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추리 소설(이게 추리 소설이라고 할 만한 성질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저자 : 가키네 료스케, 역자 : 박재현, 랜덤하우스 코리아)"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해고 전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목은 해고에 직면한 직장인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문으로 들린다.
이 책을 읽은 뒤에, 그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인 디 에어(In the Air)"를 알게 되었다. 미국의 "해고 전문가"이야기. 일본의 작가가 먼저인지, 미국의 작가가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해고"일 것이다. 또한 회사의 입장에서도 가장 꺼려지는 일이 바로 "해고"이다. 직접 해고하기 싫은 회사에게 대신 해고를 해준다고 하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런 작은 시장(불경기에는 생각보다 큰)을 파고든 회사가 바로 옆의 소설과 영화 "인 디 에어"에 등장하는 "해고 전문 인력 파견회사"이다.
조지 클루니는 아무리 봐도 미운 곳이 별로 없는 배우이다. 남자인 내가 봐도 그렇다. 매력적인 미소하며, 잰틀해 보이는 태도, 나이를 상징하는 흰머리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배우이다. 미국의 전형적인 화이트칼라를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또한 아이티 대지진이 났을 때, 헐리우드의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자선쇼"를 펼칠 정도로 대단한 인맥을 자랑한다.
그 자선쇼에서 세계적인 거부인 스필버그가 "전화상담원"역할을 하였다고 한다.(참을 수 없는 "돈"의 무거움!)
그런 조지 클루니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영화속 그의 유일한(거의 유일한) 취미는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는 것, 이제 곧 "천만마일적립"이 눈앞에 있다. 지금까지 총 6명밖에 수립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또한 그는 가정이 없다. 가정이 없으므로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고, 1년에 320여일을 출장을 다니면서 지낸다. 역마살이 껴도 단단히 낀 거다. 그런 생활을 그는 즐긴다.
"해고 전문가"이면서 그는 또한 "동기부여 강사"이다. 대단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빼앗았다가, 다시 희망을 주는,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주제로 그는 Back Pack을 이용한다. 무언가를 넣어서 등에 짊어지고 다녀야 되는 그 Back Pack!
그는 그 가방이 가벼울수록 인생이 Simple하다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가족도, 사랑도 그리고 서민들의 가장 큰 재산인 집도 등에 짊어져야 되는 무거운 짐이다.
그 짐이 가벼울수록 인생의 여행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동전은 어차피 앞면이 있으면 뒷면도 있는 거다.
이 영화는 그런 그가 서서히 변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디엔가 포근한 품에 정착하고픈 그런 심정.
또한 실제 해고 경험자가 영화 중간 중간에 인터뷰 상대로 출연하면서 현재 미국의 실업율 등 사회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주고, 극적 리얼리티를 더욱 더 부각시킨다.
영화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정말이지 큰 나라이다. 하긴 대륙이 하나의 나라가 되었으니,
"아바타"의 기세에 눌려서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하였지만 가족, 사랑, 결혼, 직장 그리고 인생에 대해 무척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는 영화가 아닐까?
단, 마지막 부분은 왠지 낯이 익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이 눈에 보이는 것은 잘못 본 것일까?^^
<영화 정보>-출처 : 다음 영화 정보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3573)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009, 미국, 108분)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출연 조지 클루니 (라이언 빙햄 역)
베라 파미가 (알렉스 고란 역)
안나 켄드릭 (나탈리 키너 역)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