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는 혈기왕성한 사나이들의 생활 공동체이므로
생각치도 않았던 작은 사고들이 생겨서 아들들이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훈련을 마치고 자유시간에는 이런 저런 운동을
재미 삼아 많이 합니다.
축구, 농구, 배구 등등 단체 운동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히, PX에서 먹을 것 사기 등의 내기를 하기도 하죠.
그저, 적당히 다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되는데...
그게 어디 젊은이들인데...마음대로 되나요.
막상 하다가 보면, 몸 다치는 줄도 모르고, 엄청나게 거칠게 하죠.
그러다 보면, 때로는 영웅심도 생기고...
그래서 가끔 다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다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고 기브스도 하지만,
군대는 아파도 참으려고 하다가 나중에 결국 의무대에 가게 되죠...
또한, 아무일도 아닌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종종 다치는 일이 있죠.
얼마전에도 우리 나팔방 아드님중에 한명도 계단에서 넘어져서
국군통합병원에 후송갔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가슴이 아펐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서 2-4주 정도 있다가 원대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얼마나 부모는 놀랐을지가 상상만해도
가슴이 아프네요.
돌이켜 보면, 저도 2번이나 의무대 신세를 졌었죠.
저희 부대는 1년에 한번 각 제대별 운동시합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부대원이 처음 뽑아올 때 부터 자기 운동 주특기가 있어서 차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유도대학출신, 국내 권투 등록 선수와 태권도 유단자가
대부분이죠.
동네에서 중학교때 3년 동안 몸이 약하다고 아버님의 권유로 태권도를 배웠고,
결국 그로 인해 이 부대에 오게되었죠... 하지만, 저는 정말 어리부리 유단자이었죠.
중학교때, 가까운 동네 도장끼리의 시합에 3-4번 나간 것이 시합의 모든 경험이었고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한번도 운동을 해 본적이 없었죠.
그러나, 저의 부대내의 제대별 가을 운동시합에는 유도, 권투, 태권도중....
누구든 한 종목씩 나가야 되죠.
군대 유도, 권투, 태권도... 말이 운동이지 ... 운동이 아니라 목숨거는 격투기입니다.
1차전에서는 대진운이 좋았죠.
자기 종목인 검도가 없어서 그저 태권도도 나온 아이를 만나 가볍게 1승을 하였고,
2차전에서는 시작하자마자 바로 몰아 부쳐서 깡다구로
정신을 빼놓는 전략으로 2승을 하였지만, 문제는 3차전이었습니다.
3차전. 결국 패했고 부상을 입었죠.
전국 체전 입상경력이 있는 체대 출신이고 체급도 한체급 위의 쌈닭을 만나서
열심히 피해 다니다가 결국 깡다구로 한번 돌려차기를 하다가
저의 왼발안쪽 복숭아뼈와 그의 복숭아뼈가 정확히 충돌하여 둘 다 쓸어졌지요.
그는 다시 벌떡 일어났고, 저는 도저히 일어 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패하여 선임들의 비난을 받으며, 내무반에 절뚝거리고 들어 와서 누웠 있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줄줄 나오더군요.
저녁 때쯤, 그 날의 태권도 시합은 우리 제대의 다른 부대원들이 많이
이겨서 종합 우승하고 모두 축하의 파티를 하였지만,
저는 밤새도록 ...아무도 몰래 너무 아파서...한 잠도 못 자고...
다음날, 다리가 퉁퉁부어서 의무대에 가 사진을 찍으니 복숭아뼈가 깨졌더군요.
즉시, 서울 등촌동에 있었던 수도통합병원에 앰브란스타고 후송을 가서
수술을 받고 2달동안 병원신세를 졌었죠...
그 이전 또 한번 더 다친적이 있었죠.
1년에 한번 받는 공수훈련 받으러가서 4주차 야간점프때
경사진곳에서 짝발을 디뎌 넘어지면서 팔이 탈골되어
한달정도 기브스를 하고 자대 병원에 있었던 적도 있었거든요.
하여간, 3년 동안 2번에 걸쳐 병원신세를 졌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등촌동에 있던 국군수도통합병원에 가면,
여러가지 진료과가 많이 있지만, 정형외과가 사람이 많이 있었죠.
젊은 군인들이다보니...아무래도 병 걸려 아픈 사람보다도
팔다리 등 뼈 뿌러지고 다치는 일이 많은거죠...
그 당시, 정형외과 입원한 군인 중에는 수경사출신과 공수부대 출신이 가장 많았죠.
아무래도 가장 거친 부대이다보니 그런가 봐요.
여기서, 우스운 소리하나 ...그 당시에 군대병원은
계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먼저 입실을 한 사람이 윗사람이죠.
