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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ver tango 원문보기 글쓴이: 제리
저에게 지난 일주일은 어둠의 터널이었습니다. 발단은 월요일에 시작되었죠. ‘저 인간은 왜 내 앞에서 얼쩡대는 거지?’, ‘날씨는 왜 이렇담?’ 이런 류의 시시껄렁한 이유를 핑계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죠. 그게 일주일 동안 지속이 된 겁니다. 화요일은 찌뿌둥해진 컨디션을 핑계로 한 잔, 수요일은 술자리를 핑계로 한 잔, 목요일쯤 되면 이왕 버린 몸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집에서 혼자 맥주캔을 홀짝거리게 되는 거죠. 그렇게 일주일동안 밤마다 알콜을 섭취하다 보니 심신이 피폐해지고 생활도 엉망이 되더군요. 가을로 접어드는 요 근래 하늘은 왜 그렇게 푸르고 구름 한 점 없던지. 높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이런 내 자신이 마치 퀴퀴한 골방 한구석, 옷장 밑에 숨어드는 바퀴벌레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우울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저의 신세한탄은 각설하고, 험험... 그렇게 어둠의 자식으로 변해가고 있는 저를 갱생의 길로 인도한 것은 바로 오나다의 스페셜 코스요리였어요.
지난 일요일, 저는 언제나처럼 오나다를 찾았습니다. 오나다는 아르헨티나 탱고식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집에서 20분 정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종종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서 들르는 곳이지요. 아, 그러고 보니 지난달은 중독증세를 보이며 매일 밤 그곳을 찾아 늦게까지 포식을 했군요. 덕분에 살이 좀 빠지기도 했죠. (일주일 간의 음주로 인해 뱃살이 재빨리다시 돌아오긴 했지만요.) 이곳 음식의 특징은 다른 곳과 달리, 먹으면 먹을수록 살이 빠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메뉴가 달라지죠. 물론 올데이 서빙되는 요리도 한가지 있습니다. 처음 가는 손님이나 오래된 단골 같은 경우 가장 좋아하는 스탠다드 대표요리지요. 매일같이 재료와 메뉴는 천차만별 달라지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 탱고식 요리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 레스토랑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변형된 퓨전요리가 아닌 순수 아르헨티나 탱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이 도시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죠. 풍문에 의하면 이곳 쥔장님들이 직접 아르헨티나에서 요리법을 배워 온 1세대라고 하더군요. 어찌되었건 저에겐 이런 입 맛 맞는 레스토랑이 집 근처에 있다는게 다행이지요.
일요일은 레슨이 있는 날이었어요. 이 탱고식 요리의 특이한 점 하나가 음식 먹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도대체가 전혀 손을 댈 수 없다는 거예요. 여러 등급별 레슨이 많은데 5개월째 요리를 먹고 있는 저는 지금 중급레슨을 듣고 있죠. 요리를 먹는데 무슨 레슨이 필요하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세상만사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입니다. 의자에 앉아 가슴을 펴고 정확한 자세로 포크와 나이프를 쥐는 것이 기본이죠. 물론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하얀 테이블보위에 갓 서빙되어 나온 따끈따끈한 요리를 어떤 마음으로 먹고, 음미하고, 미각으로 느껴서, 어떻게 맛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 정말이지 생각해보면 굉장히 복잡하고 범우주적인 문제입니다. 간초, 볼레오, 사까다가 연결되는, 한마디로 힘 쪽 빠지는 레슨을 듣고 나서 오나다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다른 레스토랑의 디너타임보다는 조금 늦은 시간인 아홉시쯤 되어야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들어오고, 음식들이 화덕 위에서 지글거리며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일주일의 단기알콜중독으로 심신이 피폐해진 저는 휙휙 돌리는 꽤 고난이도의 레슨을 듣고 후라, 몇 가지 음식들을 두서 없이 먹고는 바로 지쳐버렸습니다. 사실 이렇게 넉다운 상태가 되면 어떤 산해진미가 눈앞에 있어도, 입안에 들어와도 제대로 맛을 볼 수가 없죠. 줄 끊어진 삐에로 인형처럼 축 쳐져있던 저는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서 알콜주사나 한 대 맞던가 해야겠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앞으로 아페리티프(서양요리의 정찬에서 식욕증진을 위하여 식사 전 마시는 술입니다.)로 ‘골든 셰리’가 걸어 오는게 아니겠어요. 그리곤 “한번 맛보지 않겠어?” 하고 새침하게 멘트를 날리는 겁니다. 참참참, 제가 잊고 말을 안 했군요. 