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를 다니던 여대생 서영란(28)씨와 노총각 정창원(37)씨는 4년 전(2002년) 울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운명처럼 만났다.
9살의 나이차, 학벌차,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란씨는 창원씨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다.
만난지 2년째 되던 해 난데없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나타났다. 영란씨가 간암말기에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한창 행복해야 할 두 사람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영란씨는 수술을 받고 간을 60%나 잘라냈다. 6개월 후 암은 폐로 전이돼 있었다.
두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연인에게 기억되고 싶은 한 여자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결혼반지를 사러 한달만에 병원을 나서는 영란씨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예비 신부의 모습에 정창원 씨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고 서영란 씨는
“결혼하면 건강해진대, 울지마”라고 말하며 오히려 정창원 씨를 위로했다.
결혼식은 그해(2005년) 12월 4일. 그러나 결국 하루 전날 영란씨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끝내
웨딩드레스를 남겨둔 채 하늘나라로 갔다.
“잘가라 잘가라 그리고 영란아 애 많이 썼다. 다음 세상에는 정갈하고 맑은 육신되어 태어나라.
내 육신의 눈으로 당신 보게 해달라고 안 그럴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지만 결국 서씨는 세상을 떠났고 정씨는 홀로 남았다.
영란씨와 생전(2004년)에 신혼집을 차리고 살았던 지리산에서 홀로 살고 있던 창원씨가 일산
국립암센터에 마련된 뜻깊은 자리에 참석했다.
아내가 2년간 투병생활을 했던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국립암센터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정창원씨는
MBC와 동양생명이 공동으로 진행한 공익캠페인 출연료와 MBC가 마련한 특별기금을 모은 3천만원
전액을 아내 서영란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이번 기증식은 소아암 환우들을 돕고 싶어했다는 아내 서영란 씨의 생전의 바람을 따른 것으로
기부금은 국립암센터의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강아지 두 마리와 소 한 마리, 그리고 현금 90만원이 전 재산이라는 정씨는 "영란이가 살아 있었어도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이번 기금이 고통을 겪는 소아암 환자와 영란씨처럼 암과 투병중인 젊은
환우 분들께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영란씨가 병상에서 쓴 마지막 편지
연애할 때 그 마음으로 그 설렘으로 편지를 씁니다. 음악이 좋아서인지 오늘 밤이 이상한 건지... 마음이 설렘으로 가득 차네요. 이전에 자길 생각하면 설레던 그 마음이 아직 내 속에 그대로 남아있네요.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이 어느덧 2년이 흘러 갔는데 아직도 내겐 자기가 이렇듯 첫사랑의 설렘으로 남아 있습니다. 생각하면 기쁨으로 눈물이 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아무래도 내가 눈감는 날까지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람일것 같아요.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사람인지 이렇게 혼자 있는 날이면 이런 내 마음이 자기에게 짐으로 부담으로 느껴지면 어쩌나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사랑이라면 내 생이 짧다 하더라도 더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생애가 자기로 인해 전혀 초라하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었다고... 당신이 아니었다면 볼품없이 사라졌을 꽃동이가 당신으로 인해 꽃이 되고 아름다워 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요.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내가 되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아주 뜨거운 가슴으로...
MBC ‘2015 휴먼다큐 사랑’의 10주년 기념 특집편 ‘10년간의 사랑’에서는 ‘너는 내 운명’의
주인공이었던 정창원 씨의 10년 후 이야기가 소개됐다.
정창원씨는 아직까지 혼자 사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저에게는 그냥 선녀가, 선녀의 옷깃이 바위에 스치는 일이 한번 일어났던 걸로 감사해요"
"그리고 그런 일이 한 사람에게 또 일어나겠습니까. 안 일어나요. 한 번이면(충분해요)"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사람을 생각해본 적은 없으세요?"라는 질문에는 주저없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겠다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무덤덤해졌을 법도 하다. 그러나 정창원 씨는 자신의 이야기로 만든
이승환의 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들으며 여전히 눈시울을 붉혔고 영란 씨를 떠올리며 슬픔을
참지 못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정창원 씨와 고 서영란 씨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 이야기는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의 모티브가 된다.
이승환은 TV에서 우연히 '휴먼다큐 사랑'을 펑펑 울면서 봤다고 털어놨다. 그 때의 감정으로 곡을 15분 만에 만들었으나 작사는 3개월 정도 걸렸다고 했다.
그들의 숭고한 사랑에 혹시나 누가 될까봐 고치고 또 고쳤다는 것이다.
사랑이 잠시 쉬어 간데요 나를 허락한 고마움 갚지도 못했는데 은혜를 입고 살아 미안한 마음뿐인데. 마지막 사랑일거라 확인하며 또 확신했는데 욕심이었나봐요 난 그댈 갖기에도 놓아주기에도 모자라요.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첫댓글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준 이 다큐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10년 뒤에도 변함없는 정창원씨의 사랑에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그 내용을 정리하여 여기에 올려 봅니다. 이 다큐는 세계 최고 권위의 TV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심사위원들 모두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합니다.
첫댓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준 이 다큐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10년 뒤에도 변함없는 정창원씨의 사랑에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그 내용을 정리하여 여기에 올려 봅니다.
이 다큐는 세계 최고 권위의 TV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심사위원들 모두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합니다.
주인공 여자의 일생이 넘 가슴아프네 하늘나라로 갔는데
따뜻한남자를 만닐걸 다행이라고 못하겠고
이들의순애보가 그저 애닲기만 하네요 ~~
남자여자는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