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돋 잠 안와서 써보는 도서관 사서 여시의 진상컬렉션

[INSOMNIA]

내가 듣거나 겪은 도서관 천태만상

내 기준에 진상같은 거 써본 거고
다른 사서들 모두 이런 사람들을 진상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점 명확히 합니다




책에 메모나 낙서 혹은 고의로 접거나 찢기
주의 주는데도 시끄럽게 하기
반납예정일 지나서 연체됐는데 "한번만 봐주시죠?" 떼 쓰기
책 안읽을거면서 다 빼놓고 가기 혹은 제자리 아닌 곳에 꽂아서 섞어놓고 가기
직원을 아가씨, 언니, 누나, 야 등의 호칭으로 부르기
이건 다른 거에 비하면 걍 애교수준



책 빌린 채로 잠수
이거도 너무나 흔한 경우
n개월 연체자부터 n년 연체자까지 기간별로 존재함
독촉전화하면 갖다주겠다고 말만 하고 안갖다주기도 하고
아예 도서관 번호 뜨면 안받거나 도서관 번호 스팸 등록해두기도 함
분명히 반납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사서들이 일일이 모든 책꽂이를 다 뒤져서 찾아야함ㅠ
근데 대부분 나중에 집에서 찾았다고 가져옴



나중에 갈거니까 자기가 볼 책 미리 찾아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전화
도서관 직원이 전담비서, 심부름꾼인가요
그리고 다른 먼저 오신 분이 보시는 게 맞기 때문에 거절하지만 돌아오는 건 폭언과 민원



책 담을 봉투 좀 주세요
여기가 마트도 아니고 책 담을 가방이나 봉투 찾는 황당한 경우
놀랍게도 적반하장으로 봉투가 없으면 이 많은 책을 어떻게 가져가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애 좀 봐주세요
오늘 애 봐줄 사람이 없다며 자녀를 봐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음
저는 아이돌보미가 아닙니다


형제품, 저랑 수다떨고 놀아요!
사실 도서관 일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다른 행정 업무도 많은데
그에 비해 티오가 매우 적게 나는 직종이 사서임..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서들은 1인당 업무량이 굉장히 많은 편
나도 외국 영화나 드라마 속 사서들처럼 이용자 한 분 한 분 눈 맞춰주면서 "굿모닝 챨리 어제 본 면접은 어땠어요? 오 다행이군요 합격하면 맥주 한잔 사는거죠? 헤이 캐서린 어제 알려드린 제 파이 레시피는 어땠나요? 블라블라" 하고 싶지만 불가능함
근데 자꾸 내 옆에서 진득하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싶은 분들이 있음ㅠ 응대를 안할 수 없으니 적당히 대답해드리고 끝내려하지만 네버엔딩스토리... 시간은 속절없이 가고, 결국 잔업 각 야근 각
대화 내용은 신변잡기적인.. 본인의 취미생활이나 자녀이야기, 맛집 방문기 등등
나한테 연애는 왜 안하냐 결혼은 생각 없느냐 월급은 얼마냐 이런 질문도 하심
난 대개 다른 이용자께서 뭐 도와달라고 하시면 그걸 핑계로 대화 끊고 도망 가는 편ㅠ



도서관에서 나는 냄새(향)가 마음에 안들어요
이런 민원도 가끔 있는데, 관련해서 정말 뜨악했던 에피소드가 있음
은사님이 겪으신 이야기인데 도서관 냄새 관련해서 여러 번 항의한 민원인이 있어서 결국엔 못버티고 방향제를 비치했는데 방향제 비치하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향이 아니라고 또 민원 넣었다고 함



물건 좀 맡아주세요
근처에 볼일 보고 올 동안 물건 보관 요청도 가끔 있음
자기가 빌렸던 책 보관도 있지만 개인 물건 보관에 대한 부탁도 들어옴



도서관 PC에서 혹은 노트북 가져와서 야동 시청
길게 설명 안해도 되겠지...
끔찍하지만 눈 딱 감고 가서 경고하거나 퇴실 요청해야하는데 말 안들으면 경찰 부름
가끔 자위행위까지 하는 사람도... 네.. 있습니다... 휴....



