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카페'(cafe.daum.net)에 등록된 관련 커뮤니티만 82개. 인터넷 전체에서 통계를 내 본다면 수백 단위를 기록할만한 '해리포터' 팬클럽이 일순간에 웅성거리고 있다.
13일부터 '해리포터'가 서울 시내 11개 대형매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
마치 마법처럼, 한 순간에 일어난 '해리포터'의 실종은 그 팬들의 심기를 이만저만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해리포터'의 퇴출은 서울시내 대형서점의 모임인 '종합서점 연합회(이하 종서회)'의 결정에 따른 일. 이유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내고있는 '문학수첩'이 인터넷 서점에 이를 할인 공급하고 있다는 것.
한편 주요 서적 도매상들도 14일 모임을 갖고 '문학수첩'측이 인터넷 할인 업체에 공급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해리포터’를 취급하지 않기로 해 앞으로는 지방 중소형 서점에서도 '해리포터'를 만나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정작 '문학수첩' 측은 "10일전부터 인터넷서점에 책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데 왜 우리 책이 빠져야 하는지 의아할 뿐”이라는데.
'종서회'측은 "자체확인 결과 문학수첩은 비공식적으로 온라인서점 등에‘해리포터’ 시리즈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도서 반품도 고려 중'이라는 상황.
결과적으로, '해리포터'의 퇴출은 오프라인 대형서점들과 인터넷 서점간, 그리고 이에 맞물린 출판 협회들간의 싸움으로부터 파생된 '등터짐' 혹은 '본보기'라 할 수 있는데.
사정이 이러하자 '해리포터'의 친구들이 '볼드모트' 물리치기에 나섰다. '볼드모트'란 '해리포터' 소설에 등장하는 악당 마법사로, '어둠의 마법'으로 세계의 질서를 무너트리려는 '악의 화신'. 즉, '종서회'가 '볼드모트'에 비유된 것이다.
현재 '해리포터' 팬클럽들은 '해리포터 클럽'(www.harrypotterclub.co.kr)을 중심으로 '해리포터 읽을 권리 지키기' 운동을 시작했다.
클럽회원들은 「볼드모트가 머글 서점에서 우리의 교과서인 해리 포터 시리즈를 없애려고 합니다. 많은 마법사 여러분은 해그리드가 두들리 가족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냈듯이 다같이 힘을 모아 해리 포터를 읽을 권리를 지킵시다」를 외치며 '해리포터' 퇴출에 협력한 대형서점들에 항의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띄우고 있다.
'해리포터'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지쳐서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이 종종 생겨나,'미국 서적상협회(ABA)'에서 '해리포터 금단증상'이라는 공식 용어까지 발표한 이 상황에서의 '해리포터' 퇴출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