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초대석] 이재명도 미안함 느껴본 적 있을까?
문화부 jebo@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2-09-19 16:51:41 수정 2022-09-19 19:03:1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
자기의 범죄의혹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조건반사적으로 부인하며 귀찮다는 듯이 꺾어 올리는 이재명의 입꼬리를 보면 '저 얼굴에도 자책, 또는 송구함, 또는 연민의 파문이 번진 일이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성남시장 재직시 시 주관의 대규모 사업팀의 주요멤버로 기용해서 지구 반대편까지 여행도 같이 갔었고 공식 회의에서 일곱 번이나 사업관련 보고도 받았고 그 사업이 잘 끝났다고 그가 시장 상까지 수여했던 가까운 지인이 그 사업의 비리에 대해 조사 받다가 비극을 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우기면서 그날이 크리스마스라고 산타분장을 하고 어릿광대 흉내를 내는 그를 어떻게 봐야 하나?
지난 대선 유세 때는 대권 장악이 코앞이라 여겨서인지 대체로 고양된 표정이었는데, 대선패배 후에는 겨우 국회의원이나 당대표를 하겠다고 굽신거리고 다녀야 하는 것이 짜증난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의 열렬지지자들에게는 그래도 우러러보기 황송한 얼굴일까?
우리나라에서 도덕성은 아직 정치가의 필수자질로 꼽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정치가에게서 실지로 도덕성을 기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과거의 정치가들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안이라도 범죄나 비도덕적 처신의 혐의가 불거지면 그럴듯하게 부인하기 위해서 고심하는 모양새였는데 요즘 정치가들은 '기억에 의하면 몰랐다'라는 요상한 말로 빠져나간다. 자기 지지자들이 자기의 비리나 범죄혐의에 대해 무한히 너그럽다는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우리 정치판에는 깨끗한 정치인이 드물기는 했지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같은 소수의 청렴하고 성실한 정치인은 각광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비리의 온상, 범죄의 백화점 같은 인물이 담대하고 유능한 인물인양 열렬지지자가 모여들다니, 나라가 망할 징조가 아닌가.
이재명은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자기 아버지를 '초졸이다', '전문대 나왔다', '도박중독으로 가산을 탕진했다', '평생 남의 것 탐하지 않고 성실했다', '환경미화원이었다', '화전민이었다', '공군 하사관이었다', '교사였다', '경찰공무원이었다'등 무려 13가지로 진술했는데, 그의 지지자들은 그것이 규명해야 할 사안도 아니고 이재명을 불신할 이유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가 자기 형수에게 한, 도저히 참고 들을 수 없는 욕설도 시동생이 형수에게 부린 어리광으로 간주한단 말인가?
이재명이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그는 누구에 대해서 인격적으로 존경의 감정을 느껴본 일이 있을까? 그는 자신의 쾌락이나 이익이나 출세가 아닌 어떤 가치를 위해서 욕망을 자제하고 행동을 삼가 본 일이 있을까? 그에게 '법'은 무엇일까? 어차피 세상은 자기처럼 법 위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지배하는 것인데 잘난 사람들의 거침없는 진전에 장애물이 되니 적용대상을 오합지졸로 제한해야 하는 장치일까?
문재인 정부는 집권 첫날부터 점령군이 점령국 해체하듯이 우리나라를 무차별 구타하고 병균을 살포해서 중환자를 만들었다. 그 폭거에서 회복하려면 몇 세대가 걸릴지 모르고 아주 회복 못하고 사망할 수도 있다. 경제성보고를 조작해서 기어코 폐쇄시킨 월성원전으로 인한 경제손실 7천277억은 우리 국민이 두고두고 갚아야 하고 여기저기 국토를 마구잡이로 깎아서 설치한 중국산 불량 태양광패널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과 산사태위험은 여러 세대를 괴롭힐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재명이 집권한다면 문재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뻔뻔함과 저돌성으로 나라를 순식간에 거덜내지 않겠는가?
우리는 지지하는 정치인을 지지할 연예인 고르듯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어느 정치인에게 투표하면 그 결과가 나와 내 세대의 운명을 결정할 뿐 아니라 다음세대, 그 다음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도덕을 철지난 유행으로 생각하면 나라가 약육강식의 야만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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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22. 9. 20일자 매일신문 '화요 초대석'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의; 칼럼입니다.
정치 관련 기사를 자제해 왔는데 읽을 만한 글이어서
이곳에 올림을 이해바랍니다.
특정 감정을 느끼는 센서가 없는 분도 있습니다.