이 레스토랑의 특징 중 하나가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주로 메뉴가 손님을 향해 걸어옵니다. 물론 음식을 먹을 손님이 메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자가 보편적인 에티켓이래나, 뭐래나 그렇답니다. 우선 이 ‘골든 셰리’주로 말할 것 같으면 오나다의 가장 높은 선반, 어두운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호리호리한 병에 담겨 있는 술입니다. 사람들 말로는 가장 오래 숙성되었고, 맛도 이름 값을 한다고 하는데, 이 술이 좀 까탈스럽고 낯을 가리는지라 주로 오래된 단골들에게만 간혹 맛 뵈어진다고 하더군요. 전에 한번 맛을 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아직 음식 먹는 법도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고, 처음 마시는 술이라고 긴장을 했던 터라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꿀꺽 한 모금에 삼켜버렸지요. 그런 ‘골든 셰리’주를 두 번째로 맛을 볼 기회가 왔지만 저의 컨디션은 최악이었어요. ‘음, 이 상태론 제대로 음미할 수가 없겠는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콜중독자가 몸상태 안 좋다고 술 거부하는거 봤습니까? 그래, 마셔보는 거야. 하고 씩씩하게 술잔을 들었습니다. 용기는 가상했으나 바로 문제점이 발생하더군요. 이 술을 어떤 자세로 마셔야 되는지, 어떤 손의 모양으로 잔을 들어야 하는지 익숙치가 않은거에요. 긴장과 낯설음으로 셰리주의 강한 향을 맡자마자 캑캑거리며 뒤로 물러나다 구두굽이 뒤엉키고 말았죠. 그러자 ‘골든 셰리’가 킥킥거리며 웃는 게 아니겠어요. ‘이런 고얀놈을 봤나’하고 당장 경을 치고 싶었지만 제풀에 놀란거 어쩝니까. 호흡을 가다듬고 한 모금 입에 머금었죠. 약초냄새같은 강한 향과 달리 입안에 느껴지는 첫 맛은 편안하더군요. 가벼우면서도 경쾌한 장난끼도 느껴지고, 오래 숙성된 술이라 그런지 기본 중심이 되는 맛은 탄탄했습니다. 생각보다 맛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는 여유 있는 자세로 천천히 향을 음미한 후, 두 모금째를 삼켰죠. 피곤할 때 마셔서 그런 걸까요? 아랫배부터 확 알콜 기운이 솟구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거 센데.’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어느새 전 세 모금째 잔을 입술에 대고 있었죠. ‘골든 셰리’주는 확실히 저의 에너지를 자극하고 있었어요. 무감각하게 방치되어 있던 신경들이 팔딱거리고 순환하기 시작했죠. 세 모금을 힘겹게 삼킨 후, 전 재빨리 “고마워, 잘 마셨어.” 하고 인사를 했죠.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면 취기로 휘청거릴 것 같았거든요. 뒷걸음질치다 구두굽까지 걸렸는데 더 흉한 꼴을 보일 순 없지 않겠어요? ‘골든 셰리’는 나의 인사에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뭐라고 궁시렁거리며 다시 찬장 위로 기어올라가더군요.
‘오래된 술이 독하긴 독하군.’ 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 저에게 쓱 다가온 것은 에피타이저로 준비된 아르헨티나 전통음식 ‘엠빠나다’였어요. 이름이 어렵군요. 이것이 뭐냐하면 일종의 미트파이라고 보면 되요. 우리나라의 만두나 중국의 춘권과 비슷한데 크기는 더 크죠. 바삭바삭한 것이 꽤 고소합니다. 이 메뉴도 추측컨대 처음 개발 된지 일년은 넘은 것 같아요. 한동안 오나다에 보이지 않다가 오랜만에, 늦은 밤 쓱 나타난 것이지요. 전에 지방에서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지라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는 ‘골든 셰리’주로 자극된 위장을 달랠 겸, 한 입 베어 물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담백한 것이 지방에서 맛보았을 때보다 훨씬 맛이 좋아졌더군요. 부드러운 껍질 속에 고기와 옥수수, 말린포도, 올리브등 각각 재료의 맛이 조화되면서 얼얼한 위장을 채워주었습니다. 미트파이의 태도가 또 어찌나 공손한지 한 입 먹고 나면 “ 어떻습니까?, 입맛에 맞지 않으신 부분이라도?” 하며 매번 물어보는 거에요. 전 한 입 먹을 때마다, 아직 입 속에 남아있는 음식물로 우물거리면서 “맛이 좋은걸요. 호호호...”하고 웃어주었죠. 미트파이의 부드러운 담백함은 저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미각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주었어요. 그건 마치 호수 위에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처럼 규칙적인 파장을 만들며 탱고식 요리에 대한 저만의 미각을 살려놓았지요. 주먹 크기 만한 미트파이 하나를 다 먹고는 흡족한 표정으로 미트파이에게 안녕을 고했습니다. 워낙 공손하고 예의바른 미트파이인지라 저 역시 고개 숙여 인사를 세 번이나 했죠. 그래도 손님입장에선 공손한 요리가 나아요. 어떤 오만불손한 요리는 글쎄 한 입 먹자마자 손님의 스타일이 자신의 맘에 안 드는지 고개를 획 돌리고 사라지질 않나, 자신의 취향에 맞게 먹어달라며 먹는 내내 잔소리를 하고 이런저런 요구들을 하죠. 그런 요리들은 아무리 맛이 좋고, 오래된 메뉴더라도 딱 질색이에요.
