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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박이한단위(魯酒薄而邯鄲圍)
노나라 술이 진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나라의 서울 한단이 초군에게 포위됐다는 뜻으로, 아무 잘못도 없이 뜻밖의 화를 입는 것을 말하는데, 세상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인과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일종의 나비효과를 일컫는 말이다.
魯 : 나라이름 노(魚/4)
酒 : 술 주(酉/3)
薄 : 엷을 박(艹/13)
而 : 말이을 이(而/0)
邯 : 땅이름 한(阝/5)
鄲 : 조나라 서울 단(阝/12)
圍 : 둘레 위(囗/9)
출전 : 장자(莊子) 외편(外篇) 거협(胠篋)
이 성어는 장자(莊子) 거협(胠篋)에서 장자가 유가(儒家)를 공격하면서 비유로 나온 이야기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前略)
그래서 도척(盜跖)의 무리들이 도척에게 "도둑질하는 데도 도가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故跖之徒問跖曰: 盜亦有道乎.
도척이 말했다. "어디엔들 도가 없을 수 있겠느냐? 무릇 사람들이 집안에 감추어 논 재화를 미루어 알아 맞히는 것이 성(聖)이고, 도둑질할 때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고,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이고, 도둑질이 가능할지 여부를 미리 아는 것이 지(知)이고, 도둑질한 물건을 고루 분배하는 것이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않고 큰 도둑이 된 자는 아직까지 천하에 없었다."
跖曰: 何適而无有道邪. 夫妄意室中之藏, 聖也; 入先, 勇也; 出后, 義也; 知可否, 知也; 分均, 仁也.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 天下未之有也.
이로 말미암아 살펴보건대 착한 사람도 성인(聖人)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세상에 설 수 없고, 도척 같은 도둑도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도둑질을 할 수 없게 된다.
由是觀之,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 跖不得聖人之道不行.
그런데 천하에는 착한 사람이 적고 착하지 않은 사람이 많으므로, 성인이 천하를 이롭게 하는 것은 적고 도리어 천하를 해롭게 하는 일이 많은 것이다.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 則聖人之利天下也少而害天下也多.
그러므로 '입술이 없어져 이가 시리고 노(魯)나라의 술이 묽어서 조(趙)나라의 한단(邯鄲)이 포위된 것처럼, 성인이 나옴으로 해서 큰 도둑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故曰; 脣竭則齒寒, 魯酒薄而邯鄲圍, 聖人生而大盜起.
(下略)
'노(魯)나라의 술이 묽어서 조(趙)나라의 한단(邯鄲)이 포위되었다'는 이야기에 두 가지 설이 있다.
초선왕(楚宣王)이 제후들을 회견할 때, 노(魯)나라 공공(恭公)이 도착이 늦은데다가 진상한 술까지 매우 싱거웠다.
초선왕이 화를 내자 공공이 말했다. "이 몸은 주공(周公)의 후예로 왕실에 몸을 담은 사람입니다. 왕께 술을 보낸 것이 이미 예절과 체면을 잃은 것인데, 왕께서 술이 싱겁다고 책망을 하시니 더 미안해할 일이 아닌 듯합니다."
그러고는 말도 없이 돌아가 버렸다. 초선왕은 이에 제(齊)나라와 함께 병사를 일으켜 노나라를 치려고 했다. 양혜왕은 항상 조(趙)나라를 공격하고 싶었지만 초나라가 조나라를 도와줄 것이 걱정되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초나라의 요청이 있었으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조나라 수도 한단(邯鄲)은 노나라의 술이 싱거웠던 것 때문에 애꿎은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史通注) 莊子魯酒薄而邯鄲圍.
(郭象注) 楚宣王朝諸侯.
魯恭公後至而酒薄. 宣王怒欲辱之. 恭公不受命. 宣王乃發兵與齊攻魯. 梁恵王常欲擊. 趙而畏楚救趙. 楚以魯為事. 故梁得圍邯鄲言事相由也.
다른 이야기로는 육덕명(陸德明)이 '장자(莊子) 거협(胠篋)을 해석한 내용 속에서 전하는 것이 있다.
초나라가 제후들을 만날 때, 노나라와 조나라가 초왕에게 술을 바쳤는데, 노나라 술은 싱겁고 조나라 술은 맛이 진했다. 술을 담당한 초나라 관리가 조나라에게 술을 요구했으나 조나라가 주지 않았다.
