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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까지] 04
S#1. 오피스텔 외경 (새벽)
S#2. 동 오피스텔 안 (새벽)
민혁, 잠에서 깬다. 고개 돌리는데 소파에 웅크리고 잠들어있는 서희 모습이 보인다.
흠칫 놀라는 민혁. 조심스럽게 서희 앞으로 다가온다. 아무 것도 모르고 깊이 잠든 서희 얼굴. 눈물로 얼룩져있다.
민혁, 맞은편 소파로 가서 몸 파묻고 기댄다. 가만히 서희를 보고있다. 희미한 미소가 어린다.
한순간, 눈을 뜨는 서희. 맞은편의 민혁을 보곤 소스라치게 놀란다.
민혁 : ...더 자요.
서희 : 언제 왔어요?
민혁 : 내가 묻고 싶은 말이예요. 언제 왔어요?
서희 : ...(두려운듯 본다)
민혁, 픽 웃는다.
민혁 : 날 보면 왜 항상 그렇게 겁부터 먹어요? (한숨) 아마 내가 먼절걸요? 엊저녁부터 자구 있었는데 좀전에 깨보니까
서희씨 거기 웅크리고 있더라구요.
서희 : ...죄송합니다. 몰랐어요.
민혁 : 그게 뭐가 죄송해요? 서희씨보구 여기 쓰라고 했잖아요. 내가 더 죄송하죠. 여긴 서희씨 집인데.
어슴프레하게 창이 밝아온다. 잠시 침묵이 감돈다. 삐딱하게 서희를 바라보는 민혁.
민혁 : ...무슨 일 있었어요?
서희 : ...아뇨.
민혁 : 난 무슨 일 있었어요. 뭔지 좀 물어봐주세요.
서희 : ...
민혁 : 우리 엄마가 죽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 있냐구 물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이런 빌어먹을 경우가 또 있어요?
서희 : (멈칫 본다)
민혁 : 우리 엄마,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구 생각했었는데, 막상 죽고나니까...아, 죄송해요. 막상 돌아가시니까,
기분 아주 이상해요. (웃는다) 좀전에 꿈에 나타나서 노랠 불러주드라구요. 나는 아주 조그만 아기고
엄마는 서희씨 또래예요. 자장가를 막 불러요. 난 어린 아긴데두, 야, 우리 엄마두 인젠 철들었나부다, 그렇게 생각했죠.
민혁, 시선 돌리고 아득히 창 밖을 본다. 삐딱하게 미소 짓는데 눈에는 물기가 어려있다.
바라보는 서희. 처음으로 그가 안됐다.
서희 : ... 마음...많이 아프시겠어요.
민혁 : (돌아본다) 서희씨 어머닌 어떤 분이셨어요?
서희 : ...기억 안나요.
민혁 : 미안해요.
서희 : 괜찮아요.
사이...잠시 민혁 모습을 바라보던 서희.
서희 : 기운 내세요...누구나 한가지씩 힘든 걸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한텐 그게 돈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한텐 가족일 수도 있고... 돈이 있어두 없어두, 부모님이 계셔두 안계셔두... 그거 자체로 다 고통인가봐요.
민혁 : ...
서희 : 그러니까...스스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민혁 : (가만히 바라본다) ...
서희 : ...
민혁 : (피식 웃는) 내가 그래보여요?
서희 : ...저도 그러니까요.
민혁 : ...(마음 한켠이 뭉클해지는데)
서희 : ...
민혁 : ...세준이랑 싸웠어요?
서희 : (멈칫 굳는)
민혁 : 무슨 사정이 생겼나 모르겠지만... 인제 여기서 지내요. 잘왔어요,
서희 : ...
민혁 : 다 압니다. 죽어두 오기 싫으면서두 결국 갈 데가 여기밖에 없었던 거 알아요.
서희 : (붉어진다) 오늘만...신세 지려구 왔어요. 계신 줄 알았으면 안 왔을거예요.
민혁 : (본다)
S#3. 병실 (낮)
의사, 세준 눈의 붕대를 풀어준다. 눈을 뜨는 세준. 시야가 온통 뿌옇다.
병실의 집기들과 곁에 서 있는 송원장과 형준 모습이 하나하나 아주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떠본다. 시야 여전히 흐리다. 표정 굳는다. 송원장, 괴로움에 외면하며 밖으로 나간다.
S#4. 병원 황교수 방 (낮)
황교수와 소파에 마주 앉아있는 송원장. 황교수,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황교수 : 수술은 잘 됐어요. 유리조각두 잘 빼냈구 이차 감염두 없답니다..그런데...
송원장 : (긴장)
황교수, 난감하다. 한숨 쉰다.
