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전 10시, 청와대는 대통령 조수만이 사흘 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과 한랜드 장관과의 3차 회담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회담 목적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리고 10시 5분 정각에 북한 아줌마 아나운서가 3차 회담 발표를 했고 10시 10분에는 한랜드다. 3국의 방송 내용이 거의 비슷한 데다 회담 목적도 밝히지 않았으며 발표 시간까지 비슷했으므로 3개 방송을 다 듣고 나서 글자 수까지 세어 비교한 실없는 사람도 많았다. 남북한, 한랜드의 글자 수는 각각 87, 88, 86이었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3국 정상회담은 즉각 세계의 톱 뉴스가 됐다. 중국 정부는 침묵을 지켰지만 미국과 일본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판 성명을 냈다. 한반도의 자체 핵 보유는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때 묘한 사건이 일어났다. 나이지리아 조스 지역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한국인 선교사 둘이 갑자기 풀려나온 것이다. 근처에 있던 CNN이 둘을 인터뷰하는 특종을 잡았는데 풀려난 선교사 박수만 씨가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 “글쎄, 두 달 동안 굴속에 갇혀 있다가 갑자기 풀려나와서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당신들이 더 잘 알 것 아닙니까?”
그리고 다음 날 한국에서 국가개혁위원회법에 대한 찬반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 마감인 오후 7시가 됐을 때 투표율은 83%,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여론조사가 불신을 받고 있었지만 고집을 피우는 방송사가 있기 마련이다. 틀려도 방송사 책임은 아니었으므로 종편 MKS의 아나운서가 7시 정각에 흥분된 표정으로 소리쳤다.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충격입니다!”
젊고 잘생긴 아나운서다. 아마 고참급이나 이름, 얼굴이 팔린 아나운서는 피한 것 같다. 아나운서가 다시 소리쳤다.
“여러분!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개위법 설치 찬성이 14%, 반대가 86%입니다. 여러분! 충격적입니다!”
민족당 당사 상황실에 앉아 있던 당대표 고정규가 긴 숨을 뱉었다. 둘러앉은 100여 명의 당 관계자들도 앞쪽 대형 스크린에서 떠드는 아나운서를 보면서 침묵을 지켰다. 당(黨)의 운명을 걸다시피 하고 반대 운동을 해온 민족당이다. 반대가 86%가 됐는데도 박수 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때 고정규 옆에 앉은 선대위 부위원장 박현웅이 말했다.
“이제 저게 코미디 프로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위원장님.”
그때 아나운서가 흥분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면서 말했다.
“그럼 이 결과를 민족당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마이크를 민족당에 나가 있는 조기수 기자에게 옮기겠습니다.”
고정규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방송기술은 날로 발전돼 스크린에 자신과 박현웅 등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졌다. 그때 옆으로 다가오던 기자가 당 관계자에 의해 제지됐다.
“아, 못 갑니다.”
미리 지시를 받은 관계자들이 취재팀을 완강하게 제지했다. 이 장면은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자 화가 난 기자가 소리치듯 말했다.
“아니, 출구조사에서 반대가 86% 나왔단 말입니다. 인터뷰해야지요!”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아, ×까지 말아!”
좌중은 침묵했고 사내의 외침이 이어 울렸다.
“너희 코미디 프로에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말란 말이다!”
“내보내. 방송 안 해!”
다시 옆쪽에서 당 관계자가 소리쳤을 때 고정규가 박현웅에게 말했다.
“이제는 국민이 여론조사를 통해 정치를 조롱하는 세상이야.”
“뉘우칠 점이 많습니다.”
외면한 박현웅이 말했고 관계자들에게 밀린 기자가 밖으로 쫓겨났다.
첫댓글 즐감요~
이게무슨내용입니까?국민들이 반대를 하다니...즐감입니다.
즐감요
즐감하고 갑니다.
늘 감사합니다.
굿,,즐감,,,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 늘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