楚會諸侯, 魯趙俱獻酒于楚王, 魯酒薄而趙酒厚. 楚之主酒吏求酒于趙, 趙不與.
관리가 화가 나서 싱거운 노나라 술과 진한 조나라 술을 바꿔서 바쳤다. 초왕이 조나라 술이 싱겁다고 하여 한단을 포위하고 공격했다고 했다.
吏怒, 乃以趙厚酒易魯薄酒奏之. 楚王以趙酒薄, 故圍邯鄲也.
노나라의 맛없는 술이 어쨌기에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킨 작은 변화가 시간이 흘러 점차 커지면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소한 사건이 뜻하지 않게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동양고전에도 나비효과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장자(莊子) 거협(胠篋)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노주박이한단위(魯酒薄而邯鄲圍)라는 말이 있다. 노(魯)나라의 술이 싱겁고 맛이 없는데 한단(邯鄲)이 포위된다는 것이다. 한단은 조(趙)나라의 수도이다.
노나라의 술이 싱겁고 맛이 없는 것과 조나라의 수도 한단이 포위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이 말은 뜻밖의 일에 연관되어 화를 당함을 나타날 때 쓰인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초(楚)나라가 제후(諸侯)들과 회동할 때 노나라와 조나라에서 초(楚)나라에 술을 바쳤다. 노나라에서 바친 술은 그야말로 싱겁고 맛이 없었던 데 반해 조나라에서 바친 술은 매우 맛이 좋았다고 한다.
이를 담당한 초나라의 관리가 조나라 측에 그 맛좋은 술을 더 요청하였던 데서 사단이 발생하였다. 조나라에서 그 초나라 관리의 청을 거절하고 더 이상의 술을 바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앙심을 품은 초나라 관리는 노나라의 싱겁고 맛없는 술을 조나라 술이라고 하여 임금에게 바꾸어 올렸다.
그러자 초나라 임금이 화가 나서 조나라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여기에서 노나라의 싱겁고 맛없는 술이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공격하게 되었다고 하게 된 것이다. 사실은 조나라의 술이 맛이 있어서 문제가 된 것이기는 하지만.
조나라 측에서 보자면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일은 글러져 버렸으니 뒤늦게 시비곡직을 따져본들 무엇 하겠는가. 뇌물을 챙기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못된 초나라 관리 하나 때문에 괜스레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게 되었으니 그게 그저 기막힐 따름이다.
어찌 보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비일비재할 지도 모른다. 분명 그런 못된 관리의 온당하지 못한 청 따위는 거절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또 그 나름대로의 방책이나 지혜가 필요할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을 일으키는 나비 효과처럼, 사소한 말과 행동이 일파만파로 번져 논란이 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파문이 커진 뒤에는 변명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장자(莊子) 외편(外編) 거협편(胠篋篇)
이편은 사마천도 장자의 전기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유가(儒家)를 공격하고 노자의 도(道)를 밝히는데 취지가 있가고 볼 수가 있다.
노자의 '양자론(兩子論)'인 유와 무의 대립과 변화의 움직임을 포함해서 쉴새 없이 운행하는 근원적인 것, 그것 자체는 깊고 헤아릴 수 없는 것이므로, 이를 현(玄)이라고 한다.
본디 현은 검은 색이지만 순수한 흑이 아니고, 붉은 기운을 지닌 흑이다. 곧 어둡고 분명 하지 않은 색깔을 말하므로, 노자의 도(道)는 무한정하고 포착하기 어려운 일면을 현(玄)이란 말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노자는 무(無)가 만물을 낳는 것이고, 유(有)는 만물을 멸하게 하는 것임을 설명하고, 나아가서 양자(兩子)가 실은 동일하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대립은 상대적인 것으로 서로가 전화(轉化)되어 바뀌는 것이므로 사물의 한 일면에만 집착하는 절대적 가치관을 부정하고 있다.
때문에 노자의 주장은 장자의 주장과 너무나도 흡사하고 중복 되어 있다. 노자의 담백(淡白)이란 말을 장자는 염담(恬淡)이란 말로 노자 이론을 옹호하기도 한다.
1. 성인이란 큰 도적의 보호자에 불과하다
將爲胠篋探囊發匱之盜而爲守備, 則必攝緘縢固扃鐍.
상자를 열고 자루를 뒤지고 궤를 여는 도둑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끈으로 잘 묶고 빗장과 자물쇠를 잘 채워야 한다.
此世俗之所謂知也.
이것이 이른바 세상에서 말하는 지혜이다.