황교수 : 안과 김과장 오면 더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겠지만..현재로선 좌측시력이 거의 안나올것 같다 그럽니다..각막을 다쳤어요.
송원장 : (굳는) 시력이 안나온다면...앞을 못 본다는 뜻인가요?
안구모형이 앞에 놓여있다.
황교수 : ...(착잡한) 오른쪽 눈이 있으니 눈을 영 잃는 건 아닙니다. 외관상으로도 별 문제는 없어요. 다만...
한쪽 눈이 기능을 못하면 다른 쪽 눈이 그 기능을 다 해줘야하기 때문에 오른쪽 눈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겁니다.
시력이 계속 나빠질 수도 있는 거구요. 어차피 눈 두개가 서로 이어져있는 거니까요.
송원장 :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황교수 : (답답하다) ... 하필 눈을 다쳐, 하필...
송원장, 멍하니 바닥 응시하고 있다.
S#5. 공원묘지 (낮)
명여사 무덤. 검은 양복을 입은 민혁. 그 앞에 서있다. 뚫어져라 새무덤을 바라본다.
오실장, 멀찌기서 착잡한 듯 바라 보고있다.
S#6. 공원묘지 주차장 (낮)
민혁, 오실장, 걸어온다.
오실장 : 뭐라구 위로를 드려야 될지...
민혁 : ...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실장 : 별 말씀을요.
민혁, 차 문 열다가 뭔가 곰곰 생각한다.
민혁 : 오실장님...한가지 부탁 좀 드릴께요.
오실장 : (본다)
민혁 : 어떤 사람 신상에 관해서 뒷조사를 좀 해주세요.
S#7. 민혁집 외경 (밤)
S#8. 민혁방 (밤)
들어오는 민혁. 침대에 털썩 앉아 거칠게 상의를 벗는다. 들어오는 유리.
유리 : 어디...상가집에 갔다왔어?
민혁 : 어어...
유리 : 오빠 들었어?
민혁 : 뭘.
유리 : 세준오빠 얘기 못 들었어?
민혁, 돌아본다.
유리 : 다쳤어. (글썽해지며) 왼쪽 눈을 다쳐서 어쩌믄 영 못 쓸거래.
민혁 : 무슨 소리야.
유리 : 누구하구 싸웠나봐....어쩜 좋아, 오빠?
민혁 : 만나 봤어?
유리 : 오빤 하루종일 어디 갔었어? 연락해두 통 안되구.
민혁 : ...(생각하는)
S#9. 한식당 외경 (밤)
변두리 아담한 냉면집 외경.
S#10. 동 식당 안 (밤)
고기 구워먹는 온돌 내실이 보인다. 영업 마치고 일어나는 여주인. 서희, 앞치마 입은 채 비질한다.
여주인 : 문단속 잘하구 자라.
서희 : 예.
여주인 : (혀 차고) 오갈 데 없다니까 여기서 지내라구 하긴 한다만... 여종업원 혼자 자는거 알면 도둑 들지두 몰라. 조심해.
서희 : 조심할께요...들어가세요. (싹싹하게 인사하고)
주인 나간다. 안으로 문 잠근다.
서희, 불끄고 의자에 앉는다. 착잡해진다. 망설이다가 이윽고 전화기로 다가온다. 메모지 꺼내며 가만히 번호 누른다.
서희 : ...저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육백이호 이세준 환자 상태를 좀 알고 싶은데요...
...네? ...가,가족인데요...(낙담) 알겠습니다.
전화 끊는다.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S#11. 병실 (밤)
세준, 창가에 등 돌리고 서있다. 창 유리에 비친 자기 모습. 앞이 흐릿하다. 절망스럽다.
유리(E) : 오빠.
돌아보는 세준. 유리, 짐짓 밝게 웃으며 다가온다.
세준 : 뭐하러 또 왔어. 아까 왔음 됐지.
유리 : (눈 자세히 들여다보며) 꼭 멀쩡한 거 같은데?
세준 : (씁쓸한)
유리, 주머니에서 까만 애꾸눈 안대를 쓱 꺼낸다.
유리 : 이거 볼래? 선물! (자기 눈에 대고) 으하하 애꾸눈 선장이다!
세준 : (어이없어 웃고마는)
유리 : 야, 웃었다! 웃기는거 성공했다! 내가 오빠 웃길려구 별별 고심을 다했다. 헤이, 애꾸눈!
세준 : 임마, 아주 놀려라, 놀려.
유리 : (웃는데 마음 아프다) ... 놀릴려는 거 아냐. (바싹 대며) 화 안났지?
세준 : ...음.
유리 : ...에이...힘내라, 오빠.