계급 이병 이라도 입원한 지 오래되었으면
새로온 병장한테 말 놓고 횡포를 부리더군요...참 웃기는 일이죠...
하지만, 병실 짬밥보다도...더 우선하는 것이 바로 자기 소속부대죠.
수경사출신이자 경호부대 소속이고 상병말인 저.
수경사부대원들이 장악하고 있던 병실에 입원하면서
바로 병실에 먼저 입원해 있던 수경사 후임들의 배려로
수술받고 제일 좋은 창 가쪽 침대를 차지하고 있었죠.
수경사끼리는 소속 부대를 떠나 , 수경사 보충교육대 기수와
계급순이거든요...하하하 !!!
입원을 해보니 정말 자대에 가기싫어지더군요.
푹신한 침대에서 자는 군대생활. 정말 좋더군요.
그래서 다 나았는데도... 계속 아프다고 우기면, 저의 부대가
얼마나 괴로운줄 잘아시는 군의관님이 2주일 더 있게 배려해 주셔서
2달 꽈악 채우고 물리치료 잘 받고 퇴원하여 자대로 돌아왔죠.
상병말에 가서 2 달 있다 오니...성격 못된 선임들 몽땅 전역하고
완전 왕고가 되었더라구요...하하하 !!!
지금은 수도통합병원도 이사를 했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죠.
업무차... 김포공항을 가다 만나는 등촌동 4거리의 거리 표지판.
등촌동... 그 표지판 만이 아련한 추억을 회상시켜 줍니다.
세월이 흘러 ...저도...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로서...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다리 부러져서 앰브란스타고 통합병원에 갔다는 소식을 들은
저의 부모님의 가슴은 그 당시에 얼마나 철렁하고 기가 막혔을까요...
지금도 그저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나팔방 모든 아들들.
제발 몸조심하고 항상 조심하여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전역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도 말하고 싶어요...
첫댓글 예나.지금이나 .자나깨나 군에보낸 자식걱정인데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요즘이야 통화도 잘되니 그나마 상세하게 소식이라도 듣지만요 부모님이야 걱정하셔도 삼개월간의 침대생활 환상이었겟어요 마지막탄이머 우짜는기요 .....아까맨치로 수구리는 아시나요 ??
아까맹키로...아까맨치로... 하하하 !!! 정말 경상도 사투리 재미 있습니다
젠틀맨이신 욱이아버님 군생활도 사연이 많으셨네요. 군생활이 오죽이나 힘들었으면 병상생활을 더 연장했을까요. 군에서 몸아프면 선임들 눈치보이고 치료도 사회처럼 쉽게 않되니 무사고가 제일 좋겠지요.ㅎ 욱이아버님 말씀처럼 무사전역이 최고의 효도입니다.
정말 군대에서는 다치면 되게 서럽죠...지금은 추억이지만...
ㅎㅎㅎ 나도 군에서 맹장 걸려서 수술했는데...배를 짱구로 만들어 놓았어요...지금도 수영장을 못갑니다.군대수술 무서워요..
저도 왼쪽 복숭아뼈가 오른쪽 보다는 조금크죠.. 짝째기입니당~하하하 !!! 내년 정모때 나오시면 청산님께만 보여드릴께요~~ ㅋㅋ
지금은 그시절이 추억이지만 그땐 무척 힘들었겠어요 나팔방 아들들은 모두 건강하게 군생활해야 될텐데
정말 아프면 고독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바로바로 병원에 보내주니 다행입니다.
ㅎ~ 울 작은녀석 입대전...먼저 군에 간 친구가 축구도중에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있는 데..무지 좋다는 말에~어무이.. 나도 군에 가서 살짝 다리나 다쳐서~흐흐....아들넘의 장난치는 말에~심장 떨어 지는 줄..ㅋ 울 큰녀석~ 태권도,합기도,검도까지..흐미..그 이유로..생각지도 못 했던 특전사까지 가게 됐나 봅니다~~ㅋ
아드님...참 씩씩하게 키우셨군요... 자신만만하다고 너무 열심히하지 말라고 항상 잔소리좀 하세요. ^^
이상은 욱이파파님의 다사다난했던 군대이야기 였습니다.ㅋㅋ 욱이아버님의 군시절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과 고난과 역경이 묻어나는 실화이네요... 그시절 군생활 했던 아버님들 너무도 고생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울아들들의 군생활은 조금이나마 선진군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네요...아드님은 잘 있나요 ? 큰섬과 작은섬중에서, 어느 섬이 더 좋다고 하던가요 ? 괜시리 궁금하네요...하하하 !!!
잘 지내고 있고요.. 아무래도 외출을 나갈수 있는 울릉도가 좋겠지요...
