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다"라는 것은 평화를 해치는 것을 말한다.-강간은 평화를 해친다-그러므로 강간은 나쁘다>
아웃로는 이게 순환논증이라고 합니다.
순환논증은 아웃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 안타깝게도 아웃로는 순환논증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순환논증이란,
"우리가 증명하고자 하는 결론을 논증의 전제로 삼을 때 생기는 오류이다."
(정해창, (고등학교) 논리학, 교학사, 1998. 172쪽에서 인용)
교과서에서 예로 들고 있는 건 이런 겁니다.
이백은 소식보다 훌륭하다
왜냐하면 문학적 안목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럼 문학적 안목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백이 소식보다 훌륭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자, 그럼 저의 논증에서 결론이 다시 논증의 전제가 되었습니까?
대전제 : "나쁘다"라는 것은 평화를 해치는 것을 말한다.
소전제 : 강간은 평화를 해친다
결론 : 그러므로 강간은 나쁘다
만약 아웃로 말대로 이 논증이 순환논증이 되려면 "강간은 나쁘다"라는 결론이 다시 논증의 전제가 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결론이 무엇의 전제가 되었나요? 결론을 전제로 한 무슨 논증이 있습니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대전제 : "유해하다"라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소전제 : 담배는 건강을 해친다
결론 : 그러므로 담배는 유해하다.
보다시피 저의 처음 논증에서 단어만 살짝 바꿨을 뿐 똑같은 구조의 3단 논증입니다.
아웃로가 보기엔 담배가 유해하다는 위의 논증도 순환논증이겠군요.
제발 기본 개념도 모르고 어디서 주워 들은 것만 가지고 얘기하지 맙시다.
사전적 의미가 뭐가 중요한가요.. '나쁘다' 와 'bad'가 완벽하게 같을까요? 모든 언어에서 '나쁘다'와 100% 동일한 뜻을 가진 언어가 공통적으로 있을까요? 루카님의 의견은 현제 시점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고 승리자가 되겠지만 전생애를 통틀어 본다면 허무한 주장일 뿐이라는거에요. 루카님의 주장은 사전적 정의에 의해 도출되었다고 하셨는데 여기는 사전적인 정의보다 더 큰 '원리'를 배우는 곳이니 진화와 관련된 주장을 하시려면 그 사고의 사전적 범위를 뚫고 나오신뒤에 의견을 내셔야 할것 같아요. 여기는 국어사전의 '나쁘다' 라는 말의 진위를 가리려고 있는 곳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는 원리를 알고자 하기에 '평화를 깨는 것이 나쁘다'의 이유가 '법에 그렇게 나와있다', '사전에서 단어의 의미를 보면 그렇지 않느냐' 하는 근거는 전혀 먹히지가 않지요. '법률상 강간은 나쁜게 아닌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맞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디하나 반박의 여지가 없지요. 헌데 진화심리학엔 전혀 도움이 안되지요. 덧셈을 공부한 조카가 '3+5=8 이 맞지? 나는 역시 천재야' 하고 사촌형에게 얘기할때 사촌형은 그저.. '그래 맞아 잘하네 우리조카 앞으로 수학공부 더 열심히해~' 라는 말이 최고의 피드백이 되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