직원이 도라에몽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님
펜, 연필, 칼, 가위, 풀 등등 각종 학용품은 물론 물티슈, 핸드크림, 손톱깎이, 폰 충전기 같은 생활용품까지 빌려달라고 함
문제는 가져간 뒤로 감감무소식임
그리고 일하고 있는데 불쑥 책상으로 손이 들어와서 포스트잇 떼어가거나 티슈 뽑아가거나 뭘 집어가는 분도 있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당황스럽다



보물찾기 빌런
자기 사상과 안맞는 책을 숨기거나, 반대로 혼자 독점하고 싶은 책을 숨김
소화전, 책꽂이 맨위, 자판기 뒤쪽 틈새 등등 책이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 힘든 곳에 숨겨둠
그리고 이건 내가 대학생 때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목격한 건데 공부할 때 편하려고 신는 슬리퍼나 담요 같은 것들을 책꽂이 맨 위에 숨겨놓고 가는 애들도 있었음(집에 들고 갔다가 다음날 다시 들고 오기 귀찮아서)



숨바꼭질 빌런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일 있었다는 도서관들 많이 있음
화장실 청소도구함 같은 데에 숨어있다가 도서관 문 닫으면 슬그머니 나와 마음대로 돌아다닌 사건
이건 주로 노숙자분들이...



말 나온 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숙자
화장실도 있고 의자도 있고 정수기도 있고 냉난방까지 되는 공공시설이다보니 노숙인이 많은 지역의 도서관은 노숙자 문제도 참 골치임
행색부터 다른 이용자들이 싫어하는데 오래 안씻다보니 냄새가 많이 나서 피해가 큼ㅠ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공도서관에서 이용자가 아무 짓도 안하고 그저 걸어 들어오기만 했는데 내쫓기가 쉽지 않음



노숙자 아닌데도 도서관을 내 집처럼 생각하는 분
웃통 벗고 세면대에서 나름의 요령으로 등목이나 샤워를 하거나, 머리 감거나, 발 씻는 분들 많음... 난 하라고 해도 못할 거 같은데 대단함
도서관 이용 도중에 저러는 분들도 있고 근처에서 운동하거나 놀다가 땀나서 그러기도 함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주는 건 물론
뒷정리 안하고 가서 거품이 가득하다거나 모래, 털 등이 남아있어서 직원들이 치워야 함
대중 목욕탕이나 자택에서 씻어주시면 안될까요?





프로그램 노쇼
요즘은 도서관에서 꽤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함
연사 초청해서 강연도 하고, 직접 참여하는 학습•교양 프로그램들이 많음
보통은 일정 인원을 신청받아서 진행하고 연사, 강사 초빙이랑 준비물 같은 거 준비하려면 돈도 들어감
그런데 당일에 걍 연락도 없이 안오는 경우 정말정말정말 많음 어쩌다 한두명이 아님
준비하는 데 든 비용도 증발할 뿐더러, 참석도 안할 거면서 신청한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기회를 잃게 되지



소머즈 능력 탑재 이용자님
다른 이용자 책장 넘기는 소리, 직원들이 책 꽂는 소리, 북카트 밀 때 나는 바퀴소리 너무 시끄러워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항의함
슬프게도 이런 이용자에게 우리는 죄송하다고 양해해달라고, 혹은 더 조심해서 책을 꽂겠다고 할 수밖에 없음
실제로 책 꽂는 소리 시끄럽다고 칼부림도 일어난 적 있다는 거.. 뉴스에도 나옴



머문 자리도 아름다우면 좋으련만
지우개 가루 정도는 참아볼 수 있는데 휴지며 종이컵이며 온갖 쓰레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들
휴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도서관은 더 난리임
컵라면 샌드위치 김밥 등등 음식 먹고 나온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음
최악인 건 먹다 남긴 음식인데, 음식 싹싹 긁어먹고 쓰레기만 버리고 간 분들에게 감사할 정도
그렇다고 나름대로 치워보겠다고 일반쓰레기통이나 세면대나 변기에 왕창 집어넣지 말아줘요