인조인간에게 감정 센서를 집어 넣고 감정 훈련을 시키면 인간과 똑 같이 희노애락애오욕을 느끼고 표현 합니다. 반대로 인간에게 희노애락 애오욕을 느끼는 뇌 세포를 잘라버리던가 특정 감정 뇌가 작용하는 도파민 호르몬이 그 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차단하면 감정이 죽은 로봇인간이 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세뇌시키면 그렇게 됩니다.
고통을 느끼는 신경흐름을 차단시키면 불덩어리를 손에 쥐고도 뜨거운 줄 모릅니다. 아주 간단한 사례로 고추의 매운 맛을 못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
공감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정임표, 신노우 선생님의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자기 뇌부터 그걸 진짜로 받아 들입니다. 타인들의 뇌도 '정말 그런가'하고 좋게 받아 들입니다. 삼인성호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매우 어리석습니다. 여러 사람이 돌을 던지면 "환향녀"가 "화냥년"이 됩니다. 여러 사람이 찬송하면 악마도 신이 됩니다.
살인을 하지 않았지만 격리되어서 수사관이 상황을 끌어다가 붙이고 네가 살인한 것이 맞다고 계속 취조하면서 회유하면 피의자의 의식에서 "내가 죽인 게 맞나?" 하는 의문이 일다가 '자백하고 경감 받고 빨리 끝내는 게 낫겠다'는 의식이 들어 오면 살인자가 아님에도 살인했다고 자백해 버리는 게 인간의 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 일 때는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밝히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문학을 하는 분들이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이기면 러시아 역사에서 영웅이 됩니다. 남북한 문제도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수 많은 전쟁 영웅들은 악마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알렉산더도 징기스칸도 영웅이 되어 있습니다. 인류의 진정한 영웅은 예수와 석가 공자 같은 사랑과 자비를 몸소 실천한 분들입니다.
현재의 세상은 인터넷으로 지구촌을 만들려는 인간과 핵무기로 지구촌을 통일시키려는 인간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더 빠른 운송수단, 지구촌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이동수단, 지구촌을 하나로 묶어주는 인간정신의 공감대 형성 이런 것이 참으로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걸 이끌 정신적인 지도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마 기독정신도 오랜 세월동안 이슬람과 대척하고 있습니다. 정신문화적인 통일을 기해 나가는 위대한 첫걸음이 우리 코리아에서 탄생했는데 그 분이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백남준 입니다. 백남준의 작품 비디오 아트를 보존하지 않아서 청계천 등지로 찾아 나섰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의 인식이 백남준을 따라 가지 못한 탓입니다.
비디오 아트가 무엇인지를 코로나 사태로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는데, 싸이의 강남 스타일,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유튜브 이런 게 지금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게 비디오 아트의 세계 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무궁무진한 예술활동의 창시자가 백남준이었고 그의 예술 세계가 인류를 하나의 동포로 통합시켜 나가서 전쟁과 공포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이버 공간에서의 거짓말 유포 같은 부조리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결국은 인간 정신의 문제 입니다. 인간의 정신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세뇌 되는 대로 끌려가는 특질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세뇌로 부터 자유를 외쳐야 합니다. 저는 이런 내용에 해당하는 수필을 발표한 바도 있는데 아무도 주목해 준 분이 없었습니다. 그 수필 제목이 <파블로프의 개> 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첫날부터 점령군이 점령국 해체하듯이 우리나라를 무차별 구타하고 병균을 살포해서 중환자를 만들었다."는 이 문장은 논리 비약이라고 지적하는 분이 계셨기에 답글을 한번 더 씁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아파트 값 폭등이고 그로 인한 국민 조세부담율을 엄청 올려 버린 일입니다. 의료보험도 올랐습니다. 시집 장가 가기가 더 어려워 졌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부를 창조해봐도 세금으로 절반 이상 나가는 구조에서는 노력할 이유를 상실해 버립니다. 집 값 떨어지니 이제는 또 깡통전세로 약자들의 삶이 인질로 잡혀 버립니다. 이념보다 경제문제에 국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엉뚱한 데다 국민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세금을 적게 걷고 국민 스스로가 자기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나라와 세금을 많이 걷어서 나라가 모든 것을 해 주겠다는 나라와 어떤 나라가 더 바람직한 나라가 되는지를 우리는 고민하고 토론하여서 합의 점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공익을 내세우면 모든 게 정의라고 착각하지 않는 국민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생산과 분배 진짜로 고민해야 하고 진짜로 어려운 이 일을 우리 정치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게 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