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고대 이집트 신화-세트(Seth)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9대 신 가운데 하나로 라, 오시리스, 이시스등과 함께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신이다. 대지의 신 게브와 하늘의 여신 누트 사이에서 태어난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 대호루스 5남매 중 하나다. 순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오시리스보다는 동생으로 나오는게 일반적.
2. 신앙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은 세트(Seth 또는 set)이나 그 외에도 많은 이름이 있다. 셋, 세테슈, 수테흐 등. 이름의 뜻이나 기원은 불명확하다. 단 고대 이집트인의 기록에서 추정컨대 '혼란을 부추기는 자', '황폐하게 하는 자', '주정꾼' 이 세 가지 뜻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것도 추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널리 숭상되던 신 중 하나로 사막과 이방인의 신이며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신으로 여겨졌다. 그 외에 대상인 캐러반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으며 난폭함, 전쟁, 혼란, 악, 태풍 등을 상징했다. 사실 나쁜 재앙과 혼란보다는 트릭스터에 가까운 이미지였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악신으로만 여겨지는 불우한 신이지만 사실은 고대 이집트에서 크게 숭상된 신이며 상 이집트의 수호신이자 주신으로 하이집트를 대표하는 호루스와 함께 상하 이집트의 결합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역대 파라오는 자신들이 호루스와 세트의 후계자라 자처했고 역대 파라오에게 강력함을 부여하는 신으로 그 지위가 높았다. 그의 지위가 추락하여 단순한 악신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이집트 제3중간기 때의 일로 외부세력의 침입과 정복 등으로 정세가 매우 혼란스러울 때의 일이다.
신화 전반에 걸쳐서 그에게 붙는 가장 일반적인 수식어는 "가장 위대한 강력함"이다. 이러한 수식어와 신화 전반에 나타나는 묘사로 알 수 있듯이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닌 전쟁의 신으로 태양신 라가 암흑의 땅을 통과할 때 암흑과 혼돈을 상징하는 뱀 아포피스를 물리쳐 태양신 라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 허나 라이벌 호루스를 괴롭힐 때에 아포피스로 변신하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 오리지날과 달리 라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그 외에도 역대 파라오는 자신이 세트 신의 강력함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꾸준히 어필했다. 제 18왕조의 부조 중에서는 투트모세 3세가 세트 신에게 무예를 배우는 장면을 묘사했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주로 상이집트에서 숭상되었고 그 중 옴보스가 세트 신앙의 중심이였으나 후에 힉소스 왕조가 세워지면 그들이 세트 신과 자신들의 전통신과의 공통점을 발견해서인지 힉소스의 근거지인 하이집트의 델타 삼각지 일대에서 세트 신앙이 융성해졌다고 힉소스 왕조와 경쟁하던 제 17 왕조 및 제 18왕조도 전란의 와중에 전쟁신인 세트의 가호를 바랬는지 여러 왕들이 그에게 신전을 지어서 바쳤다. 후에 제 19왕조를 개창하는 람세스 1세가 바로 세트 신을 받드는 하이집트 출신의 신관 가문이며 그 때문인지 람세스 1세의 뒤를 이은 왕의 이름이 세티 1세였다. 세티란 '세트 신이 세우신 왕'이란 뜻이며 그 이후로 왕명에 세트의 이름을 넣은 왕이 심심치않게 출현했다. 이 제 19왕조 시대에는 사막으로 이어지는 관문인 '세페르메루의 지배자'라는 칭호가 더해졌으며 통상 도시와 오아시스의 지배자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제20왕조가 시작되면서 현대인들이 흔히 기억하는 세트의 악마화, 혹은 추락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조차 비교적 외곽에 있는 주요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를 '도시와 오아시스의 지배자'라 부르며 숭배했다. 그러나 벽화에서 세트의 자칼머리를 파내버린다음 토트의 따오기 머리를 새겨넣는 짓들을 후대에 많이 했다고 한다. 기록말살형 후새드. 신화상으로 이시스 및 호루스와 대립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 이시스에 대한 숭배가 유행하면서 악신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졌고, 고대 로마에까지 이시스 신앙이 성행하면서 악신으로 널리 알려져서 이것이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3. 세트의 동물
보통 세트를 상징하는 짐승에는 가젤, 하이에나, 하마 등이 있다고 하는데, 세트를 묘사한 이집트 미술에서 보면 거의 항상 인간의 몸에 맥 개과 동물로 추정되는 동물의 머리를 가진 신이다. 세트의 모티브가 된 짐승은 긴 주둥이에 네모난 귀, 갈라진 꼬리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어떤 동물을 바탕으로 했는지 이집트 학에서의 난제였다. 상상의 동물을 바탕으로 했다는 설와, 지금은 멸종한 개과를 바탕으로 했다는 설, 또 그리고 연구에 따르면 근방의 사막 부족이 사냥용으로 기르는 개의 한 종류를 바탕으로 했다는 얘기가 있다. 특히 상상의 동물이라는 설이 그간 받아들여졌지만, 현재 들어와서는 맨 마지막의 설 역시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 부족에선 세트가 묘사된 그림을 보면 너무나도 당연히 자신들의 개를 연상한다고. 더욱이 그들 부족은 사냥할 때 매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그 두 동물들은 사냥에 있어서 경쟁 상대이자 조력자라는 묘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것이 호루스와 세트라는 이집트 신화 체계와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오카피라는 설도 대두되고 있다.