볼일은 변기에 해주시궜어요?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왜 복도나 구석진 곳에 볼일을 보고 튀는 거죠??
이건 특수하게 우리 도서관에서만 있었던 헤프닝인 줄 알고 안쓰려고 했는데.. 나조차도 놀라서 믿겨지지 않았지만.. 다른 도서관에도 이런 일 몇번 있었다고.....
내가 본 떵은 다행히 책꽂이 쪽은 아니고 화장실 입구에 있었는데 다른 이용자가 먼저 발견하시고 나한테 알려주셔서 알게 됨 ㅠ



그 외에..
구석진 데에서 친구 괴롭히는 일진학생
소리지르고 기물파손하며 난동 피우는 사람 등은 우리 선에서 해결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경찰 부를 때도 있음





일단 지금 떠오르는 거는 이 정도 ㅎㅎ
또 생각나면 추가함

[음냐흥냐흥]

그거 생각난다. 이용료가 비싼 서비스 일수록 고객 수준이 높고. 가격 할인 행사하면 진상들이 몰려온다는거… 도서관은 이용료가 없으니 온갖 진상 다모인듯..

[이토]

어린이자료실에서 근무하면 자기 나갈테니까 애좀봐달라는 소리 9751846321번 들음ㅋㅋㅋㅋㅋ

보통 네? 하는 순간 부모는 이미 등돌리고 사라짐.. 애는 혼자 불안해서 동동거리고..
아 전에 데스크에서 빈자리 앉히고 돌봐준적도있네 생각해보니까...ㅎ.....

[닉네임은?]

와 그럼 뭐라고 대처해??
물건 맡아 달라는건 분실해도 상관없다는거에 동의하시면 맡아주는편인데
이건 진짜 뭐라 대답해야할지 모를...

미쳤네 ㅋㅋ... 그냥 사라지는거 뭐야...
아래 응답 너무 좋다!

[INSOMNIA]

나 어린이자료실에서 해봤는데 한 어린이를 계속해서 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혼자 있는 게 어려운 어린이라면 부모님께서 같이 계셔줘야한다고 하긴 했어ㅠㅠ

[빅웨이브빅웨이브피하지마]

최악이다..

[닉네임은?]

진짜 고생이다...이상한데서 소변이나 대변 놓는 사람은 종특인가...

[일간이슬아]

생각치도못한일들이다...... 말거는건 아닌데 들어갈때 아주 작게 고개끄덕+
안녕하세요^____^ 이정돈 괜찮아...?
난 동네 도서관 2-3주에 한번가서 혼자 내적친분이 생긴상태 ㅜㅜㅜ 안녕하세요 반납이요(예약도서) 빼곤말안하긴해,,,

[INSOMNIA]

그 정도는 당연히 괜찮!! 밝게 인사해주시면 기분 좋고 힘나!!
내가 쓴 저 분들은 30분 이상 개인적인 이야기 하심ㅠㅠ 말동무 필요하신 분들 같았음...

[음모를잘꾸미는뱀]

와우! 나도 사서인데 진짜 다 공감되고 추가로 화장실에서 몰카찍거나 직원들 관음하는 변태들도 있고 도서관에서 ㅅㅅ하는 학생들(?) 개많음. 좀 구석지거나 은밀한 곳에서 콘돔 발견되는 경우 존많...

[박경복]

그리고 전화로 우리 애가 거기 있는지 찾아서 바꿔달라, 이중 주차 때문에 내 차 못 나가니까 차주 찾아라 아주 별거별거 다 있어 저쪽 도서관은 해주는데 왜 여기는 안 해주냐 등등

[딸기바나나쵸코]

진짜 개싫다

[황도 알맹이]

반납… 반납하러가야겠다…많이 연체됐는데..