세준 : 그래, 힘낼께. 고맙다.
유리, 머쓱하니 창가로 다가간다.
유리 : 오빠, 나는 있지...(미소) 오빠가 힘들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음 좋겠어...오빠 들으면 섭섭할지 몰라두...
나 오빠가 이렇게 아파서 매일 볼 수 있으니까 그것만 막 기쁜거 있지? (돌아본다)
세준, 씁쓸히 웃는다. 들어오는 송원장. 얼른 일어나는 유리.
송원장 : (반가운) 유리 왔구나?
유리 : (팔짱끼며 매달리는) 힘드시죠? 얼굴이 반쪽이 되셨어요.
송원장 : 고맙구나.
송원장과 눈 마주치는 세준.
송원장 : (냉랭히 외면한 채) 뭘 좀 먹어라. 굶어 죽을 작정이냐.
S#12. 종합병원 입구 (밤)
주위를 살피며 걸어오는 서희.
S#13. 입원실 로비 (밤)
서희, 살피며 조심조심 간호사실 쪽으로 다가간다. 당직 간호사, 일하고 있다.
서희 : ...죄송하지만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세준 환자 상태가 어떤지 좀 알고 싶어서요. 수술 결과 나왔나요?
(들킬새라 계속 주위 살피며)
간호사 : 가족이십니까?
서희 : ...저어 혹시...혹시 눈을 영 못쓰게 되는 건가요?
간호사 : 아침에 담당 선생님을 직접 만나보세요. 제가 함부로 말씀 못드려요.
유리, 송원장과 함께 입원실 쪽에서 나온다. 서희, 놀라서 후다닥 숨는다. 엘리베이터로 가는 두사람.
유리 : 내일 다시 들를께요. 아빠두 내일 시간 내서 들르신대요.
송원장 : 그러실거까지 없는데...미안해서 어쩌니.
유리 : 너무 걱정마세요. 제가 앞으로 매일매일 와서 간호 할께요! 기운 내세요!
송원장 : ...고맙다, 유리야. 조심해서 가라.
유리, 엘리베이터 타고 사라진다. 송원장, 시름겨운 얼굴로 입원실로 간다.
서희, 숨어서 바라본다. 고개 떨군다.
S#14. 대형 할인점 (낮)
재석, 일하고 있다. 고개 드는데 주위 살피며 다가오는 지영.
눈 마주치는 두사람.
S#15. 할인점 일각 음료 자판기 앞 (낮)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음료수 마시는 두사람. 재석, 어색한듯 시선 돌리고.
재석 : 서희 어딨는지 왜 나한테 와서 물어요? 나 진짜 몰라요.
지영, 종이에 전화번호를 적고있다. 재석, 물끄러미 지영 모습을 본다.
지영 : (종이 건네며)....꼬...꼭...마,마,만나야 돼요...
재석 : (본다) 거,되,되,되게 답답하네. 언제부터 말 더듬어요?
지영 : (얼굴 붉어진)
재석 : (피식 웃고) 옛날에 내동생두 말을 되게 더듬었는데... 어릴때 약을 잘못 먹어갖구 그때부터 말을 제대루 못하드라구요.
꼭 옛날 내동생 보는 것 같네. 혹시 그쪽두 약 잘못먹었어요?
지영 : ...지,지금은 아,안 더듬어요?
재석 : 내동생요? 죽었어요.
지영 : ...
재석 : 이름이 뭡니까? 나는 최재석입니다.
지영 : ...화,황지영이예요.
재석 : 황!지영... (피식 웃고) 나두 전에는 황씨였어요. 어릴 때 입양된 적이 있는데 그집이 황씨였거든요.
사고쳐서 도로 쫓겨났지만요. 최씨에서 황씨 됐다가 다시 최씨루 돌아온 겁니다. 암튼 머 반갑네요.
지영 : ...(가만히 바라본다)
재석 : 서희 연락오면 전화해줄께요. 전 바빠서 그만...
지영, 급히 따라일어나다가 실수로 음료수 쏟는다. 재석 옷에 다 묻는다.
재석, 급히 턴다. 지영, 손수건 꺼내서 얼른 내민다.
재석, 안 받고 쓱쓱 손으로만 턴다. 지영, 다가가 직접 손수건으로 닦아준다.
놀라 뒤로 물러서는 재석. 팔목에 하트 문신이 보인다. 흠칫 보는 지영.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쓱쓱 닦아준다.
재석, 묘한 기분이 든다. 주위 살피며 들어오는 혜정, 둘을 본다.
재석 : (물러서며) 인제 됐습니다,
지영, 환히 웃어 보인다. 재석, 얼굴 벌개진다.
재석 : 저, 그럼....