* 호루스가 새인 매로 표현된 것을 보면 그 형제인 세트 역시 들짐승인 개가 아니라 긴 부리에 검은색의 새인 까마귀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벽화에 표현된 세트의 모양을 보면 부리부터 온 몸이 까만색인 까마귀 형상이다.
다만 완전한 동물의 형태로 세트 신을 묘사할 때는 마치 그레이 하운드처럼 표현했다. 현재로서는 어떤 동물을 모티브로 삼았는지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
4. 세트와 호루스의 충돌
본디 이집트의 주신 중 하나였으나, 상이집트와 하이집트 간의 전쟁에서 세트를 믿는 쪽이 패함에 따라 악신 계열로 흡수되었다는 설이 존재한다. 이는 호루스 신화나 오시리스와 라 간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다. 이집트 역사상 무역이 중흥할 때는 라가, 농업이 중흥할 때는 오시리스가 신들의 왕으로서 여겨졌다.
실제 초기 이집트 왕조에서 세트를 추종하는 왕조와 호루스를 추종하는 세력의 대결이 있었던 것 같다. 초창기의 파라오들은 자신의 이름을 궁정을 본뜬 도형(세레크) 안에 새겨넣고 그 위에 호루스 신을 새겼는데, 제2 왕조의 세케미브 왕은 자신의 이름을 페립센으로 바꾸고 호루스를 세트 신으로 대체했다. 이후 제 2왕조의 마지막 왕인 카세켐위는 세트와 호루스 모두를 새겨 넣었으며, 3왕조 시대에 이르면 호루스가 파라오를 상징하는 주신이 되었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세트 신앙은 유지되었으며 중요한 신이었고 힉소스 시기에 크게 숭상되다가 제 18왕조에 세트 신앙이 중흥기를 맞게 된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이다.
아무튼 오시리스의 형제신으로, 형인 오시리스가 왕이 되자 형을 시기하여 오시리스를 죽이고 왕권을 차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오시리스를 죽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희한한데, 멋진 관을 하나 짜서는 이 관의 크기와 똑같은 몸을 지닌 신에게 관을 선물하겠다고 신들에게 내기를 걸었다. 당연히 오시리스의 수치에 딱 맞게 만든 관. 오시리스가 들어가자마자 관 뚜껑을 닫아 못을 박은 다음에 바다에 버렸다. 이시스가 수소문해서 관이 흘러간 외국을 찾아가 오시리스의 시신을 이집트에 가져왔는데 세트가 그걸 발견하곤 시신을 뺏어 13토막내 이집트 곳곳에 숨겨놨다. 이시스는 다시 네프티스의 도움을 받아 시체 조각을 모아 부활시켰고 오시리스는 죽은자들의 세계로 가 그 곳의 신이 되었다. 다만 오시리스의 성기는 나일강의 물고기가 먹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대신 인조 성기를 달았다고 한다.. 지못미 아무튼 오시리스와는 실질적인 성교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아들인 호루스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토트가 나타나서 알려줬다. 그후 세트 몰래 호루스를 낳고 키우게 도와준것도 토트, 나중에 알아챈 세트가 호루스를 중독시키는데 그걸 치유하도록 도운것도 토트..
이 세트와 호루스의 왕위 다툼에서는 토트 신을 제외한 신들은 모두 호루스를 지지했다 세트를 지지했다 하면서 갈팡질팡했다. 지식과 시간의 신인 토트만이 일관되게 호루스를 지지하고 태양신 라만이 일관되게 세트를 지지했다. 이 경쟁에서 세트도 바보같은 짓을 저질렀지만 호루스는 아예 어머니 이시스 여신에게 사악한 짓을 저지르는 등.. 서로서로 큰 실수를 저지르며 80여년을 경쟁을 했는데 싸움 방법도 가지가지이다.
무려 19금 싸움도 있는데, 세트가 호루스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호루스를 유혹하는데 성공해 같이 잠자리를 든다. 그런데 세트가 사정할 때 호루스는 세트가 모르게 허벅지 사이에 손을 놓아 정액을 낚아채곤 이시스에게 말한다. 이시스는 경악하며 아들의 손을 잘라내 버리고 나일강에 던져 넣었다. 그리곤 이시스가 심지어 아들을 상대로 수음하여, 정액을 채취한 뒤 세트가 좋아하는 상추에 몰래 뿌리고 먹이는데 성공. 세트가 신들을 모아놓고 호루스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자신이 더 우위에 있다는걸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정액이 호루스의 뱃속에 있다고 주장하는데, 정액을 소환해보니 나일강 속에 있었다. 호루스가 똑같이 자신의 정액을 부르자 세트의 뱃속에서 답한건 당연한 결과..
그럼에도 세트는 자신이 졌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80년 간이나 지속된 싸움에 신들도 지쳐버렸고 결국 마지막 경쟁을 하기로 했는데, 돌로 만든 배로 누가 먼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나. 호루스는 나무로 만든 배를 돌로 만든것처럼 꾸며서 진짜 돌로 만든 배를 몬 세트를 가볍게 이겼는데, 이제야 세트가 호루스를 인정해서 호루스의 승리로 일단락되었다. 어떻게 보면 트릭스터의 상징이었던 세트가 호루스에게 속아 넘어갔다는 설정으로 세트가 결정적으로 졌다고 결론을 내린 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