然而巨盜至, 則負匱揭篋擔囊而趨, 唯恐緘縢扃鐍之不固也.
그러나 큰 도둑이 들면 궤짝을 짊어지고 상자를 둘러메고 자루째 들고 달아 나면서, 그들은 묶은 끈과 채운 빗장과 자물쇠가 단단하지 않을까 오히려 두려워 한다.
然則鄕之所謂知者, 不乃爲大盜積者也.
그렇다면 앞서의 이른바 지혜라는 것은, 큰 도둑을 위해 오히려 쌓아 준비해 두는 셈이 아닌가.
故嘗試論之.
그러므로 시험삼아 이 문제를 논의해 보자.
世俗之所謂知者, 有不爲大盜積者乎.
이른바 세상에서 지혜라고 말하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서 재물을 쌓아두는 것이 아닌 게 있는가.
所謂聖者, 有不爲大盜守者乎.
이른바 성인이란 큰 도둑을 위해서 지키는 자가 아니겠는가.
何以知其然邪.
무엇으로 그것을 알 수가 있는가.
昔者齊國隣邑相望, 鷄狗之音相聞, 罔罟之所布, 耒耨之所刺, 方二千餘里.
옛날 제나라에서는 인구가 많고 부유하여 이웃 마을이 서로 바라보고 있어, 닭이나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렸고, 그물을 치는 곳과, 농기구로 갈고 일구는 땅이 사방 2000 여리나 되었다.
闔四竟之內, 所以立宗廟社稷, 治邑屋州閭鄕曲者, 曷嘗不法聖人哉.
나라 안 곳곳에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을 세우고, 읍옥(邑屋)과 주려(州閭)와 향곡(鄕曲) 등의 행정구역을 다스리면서, 어느 것 하나 성인의 법도를 따르지 않은 게 있었던가.
然而田成子一旦殺齊君而盜其國.
그러나 전성자(田成子)가 하루 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도둑질 했다.
所盜者豈獨其國邪.
도둑질 한 것이 어찌 그 나라 뿐이겠는가.
竝與其聖知之法而盜之.
아울러 성인과 지혜로운 자가 이룩한 법도까지도 훔친 것이다.
故田成子有乎盜賊之名, 而身處堯舜之安, 小國不敢非, 大國不敢誅, 專有齊國.
그래서 전성자는 도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도, 몸은 요(堯)와 순(舜)과 같이 평안함을 누렸으나, 작은 나라는 감히 비난하지 못했고, 큰 나라도 감히 치지 못했으니, 12대에 걸쳐서 제나라를 지배했다.
則是不乃竊齊國, 竝與其聖知之法以, 守其盜賊之身乎.
이것이 곧 제나라를 도둑질하고, 아울러 성인과 지혜로운 자가 이룩한 법도까지 차지함으로써, 도둑의 몸을 지킨 것이 아니겠는가.
2. 성인이 없어져야 도둑도 없어진다
嘗試論之.
한 번 더 이 문제를 논해보자.
世俗之所謂至知者, 有不爲大盜積者乎.
이른바 세속의 지극히 지혜로운 자는, 큰 도둑을 위해 쌓아두는 자가 아니겠는가.
所謂至聖者, 有不爲大盜守者乎.
이른바 성인이란 큰 도둑을 위해 지키는 자가 아니겠는가.
何以知其然邪.
무엇으로 그것을 아는가.
昔者龍逢斬, 比干剖, 萇弘胣, 子胥靡.
옛날 용봉(龍逢)은 참살됐고, 비간(比干)은 가슴이 찢겨졌고, 장홍(萇弘)은 창자가 끊겼고, 자서(子胥)는 썩어 문드러 졌다.
故四子之賢而身不免乎戮.
이렇듯 이 현명한 네 사람도 그 몸은 죽음을 모면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故跖之徒問於跖曰: 盜亦有道乎.
그래서 도척의 무리가 척에게 물었다. "도둑에게도 또한 도가 있습니까?"
跖曰: 何適而无有道邪.
척이 대답했다. "어딘들 도가 없겠느냐.
夫妄意室中之藏, 聖也; 入先, 勇也; 出後, 義也.
무릇 방안에 감춰 둔 것을 대강 알아 맞히는 것은 성(聖)이고,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勇)이고, 남보다 뒤에 나오는 것은 의(義)이다.
知可否, 知也; 分均, 仁也.