아페리티프와 전채요리로 어느 정도 원기를 회복한 저에게 드디어 메인요리가 저벅저벅 다가왔습니다. 원기를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쉬지 않고 먹어서인지 발바닥도 따끔따끔 아팠고 몸상태도 나른한게 제대로 맛을 볼 자신은 없었죠. 메인요리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아사도’라는 아르헨티나의 대표 요리입니다. 쇠꼬챙이에 끼워서 구운 바베큐인데 아르헨티나 카우보이인 가우초들이 먹던 소고기로 요즘엔 손님이 먹기 좋게 썰어서 메인디쉬에 신선한 계절별 야채와 함께 나오죠. 이 요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손님이 원하는 부위를 친절하게 제공한다는 거에요. 처음 온 손님은 아직 뼈 주변 살의 맛을 모르고 먹는 방법도 모르거든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가장 연하고 부드러운 살을, 왕성한 식욕을 가진 손님에겐 이런저런 다양한 부위를 맛 볼 수 있게 해주죠. 저 역시 오나다에 들를 때마다 매일같이 먹기 때문에 꽤 친해졌어요. 전 그를 ‘바베큐선생’이라 부르죠. 요리중의 요리라고 할 수 있고, 워낙 매일같이 요리법을 연구하고 스스로를 불살라 수많은 손님들을 접대하기 때문에 그의 제자 메뉴들도 꽤 많습니다. 저도 그에게 탱고식 요리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배웠죠.
“놀면 뭐하니, 제리야. 이제 메인요리를 먹어보는게 어때?”
세상에, 이 말은 제가 허걱하는 요리의 신청멘트에요. 손님이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그건 요리가 손님에 대한 기본 자세가 아니죠. 물론 친밀한 관계고 우스개 소리라는 것도 알지만 종종 어떤 요리들은 편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런 멘트를 날리더군요. ‘바베큐선생’은 워낙 가깝게 알아온 사이이고, 5년 전통의 순수 오리지널 한우임을 알기 때문에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죠. 다른 메뉴들은 쉽게 손님에게 그런 멘트를 날려서는 안되요. 얼마나 올드한 메뉴의 냄새가 납니까? 손님이 우아하게 포크를 쥐고 싶어도 초장부터 분위기 싹 깨죠. ‘바베큐선생’은 먹을 준비를 하며 의자를 당겨 앉는 저의 모습을 보고 피곤한 저의 몸과 미각상태를 바로 알아차렸어요. 그래서 우선은 천천히 야채샐러드부터 권하더군요. 새콤한 간장과 무즙으로 버무린 야채는 물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훌륭했지만 저는 자신이 없었어요. 두 번 정도 포크를 깔짝거리다가는 “아무래도 오늘은 일찍 집에 가야할 것 같아. 바베큐 선생. 너를 맛보기엔 나의 컨디션이 영 엉망인걸.”하고 포크를 내려놓으려고 했죠. 그런데 ‘바베큐선생’은, “아니. 이럴 때일수록 더욱 열심히 먹어야 해.” 하며 저에게 포크를 다시 한번 살포시 쥐어 주더군요. 이번엔 사워소스와 허브가 뿌려진 으깬 감자에 손을 댔죠. 음... 역시 맛있더군요. 5년 전통은 괜한 말이 아니에요. 으깬 감자를 입안에 넣자 ‘골든 셰리’와 ‘미트파이’로 자극 받고, 작게 소용돌이치던 미각의 에너지가 살아나면서 맛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죠. 온몸의 감각이 부드러워지면서 재료의 질감과 조화에 완전히 젖어들었습니다.