혜정(E) : (성큼 다가오며) 야, 너 뭐야?
지영 : (멈칫 보는)
재석 : (당황) 이게 누구한테 함부루? 여긴 뭐하러 왔어?
혜정 : 오라, 어떻게 마음을 잡구 여기서 일하나 그랬드니 다 이유가 있었구나?
재석, 기막혀 본다.
지영 : ...(당황) 그,그,그,그게...
혜정 : 얘 좀 봐. 찔리니까 말두 막 더듬구! (지영 팔을 툭 치고) 야, 너 뭐야? 왜 남의 애인한테 꼬릴치구 난리야? 뭐야? 응?
재석, 혜정 잡아끌고 간다.
재석 : 누가 니 애인이야? 누가? 일루 와!
혜정 : 이거 안놔? 안놔?
멀어지는 두사람. 지영,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힐끗 돌아보는 재석. 벌개져서 목례한다.
지영, 멈칫 답례하며 바라본다.
S#16. 한식당 (다음날 저녁)
손님 한사람 식사하고 있다. 바쁜 시간 끝난듯 한가하다.
서희, 쟁반에 음식을 나르며 서빙하고 있다.
손님 : 물 좀 주세요.
서희 : 네!
얼른 물컵에 물 따라서 갖다 준다. 사십대 여주인 카운터에 앉아있다.
여주인 : 서희야, 삼번 테이블 치워라.
서희 : 네.
얼른 행주 들고 가서 닦고 치운다. 들어오는 민혁. 서희와 눈 마주친다. 놀라는 서희.
민혁, 한쪽 테이블로 가서 앉는다. 다가오는 서희.
서희 : ...(작게) 여기 어떻게 아셨어요.
민혁 : 잠깐 시간 좀 내요.
서희 : ...(주인 눈치보며) 저 일해야 돼요.
민혁 : 일 마칠때까지 기다릴께요. 같이 갈 데가 있어요.
서희 : 일 마칠려면 멀었어요.
민혁, 일어나더니 주인에게 다가간다. 서희, 당혹스럽다.
민혁 : 죄송합니다만...서희랑 잠깐 갈 데가 있어서 그러는데 허락 좀 해주세요.
여주인 : 누구예요?
민혁 : 오빱니다. 오늘 돌아가신 부모님 제사라서요.
여주인 : (의아한듯 본다)
민혁 : 오늘 저녁만 휴가를 좀 내주세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서희 : (난감한)
S#17. 식당 앞길 (저녁)
민혁, 나온다. 뒤이어 나오는 서희. 민혁, 차 문 연다.
서희 : ... (난처한) 저,
민혁 : (OL) 같이 가요. 꼭 같이 갈 데가 있어요. (설레는) 가면 아마 놀랄거예요.
서희 : ...
민혁 : (서희 밀어넣으며) 타요.
S#18. 레스토랑 앞 (저녁)
차에서 내리는 민혁. 서희, 내린다.
민혁 : ...와요...(앞서 간다) 얼른.
서희 : (머뭇하는)
S#19. 레스토랑 (저녁)
민혁, 서희를 이끌고 들어온다. 들어오는 순간, 안에서 폭죽이 터지며 생일축하 노래 울려퍼진다.
멍하니 보는 서희. 한쪽 테이블 위에 케잌과 함께 꽃바구니. <생일을 축하합니다> 라고 써있다.
테이블 위의 양초에 불을 붙이는 웨이터.
민혁 : 앉아요.
서희 : (영문 몰라 본다)
민혁 : 생일 축하해요. 서희씨 어딨는지 찾는거보다, 생일 알아내는 게 더 힘이 들었어요.
웨이터, 다가와 의자를 빼준다. 서희, 할 수 없이 앉는다.
민혁 : 두시간만 빌린 거니까 빨리 먹구 일어나야 돼요. (메뉴 펼친다)
서희 : (얼떨떨한)
민혁 : 저번엔 거의 식사를 못했죠? 오늘은 다 먹깁니다.
서희 : ...
민혁 : (웨이터보고) 이걸로 주세요...제 맘대로 시켰어요. 여기 메뉴가 좀 별로거든요. 주문은 저한테 맡기는 게 나을 겁니다.
서희 : ...
음악이 은은하게 바뀐다. 서희, 그제야 천천히 레스토랑 안을 둘러본다.
민혁 : 세준이 다친 얘기 들었어요. 왜 진작 얘길 안했어요?
서희 : (멈칫)
민혁 : ....두사람 헤어진거...마음 아프게 생각해요. 여러가지로 위로할 방법을 찾다가 이런 생각 해낸겁니다. 잘 보일려구요.