가부를 아는 것은 지(知)이고, 고르게 나누어 갖는 것이 인(仁)이다.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 天下未之有也.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 큰 도둑이 된 자는 천하에 없었다"
由是觀之,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 跖不得聖人之道不行.
이렇게 살펴 보면 착한 사람이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스스로 서지 못하듯이, 도척도 성인의 도를 얻지 못했다면 그 도를 행하지 못했으리라.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 則聖人之利天下也, 少而害天下也多.
천하에 착한 사람은 적고 착하지 못한 자는 많으니, 성인이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은 적고, 천하를 해치는 일은 많은 것이다.
故曰; 唇竭則齒寒, 魯酒薄而邯鄲圍, 聖人生而大盜起.
그래서 말이 있지 않은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고, 노나라 술은 묽어지면 한단이 포위되고, 성인이 생기면 큰 도둑이 일어난다"고.
掊擊聖人, 縱舍盜賊, 而天下始治矣.
성인을 배격하고 도둑을 풀어 줄 때 비로소 천하가 다스려 진다.
夫谷虛而川竭, 丘夷而淵實, 聖人已死, 則大盜不起, 天下平而无故矣.
무릇 냇물이 마르면 골짜기가 비고, 언덕이 무너지면 못이 메워지듯이, 성인이 죽으면 큰 도둑이 일어나지 않아 천하가 평화롭게 된다.
聖人不死, 大盜不止.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 도둑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雖重聖人而治天下, 則是重利盜跖也.
비록 성인을 존중해 천하를 다스린다 하더라도, 이는 도척같은 인간을 더욱 이롭게 할 뿐이다.
3. 성인의 법도에 따라 나라를 훔친다
爲之斗斛以量之, 則竝與斗斛而竊之.
爲之權衡以稱之, 則竝與權衡而竊之.
되나 말을 만들어 주어 그것으로 되게 하면, 되나 말을 함께 훔치고, 저울을 만들어 주어 그것으로 달게 하면, 곧 저울을 함께 훔친다.
爲之符璽以信之, 則竝與符璽而竊之.
爲之仁義以矯之, 則竝與仁義而竊之.
부신이나 옥새를 만들어 주어 그것으로 믿게 하면, 부신과 옥새를 함께 훔치고, 인의로써 바로 잡으려고 하면 인의를 함께 훔쳐 버린다.
何以知其然邪.
무엇으로 이것을 아는가.
彼竊鉤者誅, 竊國者爲諸侯.
저 허리띠를 훔친 자는 처형되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
諸侯之門而仁義存焉, 則是非竊仁義聖知邪.
제후의 가문에 인의가 있다면, 이는 곧 인의와 성인의 지혜를 훔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故逐於大盜, 揭諸侯.
그러므로 큰 도둑이 한 대로, 제후가 일어나는 것이다.
竊仁義竝斗斛權衡符璽之利者, 雖有軒冕之賞弗能勸, 斧鉞之威弗能禁.
인의와 함께 되와 말, 저울, 부신, 옥새의 이로움을 훔치는 것은, 비록 높은 벼슬의 상으로도 권할 수 없고, 무거운 형벌로서도 금할 수가 없다.
此衆利盜跖而使不可禁者, 是乃聖人過也.
이렇듯 거듭 도척을 이롭게 하면서도 금하지 못하는 것은, 곧 성인의 허물이라고 할 수 있다.
4. 인위적인 도덕과 기교가 세상을 어지럽힌다
故曰; 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不可以示人.
그러므로 "물고기는 못을 떠나면 안 되고, 나라의 이기(利器)는 남에게 보이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彼聖人者, 天下之利器也, 非所以明天下也.
저 성인도 천하의 이기이므로 세상에 밝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
故絶聖棄知大盜乃止, 擿玉毁珠, 小盜不起.
그러므로 성인을 없애고 지혜를 버리면 큰 도둑이 없어지고, 옥을 내던지고 구슬을 깨버리면 작은 도둑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焚符破璽而民朴鄙, 掊斗折衡, 而民不爭.
부신을 불사르고 옥새를 깨뜨려 버리면 백성들이 순박해 지고, 말(斗)을 쪼개 없애고 저울을 부러 뜨리면 백성들은 다투지 않을 것이다.
殫殘天下之聖法, 而民始可與論議.
천하의 성법(聖法) 즉 천하의 성인이 정한 법을 모조리 없애 버리면, 백성들은 서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
擢亂六律鑠絶竽瑟, 塞師曠之耳, 而天下始人含其聰矣.