[백나라 다음달에 온대ㅎㅎ]

책 목록 주고는 이거 다 찾아달라는 부모도 있었음ㅎㅎ 본인은 앉아서 수다 떨더라

[눝눝]

프로그램 노쇼 및 도서 연체자가 진짜 세금 도둑이야.. 프로그램 시간당 최소 몇만원 몇십만원 드리고 하는건데 이용자는 재료비만 내거나 무료란말임? 근데 노쇼하면 다른 사람은 그 기회 박탈당한거잖아 미리말하면 대기자한테 연락이라도 하지 . 도서도 권당 최소 13000~30000원 돈인데 그게 세금으로 산거지 뭐겠어. 연체할 수 있음. 연락 제때 받고 반납하신다 헀으면 반납 좀.. 저번에는 시터인거같은데 남아 소변을 자료실 구석에서 컵에 보시길래 여아들 보면 어떡하냐고 이런거 삼가시라고 뭐라하고 서가밟다가 쓰러진 애들 보험처리에 젊은 부모들은 애들 두고 수다떨고 애들 달리다가 울면 우리 째려봄 우는 건 괜찮아 애들 발달상 우는 거 당연하다 보는데 방임은 개싫어 진짜 저번주는 자기 주차때문에 반납어려우니 내려와서 대기하다가 받아가라고 함ㅋㅋㅋㅋ 큰도서관만 이런거 아니고 작은도서관은 성희롱 발언도 해. 책 꽂다가 허리아파서 두드렸더니 단골 노인네가 허리 주물러 주냐고 해서 건강하니 걱정마시라고 함 진짜 개불쾌함 기싸움 하기싫은데 기어코 내입에서 도서관 특성 상 한 분에게만 별도의 특혜 제공은 어렵다 소리가 나오게 함,

[퇴근시켜주세요~]

끔찍.. 근데 나도 야동보는 아저씨 봄.. 내가 사진 찍어서 행정실에 신고했ㅇ.. 아침에시간이라 몇 없는데 보더라

[어성초우옥]

와.. 나는 도서관에서 책빌렸는데 페이지마다 머리카락이 들어있는거야.. 대머리가 꿈이냐고.. 씹.. 진짜 기분더럽고 드러워서 책 못보겠더라. 별 이상한 사람들 다 있어 진짜…

[망기덕궁더러럭]

헐 나도
지금 그래서 도서관 책 머리카락 검색하다가 옴

[금쪽이 아니죠~ 납쪽이!]

동대문쪽 도서관 갔다가 노숙자 냄새 진짜오지게 나서 구역질나서 나옴
그사람이 앉았을거라고생각한의자라고생각하니 앉기도싫고

[금쪽이 아니죠~ 납쪽이!]

애부모들은 왜케 어딜가도 진상짓들이지? 즈그애 즈그들만 이쁘지 으휴

[와이라노와이라노..?]

아 진심 책숨겨놓는새끼 죽이고싶어 분명 있다고 검색된단말임

[롤로노아조로]

세상에 미친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이름만 불러봐도 마음이 벅차요]

자료실에서 손톱깎던 조선족..... 튐방지 없는 걍 쌩 손톱깎이였음

[Snowman]

네..?

[Amoroso]

와 진짜 상상 초월이노….

[레이몬드현식]

왜 저러고 살아 시발 인간도 아니다

[오라달콤한본죽이여]

아무데나 꽂아놓는 놈이 진짜 최악이야... 책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고...ㅠㅠ 청구기호 모르면 북트럭에 놓아줘요

[오라달콤한본죽이여]

젊은사람들 한명한명 붙잡고 무슨 책 읽냐고 묻고 요즘 젊은이들은 왜 그런책을 읽냐고 자기처럼 고전문학 읽어야 한다며 쩌렁쩌렁 설교하던 사람도 봤음

[채밤비봉구]

와... 진짜 연구대상이다

[초밥이왜살찌냐고오옹]

와 N년차 사서인데 진짜 다 겪어봄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든 진상 유형 똑같은 것도 신기하네..

[연간500파운드]

와 나도 공공기관 근무하는데.. 윗글 다 공감되고.. 직원들한테 자기 집 이사하는데 와서 짐 옮기는거 도우라는 사람. 여직원한테 마치 다방처럼 커피 타내라는 사람(커피 아까워서 안주냐고 집에서 믹스커피 가져와서 타달라고 내밀기도 함). 집에 와서 죽은 짐승 좀 치워달라는 사람 등등 세상엔 우리 상상이상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살아남자우리]

보는 내내 소리지르고 싶었는데 사서선생님들 이걸 다 겪으신다니요..... 내 사랑 도서관 망치지마라 개진상들아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