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2. 3. 17. 목요일.
흐리다.
마음은 서해안 산골로 내려가서 이것 저것 둘러봐야 하는데도 자꾸만 서울 송파구 잠실지역에서만 맴돈다.
얼마 전인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있었고, 오는 5월 10일에 취임할 예정이란다.
그런데 집무실이 어디인지가 아직껏 불투명하고,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뜬구름처럼 가득 보도된다.
검토 대상 지역의 하나로 떠오르는 곳이 뉴스의 핵심이다.
서울 용산구 지하전철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삼각지'라는 지명에서 나는 오래 전 국민의 가수였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를 떠올린다.
삼각지 인근에는 허름한 먹자골목이 있으며, '대구탕'이 유명하다. 명태/동태를 우린 대구탕과 소뼈를 우려서 끊인 부대찌개 등이 유명하다. 퇴근한 뒤에 술 한잔 걸치고, 노래방으로 가서 젓가락을 두둘기면서 니나노 노래를 부르면 적격일 게다.
지하철4호선 삼각지역에서 내리면 바로 인근지역이 삼각지 먹자골목.
삼각지역 14번 출구의 벽에 걸려 있는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터리에 궂은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
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 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삼각지역 14번 출구에 있는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비
* 소나무 틈새로 국방부 청사 건물이 보인다.
* 1979. 12. 12. 밤중에 전두환, 노태우 일당들은 구청사 건물에 총기로 난사해서 잠입했다.
12·12사태...
북측 4층 건물에 숨어서 밤새껏 벌벌 떨었던 어떤 사람의 초라한 꼬라지가 생각이 난다.
삼각지가 어떤 지역인가.
날마다 시시각각으로 보도되는 뉴스. 국방부와 합참본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대신에 대통령 집무실로 쓴다는 뉴스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국가안보 최고기관인 국방부와 군사작전의 최고기관인 합참본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국방부는 논산 계룡대 운운하고, 합참은 과천 남태령에 있는 수도사령부로 이전한다는 게 말이 돼?
연차적으로 숱한 이전이 이어질 것이고...
삼각지가 어떤 지역인데? 국방 핵심기관을 이전함으로써 국가안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데? 이전하는데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누가 부담하며, 또 5년 뒤에는 이 집무실을 어떻게 처분/운영할 것인데?
하는 의문과 질문이 숱하게 꼬리를 문다.
퇴근해서 술 한 잔 걸치려고?
알아서들 하겠지.
허름한 뒷골목의 음식집에서 저녁밥(대구탕, 부대찌개 등) 먹고는 인근에 있는 술집에 앉아서 젓가락으로 탁자를 두둘기면서 노래 불렀던 그때 그 시절도 있을 게다.
술 취해서 크윽거리다가는 구토물을 아무 데나 왈칵 쏟아내고는 비틀거리고...
바로 인근에 지하전철역이기에 오고 가기에도 좋고.
길바닥에 토해버리고는 비틀거리고는 도로로 너브러져서 그냥 잠 든 사내도 이따금씩 볼 것이고 ...
어떤 사람한테는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가 자꾸만 귀에서 맴돌겠지.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뉴스에서 조금 퍼온다.
1)
전체 면적이 약 27.6만㎡ 정도로 알려진 국방부 영내는 10층 규모인 국방부 본관(신청사) 및 합참 건물을 중심으로 국방조사본부, 시설본부,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군사법원, 검찰단 등 직할부대들이 사용하는 건물이 산재해 있다. 이 공간에서 약 4천여 명 이상의 장병, 공무원, 군무원이 생활하고 있다.
* 전쟁기념관에서 바로 길 건너편 남쪽에 있는 건물.
2)
예전에는 아래 조직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국방부 지원수송대, 육군회관, 감찰감실, 법무감실(이곳에서 계엄 재판. 김대중도 이곳에서 재판 받았음), 육군 의장대, 육군 수송대, 육군 헌병대, 육군 경비대, 육군 시설대, 육군 법당, 육군 교회, 여군단 본부 여군 훈련소.
* 전쟁기념관 쪽에서 보면 약간 언덕 너머에 아주 넓은 시설들이 있다.
3)
국방부와 합참본부는 물론이고, 국방부 영내에 있는 부속기관 : 국방부 근무지원단, 국방시설본부, 의장대대, 군 검찰단, 고등군사법원, 국방조사본부, 육군 서울사무소와 생활관 시설, 사이버작전사령부,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 군사경찰, 국방컨벤션 등도 연쇄적으로 이전하거나 공간을 재배치해야 할 상황이다.
카카오맵 지도로 '삼각지' 또는 '국방부' 명칭으로 검색하면 지도에는 '국방부'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만큼 국가보안지역이었는데 최근에는 삼각지 일대의 지도가 자세히도 오른다.
이게 국가안보를 위한 길인가?
삼각지 일대의 교통망을 폭이 아주 좁다.
그런데도.... 이런 것들이.. 이런 수준으로...
사진을 마우스로 눌러 크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구청사의 정문은 북향. 서울 시내, 북한산 등이 멀리서 보인다.
신청사의 정문은 남향. 한강변으로...
전쟁기념관 길 건너편에 있는 건물들(북향에서 남향으로 바라봄)
사진 하단 왼쪽은 이태원 방향. 사진 가장 오른쪽 방향은 삼각지가 바로 코앞에. ...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가...
2022. 3. 17. 목요일.
개판세상으로 변해가는구나.
군사보안지구가 이렇게 완전히 언론에 노출되다니...
나중에 보탠다.
정치/행정, 국방학 측면에서 엄청나게 길게 쓸 것 같다.
마음은 서해안 산골에 내려가 있다. 갯바람 산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산골마을...
차 타면 5분 정도에는 무창포 갯바닷가에 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