육률을 어지럽히고 피리와 거문고를 불태워 없애고, 사광의 귀를 막아 버리면, 천하 사람들의 귀가 비로소 밝아질 것이다.
滅文章, 散五采, 膠離朱之目, 而天下始人含其明矣.
화려한 무늬를 없애고, 오채(五采)를 흩뜨리고, 이주(離朱)의 눈을 붙여 버리면, 천하 사람들의 눈은 비로소 밝아질 것이다.
毁絶鉤繩而棄規矩, 攦工倕之指, 而天下始人含其巧矣.
먹줄과 갈고리를 부숴 버리고 곱자나 그림쇠를 버리고, 공수(工倕)의 손가락을 부러 뜨리면, 천하 사람들이 비로소 교묘한 재주를 가지게 될 것이다.
削曾史之行, 鉗楊墨之口, 攘棄仁義, 天下之德始玄同矣.
증삼(曾參)과 사추(史鰌)의 행실을 깎아 없애고,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의 입을 막아 인의를 버리면, 천하의 덕이 비로소 오묘한 도와 똑같게 될 것이다.
彼人含其明, 則天下不鑠矣.
사람들이 저마다 그 밝음을 안으로 지니면 천하는 어지럽지 않게 될 것이고,
人含其聰, 則天下不累矣.
사람들이 저마다 귀 밝음을 안으로 지니면 천하는 번거롭지 않게 될 것이고,
人含其知, 則天下不惑矣.
사람들이 저마다 그 지혜를 안으로 지니면 천하는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人含其德, 則天下不僻矣.
사람들이 저마다 그 덕을 안으로 지니면 천하는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彼曾史楊墨師曠工倕離朱, 皆外立其德而以爚亂天下者也, 法之所无用也.
저 증삼, 사추, 양주, 묵적, 사광, 공수, 이주는, 모두 그 덕을 밖으로 내세움으로써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 자들이므로, 올바른 법도로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5. 지혜의 발달로 세상이 혼란스러워 졌다
子獨不知至德之世乎.
그대만이 유독 지극한 덕이 베풀어졌던 세상을 알지 못하는가.
昔者容成氏, 大庭氏, 伯黃氏, 中央氏, 栗陸氏, 驪畜氏, 軒轅氏, 赫胥氏, 尊盧氏, 祝融氏, 伏羲氏, 神農氏, 當是時也.
옛날에 용성씨, 대정씨, 백황씨, 중앙씨, 율륙씨, 여축씨, 헌원씨, 혁서씨, 존로씨, 축융씨, 복희씨, 신농씨 등의 시대가 있었다.
民結繩而用之, 甘其食, 美其服, 樂其俗, 安其居.
당시의 백성들은 새끼에 매듭을 지어 글자로 썼고, 먹는 음식을 달게 먹었고, 입는 옷을 아름답게 여겼으며, 그들의 풍속을 즐겼고, 그들이 사는 집을 편히 여겼다.
隣國相望, 鷄狗之音相聞, 民至老死而不相往來.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 보이고, 개와 닭의 울음소리가 서로 듣릴 정도였지만, 늙어 죽을 때까지 왕래하지 않았다.
若此之時, 則至治已.
이와 같은 시대야 말로, 지극히 잘 다스려진 시대인 것이다.
今遂至使民延頸擧踵曰, 某所有賢者, 贏糧而趣之.
그러나 지금은 백성이 목을 길게 늘이고 발돋움을 하여, 어디에 현자가 있다 하며 양식을 둘러메고 달려 가기에 이르렀다.
則內棄其親而外去其主之事, 足跡接乎諸侯之境, 車軌結乎千里之外, 則是上好知之過也.
즉 안으로는 그 어버이를 버리고 밖으로는 임금 섬기는 일을 저버린 채, 그들의 발자취는 제후의 땅에까지 이어졌고, 수레바퀴의 자국은 천 리 밖까지 이어졌으니, 이는 곧 윗사람이 지혜를 좋아한 것에서 생겨난 잘못이다.
上誠好知而無道, 則天下大亂矣.
윗사람이 참으로 지혜를 좋아할 뿐 도가 없다면,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다.
何以知其然邪.
무엇으로써 그러한 줄을 아는가.
夫弓弩畢弋機變之知多, 則鳥亂於上矣.
저 활, 쇠뇌, 새그물, 주살, 방아쇠 등의 도구를 이용하는 지혜가 많아지자, 새들은 하늘에서 어지럽게 날게 되었다.
