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7일 오후 1시 30분 경 저어새생태학습장 근처에서 작은섬 쪽을 관찰하다가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런 자세로 있는 모습을 처음 봐서 왜 저러고 있을까 계속 관찰하니 저 자세로 꼼짝도 않고 있었어요.
아, 다친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저어새모니터링하면서 다른 선생님들한테 감정이입을 한다고 놀리곤 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을까요?
오만가지 생각과 죄책감과 안쓰러운 마음에 당장 어떻게 해서든 구해내고만 싶었어요.
송도에서 야생동물구조센터 분들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배를 띄울 수도 없고 깊이 빠지는 늪지대를 건너 갈 방법이 없으니 안타까워하기만 하다가 돌아갑니다.
혹시 119 구조대는 갯벌에서 구조활동도 하니까 무슨 장비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119에 구조요청을 해봅니다. 6명이나 되는 대원들이 달려왔지만 역시 구조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사람이 빠졌다면야 헬기를 띄워서라도 구조하겠지만 야생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인력과 시간을 쓰는 것은 어렵다는 말씀을 남기고 돌아갑니다.
다친 저어새는 미동도 않고 저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뻘속에 낚싯줄같은 것이 걸려서 두 다리가 완전히 묶인 걸까요. 알 수는 없지만 새끼를 낳아 키우려고 먼 곳을 날아 온 이 곳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저어새를 바라보고 있자니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십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저어새모니터링을 하고 계시는 푸른숲선생님은 당장이라도 뛰어들어가 구조해내고 싶다고 하시지만...허벅지까지 빠지는 진창을 들어갈 수가 없으니 애타는 마음에 한숨만 쉬십니다.
4월 8일 죽었으리라 짐작을 하면서도 차마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기가 두려웠는데...
저어새는 생명을 다 했습니다.
만약 다시 저어새로 태어난다면 부디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기를....
첫댓글 죽어가는 저어새를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안타가운 마음 뿐 어찌 도움 줄 수 없어 마음만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