우리친구 아들 귀가 안들려...상병들이 하는 말을 못 알아먹는다고 하네요. 까만 이등병이 그 설움이 얼마나 크겠습니까?...그런데 병원에 갔더니 원인은 모른다하고...그 아들은 1월이나 되어야 휴가 나온다고 하는데 어젯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속이 까맣게 탄답니다. 우짜면 좋을까요?...파파님도 사연이 많았네요. 휴우...선임들 자기들은 실력도 안되면서 그래 쌈닭에게 졌더니 비난을 했단 말씀이지요?...ㅎㅎㅎ...우리깽이부대는 탁구를 자주 친다고 합니다. 축구하면 다치는 군인들이 많아서 대대장님도 걱정을 하셨다면서 말입니다.
탁구같은거 좋습니다. 배구도 괜찮아요... 왜냐면 서로 몸싸움할일이 없으니까요. 축구는 생각보다 많이 다치죠...
군대에서 운동잘하면 인기짱이겠지만 몸이 다치는 경우가 많으니 또한 걱정이네요.어떠한 어려움도 추억은 다시오지않기 때문에 아름답겠죠. 아들들 모두 무탈하길 기원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차라리 운동 못하면 다치는 일은 없지요. 사실 군대인기는 별 볼일 없는편입니다. 하하하 !!!
용훈이병이 다쳤다는데 치료 잘 받고 쾌유해야 되겠습니다. 초임 시절에는 작업에 적응이 않되고,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해야 되니 유독 잔병치례가 많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웬만해서는고참들 눈치보느라, 또 자존심때문에 입실을 못했지요. 욱이아버님처럼 부대를 대표해서 선수로 출전했으니 이겨야 된다는 책임감이 당연히 크셨을 것 같습니다. 입실해서 간호사관들과 로맨스는 혹 ㅎㅎ
로맨스 같은 것은 전혀 없었음을 분명히 밝혀 드립니다. 동갑이었고, 소위계급장이 악세사리처럼 귀엽게 달린 하얀 가운을 입은 김영은간호장교가 병실담당 이었죠... 참 친절했습니다.
ㅎ 이런일 저런일 산전수전 다 겪은 욱이아버님의 군생활이셨군요. 오늘날 삶의 큰 밑거름이 되셨으리라봅니다. 제발 울아들들 다치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비는 마음입니다.
전에는 잘 몰랐었는데... 아들을 군에 보내고 ...지금 다시 회상해보니... 부모님 속 많이 썩힌 군인아들이었어요...나팔방 모든 아들들은 절대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보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집니다..1977년귀순한 북한의 이영선인가 하는 북한병사땜에. 전군 태권도유단자화 그래서 그추운 영하15℃쯤의 혹한에 맨살 맨발에 도복걸치고는 허구헌날을 대련시키는데.....맞아서 아픈것 보다 추위에 얼어붇는 몸의 고통이 더했었습니다. 나중엔 열들을 받으니.. 이건 죽고사는 .피튀는 싸움??지면 그날 지게 된 분대는 잠은 다잔거였으니요...지금 생각하면 참으로로 무모한 생활이었던거 같습니다. 요즘 울아들두 태권도를 배우는데...점수를 잘 따야 외출외박 휴가등등의 배려가 주어지기에 불침번 후 밤에두 혼자 연습들을 한답니다..많이 변한군대입니다..
군대태권도시합은 격투기에 가깝죠... 정말 피튀기죠...그리고, 지면... 그 날 밤 곡소리 나죠... 깡다구가 없어서 졌다고...지금은 포상휴가 나가려고 열심히들 하는군요...
ㅎㅎㅎ 솔직히 군대생활 3년하면서 (과거에는 3년임) 의무대 후송 한,두번씩 입원않해본 사람 별로 없을겁니다, 물론저도 2번이나 입원을 한 경험이 잇답니다, 근데 군대 의무대 입원하면 정말 나오기 싫은곳이 그솟입니다,, 경험자들은 잘 아실겁니다, 사회의 특급호텔보다 더 편한곳이라 고 하면 믿을까요??/
맞아요... 군대병원은 특급호텔로 생각되었어요... 하하하 !!!
제 동기 한늠은 페병이라도 걸려서 의가사 제대할려고 먼지 많은데서 먼지를 실컷 마시곤 하다가 제대 말년에 진짜 폐병걸려서 남들 다 제대하는데 혼자 국군병원에서 치료 다하고 세달 뒤에 제대했답니다 ㅎㅎㅎ
아니... 그런 사람도 있었군요... 의병제대하면 좋을 것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이왕 입대한 사람은 무조건 건강하게 만기 전역 하는 것이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