鉤餌罔罟罾笱之知多, 則魚亂於水矣.
낚싯바늘, 미끼, 그물, 반두, 통발 따위를 만드는 지혜가 많아지자, 물고기들이 물 속에서 어지럽게 헤엄치게 되었다.
削格羅落罝罘之知多, 則獸亂於澤矣.
그물을 치는 몽둥이나 올가미, 토끼 그물 등의 지혜가 많아지자, 짐승들은 늪에서 어지럽게 뛰어 다니게 되었다.
知詐漸毒頡滑堅白解垢同異變多, 則俗惑於辯矣.
교묘한 속임수와 중상모략, 원망, 교활, 견백의 궤변, 욕됨, 동이의 변설등이 많아 지자, 세상 사람들이 그 변설에 미혹하게 되었다.
故天下每每大亂, 罪在於好知.
그래서 천하는 번번이 혼란스럽게 되었는데, 이것은 지혜를 좋아한 것에서 생겨난 것이다.
故天下皆知求其所不知, 而莫知求其所已知者.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기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줄은 알고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추구할 줄은 모른다.
皆知非其所不善, 而莫知非其所已善者.
모두가 좋지 않게 여기는 것을 비난할 줄은 알아도, 자기가 이미 좋다고 생각한 것을 비난할 줄은 모른다.
是以大亂.
이리하여 세상은 크게 혼란해 지는 것이다.
故上悖日月之明, 下爍山川之精; 中墮四時之施, 惴耎之蟲, 肖翹之物, 莫不失其性.
그러므로 위로는 해와 달의 밝음을 가리고, 아래로는 산천의 정기를 불태워 없애며, 가운데로는 사철의 변화를 파괴하여 땅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로부터, 하늘을 나는 작은 날개를 가진 새에 이르기까지 그 본성을 잃지 않은 것이 없다.
甚矣. 夫好知之亂天下也, 自三代以下者是已.
심하다. 지혜를 좋아한다는 것이 천하를 어지럽힘이 하, 은, 주의 3대 이후로 모두 이와 같았다.
舍夫種種之民而悅, 夫役役之佞; 釋夫恬淡无爲, 而悅夫啍啍之意; 啍啍已亂天下矣.
저 순박한 백성을 버리고 경박하고 간사한 인간을 좋아하며, 저 담백하고 욕심없는 태도를 버리고 수다스런 말 뜻을 기뻐하니, 수다야 말로 이미 천하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초기 값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즈가 고안한 이 개념은 이후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론이지만 나중에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 이론은 로렌츠가 '결정론적인 비주기적 유동(Deterministic Nonperiodic Flow)'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결정론적 카오스(Deterministic Chaos)의 개념을 일깨운 새로운 유형의 과학 이론이었다.
로렌츠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커져서 결국 그 결과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나비효과는 이렇듯 처음에는 과학이론에서 발전했으나 점차 경제학과 일반 사회학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다.
가령 1930년대의 대공황이 미국의 어느 시골 은행의 부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이것은 나비효과의 한 예가 되는 것이다.
또한 1달 후나 1년 후의 정확한 기상예보가 불가능하듯이 주식이나 경기의 장기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것도 이러한 나비효과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魯(노나라 로/노, 노둔할 로/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물고기 어(魚; 물고기, 로)部와 '말하다'의 뜻인 白(백; 나중에 曰로 쓰여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말하는 것이 둔한 일, 바뀌어 '어리석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魯(로/노)는 ①노둔(老鈍)하다(늙어서 재빠르지 못하고 둔하다) ②미련하다 ③노(魯)나라 ④성(姓)의 하나 ⑤나라의 이름(주나라의 제후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완고할 완(頑)이다. 용례로는 미련하고 둔함을 노둔(魯鈍), 어리석고 미련함을 노망(魯莽), 둔하고 미련한 성질을 노질(魯質), 아내를 남편의 무덤에 합장함을 노부(魯祔), 어리석고 소박함을 노박(魯朴), 魯자와 魚자가 틀리기 쉬운 데서 글씨의 오류를 이르는 말을 노어(魯魚), 어리석고 미련함을 박로(朴魯), 거칠고 노둔함을 황로(荒魯), 글자를 잘못 쓰기 쉬움을 가르키는 말을 노어지오(魯魚之誤), 魯와 魚는 글자 모양이 비슷해 틀리기 쉽다는 뜻으로 글자를 잘못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노어지류(魯魚之謬), 노양공의 창이란 뜻으로 위세가 당당함을 이르는 말을 노양지과(魯陽之戈), 魚자와 魯자를 식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무식함을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공맹孔孟의 고향이란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곳을 이르는 말을 추로지향(鄒魯之鄕),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하다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등에 쓰인다.