그러니까 부담 갖지말구 맛있게 먹구 가요.
민혁, 와인을 한잔 따라준다.
민혁 : 자, 조금만 들어요. 왜, 손 같은 델 베면 알콜로 소독 하잖아요?
서희씨 마음속 베인 상처두 이걸로 소독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시고 가서 다 잊어요.
서희 : ...
민혁 : 괜한 얘기 했어요? 아프게 할려는 뜻은 없었어요.
서희 : ...(떨구며) 아니예요. 고맙습니다.
민혁 :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S#20. 한식당 앞 (밤)
민혁 차 와서 멈춘다.
민혁 : ...그만 고집 꺾고 오피스텔로 들어가요.
서희 :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저, 그럼...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내리려는)
민혁 : (붙잡는다) 고집이 되게 세요? (웃고) 안 그렇게 보이는데.
서희 : ....
민혁 : (진지해지며) 서희씨...
서희 : ...
민혁 : (미소) 날 믿으라곤 안해요. 나두 날 못 믿으니까... 나한테 와서 돈 달라고 하던 서희씨 그 용기를 믿어 봐요.
얼마든지 인생이 달라질 수 있어요. 왜 이렇게 먼길로만 돌아가요?
서희 : ...(본다) 저, 그럼...
민혁, 애틋하게 바라본다. 서희, 어색해지며 내리려는데.
민혁 : 잠깐만요.
민혁, 서희 볼에 손을 댄다. 놀라서 뒤로 흠칫 물러나는 서희.
민혁 : 뭐가 묻었어요. (웃으며 떼어낸것 불빛에 비춰보는) 뭐지? (보며) 빵가루 같은데요?
서희 : ...(붉어지는)
S#21. 의과대학 실습동 외경 (낮)
S#22. 동 실습실 (낮)
흰 천에 싸인 해부 실습 대상을 둘러싸고 서있는 황교수 및 학생들.
황교수 : 자, 인공 심폐기 연결단계로 들어가지. 여기서 체크해야 될 사항은? 강군, 말해봐.
학생 2 : 그러니까... HR, ABP, CVP, SPO2,....그리고 ETCO2, 이상입니다.
황교수 : 자, 그럼 호스를 연결하지. 어디어디에 연결해야 되는지는 알겠지. (세준 돌아보며) 자, 이군이 한 번 해보지.
(가위 건넨다)
가위 받아드는 세준. 눈 앞이 가물가물하다. 가위든 손 조금씩 떨린다.
결심한 듯 달려들어 뭔가 자르기 시작한다. 이마에 맺히는 땀.
황교수 : (등 철썩 치며 가위 뺏는다) 너 지금 뭘 했는지 알아? 지금 이 환자 죽였어... 대동맥이 뭔지두 몰라?
실제 상황 아니라구 막 하는거야, 뭐야?
세준, 고개 떨군다. 황교수, 넌지시 바라본다.
S#23. 동 복도 (낮)
세준, 어두운 얼굴로 걸어간다. 황교수, 뒤에서 걸어온다. 어깨를 툭 친다.
황교수 : 학굔 뭐하러 벌써 나와?
세준 : ...(씁쓸히 웃는)
황교수 : 외과의한테는 시력이 생명이야. 외과 포기하라구 내가 일부러 심하게 그랬다.
세준 : ....
황교수 : 외과만 포기하면 문제 없어. 그 정열이면 외과 말고도 필요한 데가 많을거야.
세준 : ...
황교수 : 사람이 적응 못하는 일이란 건 없어. 콩팥두 하나 가지구 잘들 살고, 위를 반쯤 들어내두 다들 잘 살어.
눈은 엄살이지 뭐. 하나 멀쩡한 것만두 아이구 감사합니다 해야지.
세준 : ... 고맙습니다.
S#24. 캠퍼스 (낮)
세준, 가방메고 간다. 농구 코트가 보인다. 구석에 놓인 공.
세준, 다가가 공을 든다. 바스켓을 바라본다. 촛점이 안 맞는다. 던지지만 엉뚱한 데 떨어지는 공.
세준, 그자리에 털썩 앉는다. 절망스럽다...바닥에 앉아 물끄러미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흐릿한 시야.
문득 저 앞에 걸어가는 여학생 뒷모습이 얼핏 서희 닮아있다. 급히 달려가 확인하지만 아니다. 낙담한다.
승용차 한대 곁에 멈춰서며 경적 울린다. 민혁이다.
S#25. 까페 (낮)
민혁, 세준, 마주 앉아있다. 민혁, 세준 눈을 가만히 본다.
세준 : 그만 봐.
민혁 : 어느 정도냐?
세준 : (씁쓸히 웃고) 니 얼굴이 반쪽으루 보인다. 됐냐.
