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하고, 다시 페리를 타고 밴큐버섬(Vancouver Island)으로 가서「브리티쉬 컬럼
비아(BC)」주(州)의 수도인「빅토리아(Victoria)」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부차
트가든(Butchart Garden)」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동쪽으로 향하여 기차
를 타기도 하고 렌트카를 직접 운전하기도 하여 넉달에 걸친 캐나다횡단을 마치고
5월에 귀국하였다. 2002년은 월드컵 축구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는데, 예상외의
좋은 성적인 4강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3,4위전인 터키와의 대결에서 가장 빠른 시
간에 한골을 내 주어 내심으로는 온국민이 커다란 실망감을 안고 있었다.
○ 그 이후의 게임은 솔직히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괜히 분노가 치밀었다. 이
기회에 동남아 최고봉인「키나발루산(Mt. Kinabalu)」을 한 번 가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와 팀을 구성한 것도 아니고 같이 여행할 친구도 없었으며, 패키
지여행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여행사에 보르네오의「사바(Sabah)」주에 가는 여
행스케줄을 알아 보니 1주일에 한번씩 말레이시아항공 직항이 있으나 키나발루 등
산여행코스는 없다는 것이었다. 날짜가 임박하여 무조건「코타키나발루」로 가는
비행기 한 자리를 예약했다.
● 2002년 7월 5일 09:00 에 인천 영종도공항에 가서 비행기탑승 수속을 했다. 우선
짐을 부치고 빵 한 조각과 우유로 가볍게 아침을 먹었다.「보르네오(Borneo)」로
가는 직항로는 말레이시아항공(Malaysia Airlines)으로 1주일에 한번씩 있던 시절
이다. 일기예보에서 태풍이 발생하여 우리나라로 향하여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라 조금 걱정되었으나 별일은 없었다. 11:20 MH065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하였다.
인천에서 보르네오 사바(Sabah)주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시까지는 대강 5시
간반 정도 걸리는 비행이었다.
▲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공항의 표정 - 동서양 세계 모든 곳에서 관광객이 온다.
○ 말레이시아 현지시간으로 16:00 (GMT+08:00) 가까이 되어 드디어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공항에 도착했다. 바깥 기온이 34℃라고 하는데, 그늘에서는 별로
덥지 않다. 그러나 햇볕을 쬐면 따끈따끈하고 그냥 땀이 줄줄 흐른다. 그때의 서울
최고기온은 28℃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체감온도는 그렇게 높게 느껴지지 않던 기
후였다.
▲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공항 바깥으로 걸어나오는 두류봉
○ 우선 숙소를 정해야 하는데, 처음 가는 곳이라 코타 키나발루(Kota Kinabalu)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었다. 마침 비교적 나이가 좀든 사람과 젊은 사람들이 섞여있는 여행
팀을 마중하러 나온 한국인 현지가이드가 있었다. 무조건 오늘 저녁호텔의 방 하나
를 구해 달라고 하였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는데, 뒤에 알아보니 그 도시의 호
텔 사정은 여유가 있었다.
▲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시내는 과거 수상가옥이 있던 곳이 매립되어 녹지가 되었다.
○ 그 호텔은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전망이 좋았다. 일단 호텔에 짐을 풀고 저
녁 식사를 하러 바닷가의 현지 뷔페식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열대지방의 숲속에 있
으면서 그냥 야외에 있는 오픈형 식당인데, 저녁이 나오기 전에 코코넛을 한 통씩
쪼개어 그속의 물을 마시게 하였다. 나는 생전 처음 마셔보는 코코넛물이라 매우
달고 시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그렇게 시원하거나 달지는 않았다.
▲ 월드컵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 등 여러 곳으로 여행을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