는 날, 뜨거운 인스턴트 커피는 여전히 운치짱이다.
오른쪽 엄지 발가락이 계란만하게 부어 올랐다. 얘에게 어떻게 고마움의 뜻을 전하나. ^^
비는 하염없이 나리고 또 나리는데.
첫댓글 엄지발가락 희생덕에 그나마...다행이네요. 저는 그날 삼척 갔다가 유적지 앞에 세워진 해설글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다가가다가 앞에 골이 있는지도 모르고 발을 내딛여 골에 빠져서 죽는줄 알았어요.ㅋㅋ 첨엔 괜찮더니 버스타고 오는 내내 발이 붓더니 나중엔 걷지도 못할정도였어요.ㅎㅎ 3일 새큰거리더니 지금은 괜찮네요.
맙소사....조심하셔요
아프시겠다. 저 역시 엄지발을 지하철에서 몇번이나 밢혀서 발톱이 죽어서 매니큐로 가리고 다닙답니다. 후유증을 위하여 동네 한의사에게 침 한대 라도 비 그치면 맞으세요. 아님 소염제라도 드셔야할 터인데....이재철교수님은 고관절 부러진가운데 방에서 엄지발가락까지 뿌러져서 이 더위에 고생이 심하시지요.
옴살... 심심찮고 재미지고만. 욱씨인...*^^*
마마,ㅡ 비오는날 슬리퍼를 신고 나가심은 실로 무지몽매한 행위이옴이다. 통촉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