민혁 : ... 어떻게 된건데.
세준 : 길가다 깡패 만나서 싸웠지 뭐. 야아, 내가 이 정도면 그 자식들은 어떻게 됐겠냐?
민혁 : (가만히 본다)
세준 : 고맙다. 너희집에서 많이 도와주셨어. 어머니두 일간 인사 드리러 가신단다.
민혁 : ...병원에 못가봐 미안하다.
세준 : ... 괜찮아.
민혁 : (작정하고 바라본다) ... 너 이런일 있는데, 이런 얘기까지 해서 미안하지만...언젠간 해야 할 얘기니까
더 미루지 않는게 좋겠단 생각이 들드라. 서희가 날 찾아왔었어.
세준 : (굳는)
민혁 : 사실은 서희랑 나...몇번 만났어. 지난 번에 서희씨 일하는 데 앞에서 너 만났었지? 그때 나 서희 보러 간거야.
세준 : ...
민혁 : 너희들 일은...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세준 : ...지금 서희 어딨니?
민혁 : 서희랑 내가 계속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하다.
담배 불 붙여무는 민혁.
세준 : ...(쏘아보며) 서희 어딨냐구 물었어.
민혁 : 알려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만나지 마라. 그게 너나 서희 둘다를 위하는 거야.
서희가 너 때문에 받은 상처도 만만치 않드라. (짐짓 착잡한듯)
세준, 시선이 흔들린다. 민혁 얼굴이 흐릿하게 몇갈래로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마음 가라앉히며 상황을 곰곰 짚는다.
긴장 감돈다. 의연해지려 애쓴다.
세준 : ...민혁아.
민혁 : (본다)
세준 : 서희 좋아해줘서 고맙다. 니 마음 이해해.
민혁 : (멈칫 보는)
세준 : 그래두 너 밖엔 없구나...서희 힘들때 따뜻하게 잘해 준 것 같아서 정말 고맙다.
민혁 : ...
세준 : (절실한) 서희 있는데 알려주라. 부탁한다.
민혁 : (예기치 못했다. 난감해진다) ...
세준 : 부탁한다...
긴장 감돈다.
S#26. 한식당 (저녁)
손님 뜸한 시간. 서희, 행주로 테이블 닦고있다. 힘든 듯 머리를 쓸어올린다.
여주인, 카운터에서 지폐 세고 있다.
여주인 : 서희야,
서희 : (돌아본다)
여주인 : 나가서 장 좀 봐와. 아침에 빼먹구 몇가지 못사왔네. 손님들 닥치기 전에 빨리 갔다 와.
(쪽지 건네며) 여기 적었다. 손님들 입가심 사탕두 좀 사오구.
서희 : 네.
S#27. 식당 앞길 (저녁)
서희, 플라스틱 장바구니 들고 바삐 걸어간다. 세준, 뒤쪽에서 두리번거리며 뛰어온다. 서희를 발견한다.
서희, 세준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바삐 간다. 세준, 서희를 가만히 지켜본다. 애틋하고 가슴 아프다.
S#28. 시장 (저녁)
서희, 배추 몇포기와 양념거리가 든 장바구니 들고 나물 가게 앞에서 물건 고르고 있다. 빗방울 하나 떨어진다.
손바닥을 펼치고 흐린 하늘을 잠시 올려다본다.
S#29. 거리 (저녁)
서희, 장 본것 양쪽에 가득 들고 힘겹게 걸어간다.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놀라서 얼른 뛰어가는 서희. 주위 살피다가 길가 처마 밑으로 뛰어간다.
서희, 처마 아래서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옷을 턴다. 오돌돌 떨고 서있다.
옆을 돌아보는데 비 맞고 지저분한 강아지 한마리, 처마 밑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서희, 잠시 바라본다. 봉투에서 캬라멜 사탕봉지를 뜯는다. 몇개 까서 던져준다. 강아지, 좋아라 받아서 먹는다.
서희 : 배고팠구나? (측은한듯 털을 쓸어준다)
세준(E) : 우산 같이 쓰실래요?
서희 : (흠칫 놀라는)
천천히 돌아본다. 세준, 환히 웃고 있다. 굳어지는 서희.
세준, 우산으로 얼굴 반쪽을 가리고 있다.
세준 : 가자, 들어다줄께.
서희 : (세준 눈을 자세히 보려는)
세준, 천천히 우산을 내린다. 왼쪽 눈에 흰 안대하고 있다.
서희, 겁나서 얼른 고개 떨군다. 세준, 다가온다. 마주 서더니 보란 듯 안대를 떼어낸다. 조금 충혈됐을 뿐 별 차이 없다.
