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길목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요즈음입니다. 며칠 포근하다 싶더니 바람 끝이 제법 매서운 꽃샘추위가 다시 찾아왔네요. 바닷길도 그 바람을 이기지 못했는지 물때는 좋은데도 어판장에는 생선이 많지 않습니다. 위판량이 적다 보니 경매 가격도 자연스레 높아지고요. 경매가가 높으면 어쩔 수 없이 판매가도 올라가기에 생선을 매입하는 일도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일은 조금물때인데도 위판 접수된 배가 겨우 2척이라 하네요. 그래도 바다는 늘 그렇지요. 조용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풍성한 날을 내어주곤 하니까요.
지난 주말과 휴일에는 작업장에 에어컨 설치를 했습니다. 천장이 높아 그동안은 “그럭저럭 버틸만 허다” 하며 지냈는데 해마다 더워지는 여름을 생각하니 이제는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이제는 생선 손질할 때도 생선 상할까 덜 걱정되고 파리나 모기도 덜 달라붙고 무엇보다 시원한 환경에서 조금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늦가을에는 건조장도 만들었고 이렇게 한 해 한 해 지나다 보니 작업장도 조금씩 살림이 늘어가네요. 큰 변화는 아니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 덕분이겠지요.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꾸준히 걸어온 길이 결국 우리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오늘도 바다 바라보며 조용히 다음 물때를 기다려 봅니다. 오늘 하루도 따뜻하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