▶️ 酒(술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水(수; 액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酒자는 '술'이나 '술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酒자는 水(물 수)자와 酉(닭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酉자는 술을 담는 술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술병을 그린 酉자에 水자가 더해져 있으니 酒자는 '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고대에는 酒자와 酉자의 구별이 없었다. 酉자도 '술'이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酉자가 십이지(十二支)의 열째 글자인 '닭'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酒자가 '술'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酒(주)는 어떤 명 아래에 쓰이어 술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②잔치, 주연(酒宴) ③술자리, 주연(酒筵) ④무술(제사 때 술 대신에 쓰는 맑은 찬물) ⑤술을 마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간단한 잔치를 주연(酒宴),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이나 밥 따위를 팔고 또 나그네도 치는 집을 주막(酒幕),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을 주배(酒杯), 술 친구를 주붕(酒朋),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를 주석(酒席), 술을 파는 집을 주가(酒家), 술집을 주점(酒店), 주포(酒舖), 주옥(酒屋), 주청(酒廳),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술에 취하여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막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주정(酒酊), 술을 마시는 분량을 주량(酒量), 술을 잘 마시는 사람으로 주량이 아주 큰 사람을 주호(酒豪),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아침에 마시는 술을 묘주(卯酒),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를 모주(母酒),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끊음을 단주(斷酒), 술을 못 먹게 금함 또는 먹던 술을 끊고 먹지 않음을 금주(禁酒), 빛과 맛이 좋은 술을 미주(美酒), 별다른 방법으로 빚은 술 또는 이별할 때 마시는 술을 별주(別酒),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을 박주(薄酒),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술을 우려 마심 또는 그 술을 엽주(獵酒),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고기나 나물 따위를 안주(按酒), 술을 썩 좋아함을 애주(愛酒),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이 따로 있다는 뜻으로 주량은 체구의 대소에 관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주유별장(酒有別腸),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술 마시는 용과 시 짓는 범이라는 뜻으로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룡시호(酒龍詩虎),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을 주입설출(酒入舌出),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말을 돈제일주(豚蹄一酒) 등에 쓰인다.
▶️ 薄(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은 ❶형성문자로 簿(박)의 속자(俗字)이다. 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薄)는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이 다다른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溥(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서로 가까이 모여 무더기로 더부룩하게 나다, 가까이 모인다는 뜻에서 '얇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薄자는 '엷다'나 '얇다', '야박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薄자는 艹(풀 초)자와 溥(넓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溥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넓다'나 '펴다'는 뜻을 갖고 있다. 薄자는 이렇게 모종을 심는 모습을 그린 溥자에 艹자를 더한 것으로 '풀이 떼 지어 자라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에 '얇다'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薄(박)은 ①엷다, 얇다 ②적다 ③야박(野薄)하다 ④싱겁다 ⑤맛없다 ⑥깔보다, 업신여기다 ⑦척박(瘠薄)하다 ⑧가까워지다 ⑨숲 ⑩대그릇(대로 만든 그릇) 그리고 ⓐ동자기둥(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벽) ⓑ두공(枓栱: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차례로 짜올린 구조)(벽) 그리고 ㉠풀의 이름(보) ㉡박하(薄荷: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이다. 용례로는 대나 갈대 따위로 만든 그릇을 박기(薄器), 적은 이익을 박리(薄利),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를 박명(薄命), 많지 않은 봉급을 박봉(薄俸),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얇은 심덕이나 적은 덕행을 박덕(薄德), 상냥하고 아담한 자태를 박미(薄媚), 적디 적음을 박소(薄少), 적은 수확을 박수(薄收),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아주 나쁨을 박악(薄惡), 굳세지 못하고 여림을 박약(薄弱),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박재(薄才), 인정이 적음을 박정(薄情), 어린 마음과 뜻을 박지(薄志),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보잘 것 없는 학식을 박학(薄學),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적은 녹봉이라는 뜻으로 불행을 이르는 말을 박록(薄祿),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일컫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아주 자질구례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물을 이르는 말을 박물세고(薄物細故),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일컫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태로움을 일컫는 말을 박빙여림(薄氷如臨), 더할 수 없이 박함을 일컫는 말을 박지우박(薄之又薄), 메마른 밭과 논을 일컫는 말을 박전박답(薄田薄畓), 맛이 변변하지 못한 술과 산나물이란 뜻으로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박주산채(薄酒山菜)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邯(땅 이름 감, 조나라 서울 한)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阝=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甘(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邯(감, 한)은 ①땅의 이름 ②강(江)의 이름, 그리고 ⓐ조(趙)나라의 서울(한) ⓑ조(趙)나라의 수도(首都)(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중국 하북성 남서부 태행 산맥의 동쪽 기슭에 있는 도시를 한단(邯鄲),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한단이라는 여관의 베개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의 헛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한단지침(邯鄲之枕),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단지보(邯鄲之步),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자기의 본분을 버리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다가 두 가지다 잃음을 이르는 말을 한단학보(邯鄲學步) 등에 쓰인다.