세준 : 날 봐.
서희 : (그대로 떨구고 있다)
세준, 가만히 손으로 서희 얼굴을 들어올린다.
세준 : 날 좀 보라니까?...봐, 아무 이상 없어.
서희 : (두려운 눈으로 바라본다)
세준, 시야가 온통 뿌옇다. 티내지 않으려 애쓴다.
세준 : 정말루 아무 이상 없다니까? (안대 들어보이며) 너 놀려 줄려구 일부러 이거 하구 왔어.
수술 받구 말짱하게 다 나았다니까!!
서희 :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이야?
세준 : 임마, 그렇다구 비겁하게 도망을 쳐?
서희 : ...
세준 : 좋은 소식하구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서희 : ...
세준 : 얘가 감격해서 말을 다 잃었네...좋은 거부터 들어라. 내 눈이 멀쩡하다는 게 좋은 소식이구! (앞이 뿌옇다)
...나쁜 소식은 ...너 인제 유부녀 된다는 거! ..좋은 시절 끝이야, 임마.
서희 : ...(본다)
세준 : 우리 숨바꼭질 인제 그만하자. 힘들어 죽겠다. 너 찾아 지굴 다섯바퀴나 돌구 오는 길이다.
서희 : (두려운 듯 뒤로 물러선다)
세준, 다가와 서희를 꽉 끌어안는다.
세준 : 바보야...언제까지 도망만 다닐래?
서희 : ...
S#30. 한식당 외경 (밤)
비 내리고 있다. 영업 끝난 시간. 셔터 반쯤 내려진 식당.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다.
S#31. 한식당 안 (밤)
늦은 시간. 불 꺼진 식당 안. 내실 불만 켜져있다. 서희, 세준, 마주 앉아있다.
서희, 세준 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세준 : 그렇게 못 믿겠어? 자, (오른쪽 가리고) 손가락 몇갠가 물어봐라.
세준, 사실은 하나도 안 보인다. 앞이 그저 뿌옇기만 하다.
서희(E) : 알았어. 됐어.
세준 : 물어보라니까?
서희(E) : 됐어...
세준, 손 뗀다. 서희, 그제야 안도하며 미소 짓는다. 눈물 글썽한다. 바라보는 세준.
세준 : (둘러보며) 이런 데서 이러구 숨어있다구 내가 못찾을 줄 알았어?
서희 : ...
세준 : 나 없이 살아보니까 어때? 좋아?
서희 : ...
세준 : 서희야...모든 건 니 맘 먹기 달렸어. 자, 솔직히 대답 해봐. 정말로 날 떠나는 게 날위한 거겠니,
아니면 내 곁에 있는게 날 정말 위한 거니.
서희 : ...
기차표 두장을 꺼내는 세준.
세준 : 자아...청혼을 기념하는 뜻으로...(표 들어보인다) 짜안! 내일 우리 여행가자.
이 오라버니가 예전부터 너 데려갈려구 별러둔 데가 있지.
서희 : (당황하며 본다)
세준 : 내일 아침 열시야. 잘 생각해. (가만히 본다)...이게 마지막이야.
니가 정말로 날 떠나는 게 좋겠다 싶으면, 정말로 그런 거 같으면...안 나와두 좋아.
서희 : ...(기차표와 세준을 번갈아 본다)
세준 : ...(본다) 기다릴께.
S#32. 한식당 내실 (밤)
아무도 없는 식당 안. 서희, 내실에 웅크리고 앉아서 기차표를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다.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기차표 위로 눈물 한방울 떨어진다.
S#33. 기차역 대합실 (아침)
세준, 쌕 하나 둘러메고 초조한 듯 기다리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핀다.
S#34. 동 장소 (아침)
날이 밝아져있다. 서희, 그대로 그자리에 앉아서 기차표를 들여다보고 있다. 시계를 바라본다. 아홉시 사십분을 가리키고 있다.
서희, 기차표 구겨서 주머니에 넣더니 이윽고 벌떡 일어난다. 가방 메고 뛰어나간다.
S#35. 동 식당 앞 (아침)
셔터 완전히 내리고 잠근 뒤 뛰어가는 서희. 멀어지면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민혁의 승용차.
차에서 내리는 민혁. 금일 휴업 팻말이 걸려있다. 안을 몇번 두드린다. 응답 없다. 얼굴빛 변하며 돌아서는 민혁.
S#36. 민혁 방안 (아침)
민혁, 들어온다. 급히 전화 건다.
민혁 : 안녕하세요?...저 민혁입니다...세준이 있습니까? ...(굳는) 언제요?...알겠습니다.
전화 끊는다. 소파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한다.
