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잠실개막전 두다리없는 입양아 시구
5일 두산-해태의 잠실 개막전 시구를 맡은 미국 입양아 애덤 킹(9ㆍ한국명 오인호)군이 4일 오전 5시 반 아버지 찰스 킹씨와 함께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티타늄 의족을 하고 있는 킹은 공항측에서 준비한 휠체어를 사양하고 6년 만에 찾는 고국의 품으로 한발짝 한발짝 씩씩한 걸음을 내디뎠다.
▲피곤하지 않은가.
-전혀 피곤하지 않다. 사람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어서 기분이 좋고 새 동생을 만나는 일도 기대된다. 사진으로 봤는데 아주 귀여웠다.
▲한국에 대한 기억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3살 때까지 길러주신 할머니를 만나면 무척 반가울 것 같다.
지난 번 전화 통화 때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30분 동안 울기만 했다▲야구를 좋아한다는데.
-운동선수 가운데 '홈런왕'베이브 루스를 가장 좋아한다. 또 주말에는 나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함께 야구(챌린지리그)를 하는데 포지션은 유격수를 맡고 있다. 시구는 따로 연습을 하지 않아도 거뜬하게 해낼 자신이 있다.(킹은 이번에 자신의 야구 글러브와 공을 챙겨왔다)
▲장래 희망은.
-상상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스토리 작가가 되고 싶다.
애덤 킹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들러 명예대사 위촉식을 가졌으며 오후에는 서울 우이동 한국어린이보호회에 들러 오는 7월 새 동생으로 입양될 어린이 김경빈 군(3)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또 5일 오전에는 입양되기 전까지 자신을 돌봐줬던 위탁모 박종희 씨를 만난 뒤 오후 2시 잠실 구장에서 시구, 올 시즌 프로야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