▶️ 鄲(조나라 서울 단)은 형성문자로 郸(단)은 통자(通字), 郸(단)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阝=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單(단)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鄲(단)은 ①조(趙)나라의 서울, 수도(首都) ②조(趙)나라, 나라의 이름 ③현(縣)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중국 하북성 남서부 태행 산맥의 동쪽 기슭에 있는 도시를 한단(邯鄲),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한단이라는 여관의 베개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의 헛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한단지침(邯鄲之枕),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단지보(邯鄲之步),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자기의 본분을 버리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다가 두 가지다 잃음을 이르는 말을 한단학보(邯鄲學步) 등에 쓰인다.
▶️ 圍(에워쌀 위, 나라 국)는 ❶형성문자로 囲(위)의 본자(本字), 围(위)는 간자(簡字), 囗(위)는 고자(古字), 囯(국), 囶(국), 囻(국), 国(국), 圀(국), 國(국)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큰입구 몸(囗; 에워싼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韋(위)로 이루어졌다. 둘러 싸는 것, 둘러싸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圍자는 '둘레'나 '에워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圍자는 韋(가죽 위)자와 囗(에운담 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韋자는 성(城) 주위를 둘러싸고 경비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韋자가 '둘레'나 '에워싸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다룸가죽'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囗자를 더한 圍자가 '둘레'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圍(위, 국)는 ①에워싸다 ②둘러싸다 ③포위하다 ④두르다 ⑤지키다 ⑥사냥하다 ⑦둘레 ⑧경계(境界) ⑨포위 ⑩아름(양 팔을 벌려 낀 둘레) 그리고 ⓐ나라, 국가(國家)(국) ⓑ서울, 도읍(都邑)(국) ⓒ고향(故鄕)(국) ⓓ고장, 지방(地方)(국) ⓔ세상(世上), 세계(世界)(국) ⓕ(나라를)세우다(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쌀 포(包), 머금을 함(含), 두루 주(周), 묶을 괄(括)이다. 용례로는 바둑 또는 바둑을 둠을 위기(圍期), 바둑을 둠을 위기(圍棋), 삥 둘러싸고 섬을 위립(圍立), 한 아름 정도의 큰 나무를 위목(圍木), 경계선에 설치한 담을 위장(圍障), 어떤 지역이나 현상을 둘러쌈을 위요(圍繞), 빙 둘러 얽어맴을 위결(圍結), 빙 둘러 에워 싸서 곤욕을 줌을 위곤(圍困), 빙 둘러 에운 안을 위내(圍內), 빙 둘러 치게 만든 휘장을 위장(圍帳), 포위하여 잡음 또는 에워싸고 지킴을 위파(圍把), 달아나지 못하게 포위하여 막음을 위폐(圍閉), 테두리가 정해진 구역을 범위(範圍), 어떤 곳의 바깥이나 둘레를 주위(周圍), 도망가지 못하도록 둘러쌈을 포위(包圍), 굳게 포위함을 견위(堅圍),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막아서 에워쌈을 방위(防圍), 에워싸고 공격함을 공위(攻圍), 머리 둘레를 두위(頭圍), 포위한 것을 풂을 해위(解圍), 빙 둘러 에워 쌈을 환위(環圍), 달무리나 해무리 따위의 둥그런 테두리를 운위(暈圍), 어떤 환경이나 어떤 자리 등에서 저절로 만들어져서 감도는 느낌을 분위기(雰圍氣), 울타리를 둘러 치고 흙을 모아 표를 한다는 말을 위리봉표(圍籬封標),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게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두어 둔다는 말을 위리안치(圍籬安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