세준(E) : 서희 좋아해줘서 고맙다...니 마음 이해해.
점점 분노가 치민다. 쿠션을 바닥에 팽개치고 일어난다.
S#37. 기차역 광장 (낮)
뛰어오는 서희. 사람들 헤치고 뛰어간다.
S#38. 기차역 대합실 (낮)
세준, 공중전화 걸고 있다. 신호음만 갈 뿐 안 받는다. 불안한 얼굴로 끊고 돌아서는 세준. 다시 시계본다.
사람들을 살핀다. 시야가 흐려온다. 주머니에서 약봉지를 꺼내 알약 삼킨다.
안약 한방울 눈에 떨구는데 순간, 저쪽에서 나타나는 서희. 세준, 얼른 약봉투 구겨버리고 달려간다.
세준 : 서희야!
서희 : (돌아본다)
반가움에 마주보고 환히 웃는 두사람.
S#39. 산판 (낮)
나무 베는 인부들. 서희 손을 잡고 올라오는 세준. 나무들이 울창하다.
서희, 신기한 듯 주위 둘러본다. 작업반장, 일하다가 본다.
세준 : 안녕하셨어요?
반장 : 이게 누구야?
세준 : 고생 많으시죠?
반장 : 어떻게 왔어? 학교 시작했잖아?
세준 : 주말이라 여자친구랑 일루 여행 왔어요. 저 일하던데 보여줄려구요. (서희보고) 인사 드려. 작업 반장님이셔.
서희 : (인사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세준 : 결혼할 친굽니다.
반장 : 그래에? 아이구, 참하기두 하다.
서희 : (당황하며 웃는)
세준 : 저 방학 내내 여기서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
반장 : 열심히 일했다마다...처자는 좋-겠구먼. 이런 듬직한 애인을 둬서...
세준 : (서희 손 잡아끌며) 일루 와 봐.
나무 등걸이 하나 보인다.
세준 : 여기 앉아서 너한테 편지 썼었어. 봐라, 하도 앉아서 반들반들해졌지?
서희 : (뭉클하다)
S#40. 숲 오솔길 (낮)
서희 손을 잡고 걸어오는 세준. 바위 하나 가리킨다.
세준 : 여기가 너한테 돈 부치러 뛰어가다가 넘어진 자리. 으윽, 피가 아직 남아있다.
서희 : (정말인가 본다)
세준 : 임마, 순진하긴, (서희 머리 쓱쓱 쓸고)
서희 : (흘기고)
세준 : 어, 저기저기 토끼 봐라.
서희 : (놀라서 본다) 어디?
세준 : 아이구, 지나갔다. 너 눈 되게 나쁘구나? 그걸 못봤어? 야아, 빨간 토끼두 다 있냐?
서희 : (어이없어 보다가) 어, 저기 진짜 다람쥐!
세준 : (멈칫 본다)
서희 : 아이구 지나갔네? 야아, 파란 다람쥐두 있구...여기 증말 대단하다. 별천지구나.
세준, 꿀밤 먹이는데. 피하다가 쭐떡 미끄러지는 서희. 얼른 다가가 잡아주는 세준. 두사람 치고 받고 낄낄 웃는다.
S#41. 산 정상 (낮)
뛰어 올라오는 두사람. 아래를 내려다보고 손 모아 외치는 세준.
세준 : 야! 호! 한서희는 바보다!!
서희 : (웃는)
세준 : 너두 해! 여기까지 왔는데 한마디 외치구 가야지...산신령님한테 인사 한마디 해라!
서희 : (망설이는) ...
세준 : 얼른 해봐!
서희 : ...(이윽고 손모아 외친다) 고맙습니다!
세준 : (멈칫 본다)
서희 : 오빠 눈 안 다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세준, 바라본다. 마음 아프다.
S#42. 장회장 집 거실 (저녁)
장회장 부부와 유리, 송원장, 둘러앉아있다. 시계 보는 송원장.
송원장 : ..죄송합니다...곧 올겁니다. 오는대로 바로 이쪽으로 오라고 형준이한테 얘기해 뒀습니다.
장회장 : 괜찮습니다. 올때 되면 오겠지요.
유리 : (우울한) 그 몸으루 도대체 어딜 간거예요. 오빠두 참...
장회장 처 : 그 마음 오죽하겠어요? 이거 저희가 괜히 저녁 초댈 했나봐요.
송원장 : 아유, 무슨 말씀을요...(착잡한) 여러가지로 죄송합니다.
장회장, 뭔가 곰곰 생각하고 있다.
장회장 : 송원장님,
송원장 : (본다)
장회장 : 나 세준이 녀석을 남으로 생각 안합니다.
민혁, 이층에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