“어때 맛있지? 오늘은 누에보소스가 뿌려진 특별요리란다. 기대하렴.”
‘바베큐선생’이 저의 귀에 대고 속삭였죠. 이미 샐러드와 으깬 감자로 볼티지가 높아진 미각 때문에 저는 약간 얼이 빠져있었는지라 풀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죠. 뭐랄까... 이때의 미각 상태는 섬세하고 날카로운 느낌과는 틀렸어요. 새벽녘, 잠에서 깬 청정한 정신상태의 집중력이 아니라 취함 속에 있는, 허리케인 내부의 정적과도 같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무서우리 만치의 고요한 맑음이죠. 전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그의 목소리에 이끌려 나이프를 들고 고기를 썰어 입안에 가져갔습니다. 누에보소스 고기요리는 전에도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쉬운게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느끼해질 수도 있고, 소스와 재료가 따로 놀기 쉬운 어려운 소스이지요.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바베큐선생’은 스탠다드형이어서 누에보소스 역시 스탠다드하게 소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예상은 빗나갔죠. 소스의 비트에 따라 바베큐의 갈비결을 타고 화려하게 녹아드는 육즙이 저의 온몸의 감각을 바로 요리와 일치시키는게 아니겠어요. 저는 입으로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전신으로 바베큐를 먹는 것 같았죠. 상상해보세요. 관능적인 누에보소스를 뒤집어 쓴 저의 모습을. 한 입을 먹고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상태는 마지막 한 조각을 해치울 때까지 지속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먹었는지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내가 포크와 나이프는 제대로 들고 썰었는지, 입으론 어떻게 가져갔는지. 끝나고 나서 ‘바베큐선생’도 꽤 만족을 하더군요. 자신의 오랜 경험에 비춰보면 그런 피곤한 상태에서 집중을 하면 더 높은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면서요.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마지막 마무리 동작으로 우아하게 냅킨을 쥐고 입을 닦았어야 했는데 요리에 감동한 나머지 접시를 붙들고 고개를 숙인채 헐떡거렸다는 점이죠. ‘바베큐선생’ 마무리를 멋지게 못해 미안해요.
막상 메인디쉬가 깨끗이 비워진 채 식탁 위에서 사라지자 전 어쩔 줄을 몰랐어요. 어떤 강력한 것이 미각과 온몸을 훑고 지나가자 공황 상태에 빠진 거죠. 그래서 제가 허겁지겁 후식으로 선택해서 품에 안은 것이 평소에도 즐겨먹던 ‘단호박타르트’에요. 이게 잘못 만들면 굉장히 밍밍하고 밑의 케잌부분이 딱딱해질 수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단호박타르트’는 항상 같은 맛을 저에게 선사하죠. 수수한 달콤함. 말이 어째 좀 그런가요. 안정감 있으면서 부드러워서 마음이 을씨년스럽거나 우울할 때 그를 먹으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위로 받게 되는 그런 메뉴랍니다. 물론 단조롭지도 않아요. 위에 계피향이 솔솔 뿌려져 있기 때문에 질리지도 않고 하룻밤에 두세 개쯤은 문제없이 먹어 치울 수 있죠. 어느새 늦은 시각, 오나다 레스토랑도 손님들이 거의 빠져나간 즈음 ‘단호박타르트’도 주섬주섬 재료들을 챙겨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재빨리 불러 세웠죠. “단호박타르트, 나에게 한 입 맛을 보여 줄 수 있겠어? 오늘밤 후식으로 정말 너가 필요해.” 그는 평소의 친절한 얼굴로 다시 재료들을 재정비하고선 나에게 따뜻한 달콤함을 맛보여주었죠.
어때요? 이 정도 코스요리면 갱생의 길로 접어들 만하지 않아요?
제가 오나다레스토랑에 출입하기 시작한지 오개월째 접어들지만 이제껏 이런 스페셜 코스요리가 있는지도 몰랐답니다. 언제쯤 다시 맛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치고 힘들 때 다시 먹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기치 않게 찾아온 멋진 코스요리였답니다. Thanks, Thanks...
첫댓글 너무 멋진 오나다 레스토랑 나도 가고 잡다.... 전식부터 후식까지 나도 맛보고 잡다..............너무글을 잼있게 쓰시네요
요리 둘의 정체는 알거 같군 -_-;
이글을 쓰신분이 울 에버 아부지가 맞으신지 모르겠다..워낙 이런 긴글을 보지 못한지라..궁금~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