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1S1B]류현진의 얼굴에서 에이스의 부활을 보다
"솔직히 야구 하기 싫어서 실책하는 사람 없다. 열심히 해보려다가 그렇게 된 거라 생각한다. 그런걸로 투수가 기분 상해하면 마인드가 잘못된 것이다. 반대로 내가 잘못 던져서 크게 맞아 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실책이 나오면 어떻게든 더 실점 안하려고 집중한다. 못 막아주면 내가 더 미안하다. 실책한 야수에게 부담준 것 같아서."
지난해 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이데일리 SPN과 인터뷰서 한 말이다. 그가 이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눈을 유심히 지켜봤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말하면 속으로 '이거, 진심일까...'싶어서였다. 하지만 류현진의 눈에선 거짓을 읽어낼 수 없었다.
류현진은 에이스다. 하지만 에이스임을 과시하면 더 이상 에이스가 될 수 없음을 가장 잘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올 초, 한화가 하와이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오키나와로 훈련지를 옮길 때 이야기다. 비행기 일정상 인천공항 내 호텔에서 하루를 묵은 뒤 오키나와로 향해야 했다. 류현진의 집은 인천. 그가 하루 정도 집에 다녀오겠다는데 누가 뭐랄 사람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다녀오라는 권유도 받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선수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가장 먼저 짐을 챙겨 공항을 향한 선수이기도 하다. 전지훈련을 떠날 땐 짐 옮기는 것부터 큰 일이다. 각종 야구장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공항에 나타난 류현진은 그 짐을 함께 옮겼다. 팀에선 행여 떨어지는 낙엽에라도 부딪힐까 조심하는 존재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1일 대구 삼성전. 류현진은 또 한번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 한화가 2-1로 앞선 7회말. 2사 후 타석엔 신명철이 들어섰다. 볼 카운트 2-0. 신명철은 류현진이 던진 3구째 공을 받아쳤지만 3루수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이닝이 종료될 상황. 하지만 3루수 이여상의 송구는 1루수 키를 훌쩍 넘겼고, 결국 신명철은 1루에서 세이프됐다.
투수 입장에서 2아웃 잡아놓은 뒤, 그것도 2스트라이크 이후 나온 실책처럼 맥빠지는 것도 없다. 투구수는 100개를 넘어가고 있었고, 1점차 승부에 발 빠른 신명철이 주자로 나갔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류현진의 얼굴 표정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여상에게 '괜찮다'고 사인을 보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음 타자 조동찬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가 평소 해왔던 말을 그대로 실천했던 것이다. 그의 얼굴은 '이제 에이스의 부활을 믿어도 좋다'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류현진의 얼굴에선 수비 실책에 아쉬움이 스쳐간 적이 있었다. 글러브로 애써 가려보려 했지만 실책 후 힘겨워 하는 표정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그의 구위가 아니라 그 표정에서 '류현진이 올시즌 힘들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모 감독은 "류현진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나. 이젠 지칠때도 됐다. 에이스지만 공.수의 지원이 너무 부실했다. 부진에서 헤어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랬다. 실책 후 실망하는 표정은, 그 선수를 향한 것 만은 아니었다. "실책한 선수가 덜 미안해 할 수 있도록 이후 더 집중한다"던 류현진이다. 하지만 지금 공으로는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그의 얼굴을 어둡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최근 3경기 연속 호투로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이전의 편안함으로 돌아 온 그의 얼굴은 그 어떤 개선 행진곡보다도 아름다웠다
http://sports.media.daum.net/baseball/news/breaking/view.html?cateid=1028&newsid=20110502115412035&p=m_daum
솔직히 시즌초반 야수들이 개삽질하고 있을때 류현진 얼굴에서 아쉬움과 짜증이 섞인 모습을 봤을때
당연히 이해를 했지만.....그래도 조금 아쉬웠던 마음이 든것도 사실입니다.
힘든건 알지만 그래도 좀 더 의연했으면...(뭐..말은 이렇게 해도 저도 그렇게 못합니다 ㅋ)
너무 많은걸 바라는것일수도 있는데..그래도 국가대표 에이스니까...모든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몇 안되는 선수니까..좀 더 많은걸 자꾸 요구하게 되네요.
이제 컨디션도 돌아왔으니 다시 힘차게 비상했으면 좋겠습니다.
ps. 작년이었나요? 배영수 선수가 김상수 선수가 실책해서 의기소침할때 불러서 괜찮다고 하는 제스쳐를 보고 엄청 감동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진이도 배영수 선수처럼 더 의연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많은걸 바라시는겁니다...
솔직히 지금의 공수면 작년에 그런모습 안보인것만으로도 많이 참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아직 25살이고 몇년간 혹사당한 친구한테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은 짐을 지으려고 하는거같습니다.
그렇긴 하죠...
그리고 배영수선수 이야기랑은 아직 좀 비교가그렇죠..
김상수 신인인것도있고... 배영수선수는 이미 산전수전 다겪고 연차까지 10년차가 넘은 선수니까요..
나중에 더 나이먹고서 공개적으로 한화를 씹는것만 안한다면 (솔직히 지금 상태라면 씹어도 이해는 갑니다만. 우리나라 정서상 대놓고 씹으면 아주 XX취급받으니까) 충분히 훌륭하게 클거라고 생각됩니다.ㅎ
정말 대선수가 될 모든 자질을 가졌네요...
이미 의연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한 날 뒤에도 팀이 잘하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헨진입니다..헨진아 고맙다 ㅠㅠ
베어스 경기할 때, 유일하게 타 팀 경기로 채널을 돌려주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한화가 아닌 프로야구의 에이스로 오랫동안 좋은 모습 보여주길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계속 부진할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엘지팬으로써 진심을 담아서 한마디만 하자면... 너 빨리 메져가라.. ㅜㅜ
우리 배에이스도 저런면에서 굳건하죠. 상수아 괜찮다~~.
현진아 내가 격하게 아낀다 ㅠ 넌 꼭 해외진출해서 성공해야대~
에이스라는 칭호가 어울리지 않아 넌 그냥 에이스라고 쓰고 괴물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그런 존재!!
그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에이스..현재 국내투수 중에서는 독보적인 실력과 입지를 갖고잇는 선수라고 봅니다..전성기의 어느 선수와 붙여놔도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수도있는선수.. 너는 대한민국의 에이스이니 현진아, 부디 올시즌도 건강하게 잘 보내고 두산전에는 나오지말아줘,..ㅠㅠ
작년에 영구 등판경기 때 김상수가 실책을 초반에 2번인가를 연거푸 하고 쪼는 표정지으니까 영구가 김상수를 돌아보며 '상수야! 상수야! 괜찮아!'하고 소리지르는데 전율이... 하지만 그 경기에서 결국 영구는 털린거로 기억합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