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책 읽기】
수필가 박양근 교수가 보내준 특별한 신간 저서
― 《미국 명수필 컬렉션》(박양근 번역)을 읽고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박양근 교수(수필가, 문학평론가, 부경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가 신간 저서를 보내주었다. 2020년 박양근 제8 에세이집 《百花和諍》과 2021년 박양근 문학평론집 《수필과 비평을 위한 프레임》에 이어 올해(2022년)에는 박양근 교수가 번역한 《미국 명수필 컬렉션》을 받았으니, 매년 한 권씩 박양근 교수의 신간 저서를 받은 셈이다.
박양근 교수의 책을 받을 때마다 나는 스마트폰을 통해 답장을 보낸다. 과거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그러지 않았다. 문인들과 작품 교류를 할 때는 꼭 편지지나 원고지에 답장을 썼다.
편지지나 원고지에 쓰는 ‘손편지 답장’보다 성의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의 편리성과 전달의 신속성 등 장점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책을 반갑게 잘 받았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내면 저자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준다. 이때 문구는 비록 짧지만, 박 교수 특유의 따뜻한 성의가 드러나는 인정과 쌍방향 소통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답장을 보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뿐 아니라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문구나 건필을 기원하는 인사말을 꼭 넣는다.
가령, 이런 식의 문자 메시지가 오간다.
◆ 박양근 에세이집 《百花和諍》을 받고(2020.12.5.)
안녕하십니까? 제가 수필 문단에서 박양근 수필가님을 작품을 통해 알고 지낸 지가 참 오래됐습니다. 오늘 받아 본 박 교수님의 에세이집 《百花和諍》은 그동안 여러 지면에서 보아왔던 작품과는 또 다른 차원의 명품 수필집입니다. 책을 일컬어 ‘예쁘다’라고 하는 표현이 허용될지 모르겠으나 꽃을 보고 ‘예쁘다’라고 하지 않으면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듯이 ‘정말 예쁘다!’라는 말씀을 백번이라도 드리고 싶은 기분입니다. 독창적인 언어의 꽃밭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가꿔오신 저자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예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전에서 윤승원 드림
▲ 답글 : 윤승원 선생님 반갑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선생님의 글을 아주 좋아합니다. 한국 수필이 필요로 하는 단단한 수필가이자 산문가입니다. 아직 만나 본 적이 없지만 이런 분이 한국수필에 꼭 필요한 분이라고 주변에 이야기합니다. 저의 졸저를 ‘예쁘다’ 여겨주시니 고맙습니다. 전과 다른 유형의 글이라 말씀해주시니 조금 안도가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 글 쓰는 분들의 할 일이 더 많을 듯합니다. 건강하면서 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연락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양근 드림
◆ 박양근 문학평론집 《수필 비평을 위한 현대성 프레임》을 받고(2021.9.7.)
안녕하세요? 귀한 문학평론집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론에 그치지 않고 해당 작품을 소개해 주시니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저도 요즘 좋은 글을 발견하면 감상 소감을 쓰기도 하는데, 남의 글을 읽고 소감을 적는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귀한 문학평론집 보내 주셨으니 공부하면서 아껴 읽겠습니다. - 대전에서 윤승원 드림
▲ 답글 : 윤승원 선생님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선생님 글의 애독자입니다. 평안 하십시오. - 박양근 드림
◆ 박양근 번역 《미국 명수필 컬렉션》을 받고(2022.11.30.)
명작을 만나는 즐거움을 또 주시는군요. 이번엔 ‘미국 명수필’을 보여 주시니, 수필 문단에서 보기 드문 역사를 일구셨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하신 박양근 교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특별한 저술입니다. 귀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윤승원 드림
▲ 답글 : 예, 답신 주셔서 고맙습니다. 춥지만 건필하십시오. - 박양근 드림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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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근 교수가 재직했던 ‘국립 부경대학교’는 내게도 낯익은 이름이다. 나의 조카[尹鐘太]도 부경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아마도 나의 조카와 비슷한 연배가 될 듯하다. 하긴 필자 역시 부경대학교 교수를 지낸 조카와의 나이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니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 박 교수가 보내준 책은 특별하다. 매년 저서를 한 권씩 펴낼 만큼 왕성한 필력을 보여 주는 명수필 작가인 데다가 영문학을 전공한 학자이니 이런 번역서는 박 교수가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특별한 저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잖아도 국내 수필은 고전에서부터 현재 각종 지면에 발표되는 수많은 신작에 이르기까지 매일 접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외국의 명수필을 좀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기회를 쉽게 찾지 못했다.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던 그런 개인적인 소망이 이렇게 뜻하지 않게 이루어지다니, 그지없이 반갑고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명작을 만나는 즐거움’은 단순히 반가움을 넘어 좋은 글에 목말라하는 독자에게 ‘독서의 기쁨’까지 안겨 준다.
이 책에 실린 총 32편의 ‘미국 명수필’을 읽으면서 글의 구성과 표현 방식이 국내 수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인 독자지만 미국의 한 시민이 된 것처럼 착각하면서 읽었다.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과 삶의 방식도 다르고, 역사와 문화가 다른 외국 작가의 글이지만, 한국인의 수필과 정서가 다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수필가이면서 영문학자인 저자의 탁월한 ‘번역 술’이다. 문맥의 흐름을 한국인의 호흡에 맞춘 ‘제2의 창작’이다. 저자는 『수필은 문화다』라는 제하의 머리말에서 “원문을 충실하게 번역하면서 한국 정서에 맞게 필요에 따라 문맥을 일부 조정”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에세이와 한국수필은 각자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이 지니는 가치에 대해 한 마디로 압축한 대목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시인, 극작가, 그리고 저널리스트들의 수작을 통해 한 나라의 서사와 산문을 한 자리에서 대면하는 것은 인간 탐구이면서 역사 읽기”라고 말한다.
미국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잘 알려진 밴자민 프랭클린(1706~1790)을 비롯하여 민중의 예술가로 익숙한 이름, 마크 트웨인(1835~1910) 등 낯익은 저명인의 수필도 만날 수 있다.
책 표지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을 만나는 것은 ‘미국 시민들의 삶을 정선한 서사’를 만나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 내용을 깊이 있게 소개하지 못한다.
‘내용 일부를 인용하거나 발췌하는 것을 금한다’라는 저자와 출판사의 엄중 경고에 따라 인상적인 대목을 깊이 있게 소개하지 못하고, 저자와의 인연만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책 소개를 마침을 독자는 양해하시길 바란다.
2022.12. 02.
윤승원 讀後記
♧ ♧ ♧
첫댓글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에서
◆ 낙암 정구복(역사가, 문학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2.12.03. 11:14
좋은 신간 소개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간이 있으면 읽어보고 싶은 수필집입니다.
박양근 작가와 윤승원 님 두 분의 예절 바른 주고받은 인사는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두 분의 동행에 큰 발전과 영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 답글 / 윤승원
요즘 연말을 맞아 전국의 문인들로부터 신간 서적을 많이 받게 됩니다.
작가의 땀과 정성이 깃든 책을 받으면 답장을 드리는 일은
독자의 기본 도리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박양근 작가로부터 받은 《미국 명수필》은
그동안 받아 읽었던 수많은 국내 수필집과는 느낌이 달라
‘특별한 저서’라고 소감 제목을 달았습니다.
존경하는 정 박사님께서 졸고 소감에 따뜻한 격려를 해주시니
올사모 ‘책 읽기’ 코너에 신간 서적을 소개한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