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버스정류장에 서 있었다. 오늘도 환경미화원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담배꽁초를 쓸어 담고 있다. 담배꽁초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 미화원은 건성건성 쓸어서 쓰레기통에 넣고는 무척 바쁜 듯 지나가 버렸다. 반도 쓸리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파트 담 축대 밑에는 무더기로 널렸는데 그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보도 블럭 사이에 낀 꽁초들은 빗자루로 쓸어도 꿈적 않는다. 그 미화원도 지치고 지친 듯했다.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늘 버스정류장에 셀 수도 없이 많은 담배꽁초가 널려있다. 누구의 짓이겠는가. 우리나라의 흡연인구는 48%라고 하니 국민의 거의 반수에 가깝다. 그중 남성이 약 39%라고 한다. 요즈음은 여자흡연자가 느는 추세인데다 중·고등학생의 27.6%가 흡연자라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사생활이니 법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나 세계 10억 인구 중 담배로 인한 사망인구가 400만명이 넘는다니 자제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흡연자 가운데에는 모범적으로 꽁초 처리를 잘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한꺼번에 싸잡아 말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담배를 피운 사람들의 짓임은 분명하다.
버스정류장 뿐인가. 우리 집 앞의 공원에도 벤치가 있는 곳에, 나무 밑에, 들마루 주변에는 늘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다. 우리 아파트 1층에 사는 사람들은 담배꽁초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이런 글이 게시판에 붙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입주민 여러분, 우리 딸 방 창문 방충망을 열어보면 바로 보이는 게 담배꽁초입니다. 위층에서 버린 것이죠. 그래서 위층에 한두 번 올라간 게 아닙니다. 여름에는 문을 활짝 열어 놓을 수가 없죠. 담뱃재가 들어오니 말이죠. 이러다 우리 딸 방에 불이 날까 걱정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여러분 도와주세요. 욕설 비방 등 신고 들어갑니다!’
산에 오르면 앉아서 쉴만한 자리에는 빠짐없이 담배꽁초가 있다. 지저분한 것은 둘째고 산불이 걱정된다. 담뱃불로 인한 산불피해는 화재발생의 9%나 차지한단다. 한 사람의 부주의로 수십년을 가꾸어 온 산림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서운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담배꽁초가 널려있다.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과태료가 3만원이다. 산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가 30만원이다. 모르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무심히 버리는 것일까. 한 사람의 도둑을 열사람이 못 막는다고 했다. 감시원을 아무리 많이 배치해도 마구 버리는 비양심적인 사람을 막을 수가 없다. 선진국이란 말이 무색하다. 우리의 수준은 아직 이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일까. 양심에 호소하고 스스로 깨달아 행동해야 될 일이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앞차의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담배를 든 한 손을 창문 밖에 내놓은 채 유유히 운전을 하고 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담뱃재가 날아올까 걱정하고 있는데 그 운전자는 한 술 더 떠서 담배꽁초를 길에 휙 튕기듯 던져 버린다. 이런 것을 사진 찍어 신고하면 포상금도 준다는데 나는 그런 능력이 없어 안타깝다. 꽁초를 자기 차 안에 두기는 싫으면서 길거리는 더러워지든 말든 신경 안 쓰는 정말 얌체족이다.
요즈음은 담배 갑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탈부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걸 획기적으로 개발·보급하든지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공병예치금처럼 담배공초도 수거하여 돈이 되게 하고 그 수거를 담배제조회사에서 책임지자는 제안을 한 사람도 있다. 어쨌든 중지를 모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이다.
어느 주차장에서 담배꽁초가 불씨가 되어 큰 불을 냈다. 또 어느 경우는 가게 종업원이 손님이 찾는 물건을 가지러 2층 창고에 가서 담뱃불을 그대로 놓고 나오는 바람에 시가지가 다 타는 큰 사고를 냈다.
‘그까짓 담배꽁초 가지고 무슨 논란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런 것은 국민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거리를 지나가다 가끔은 휴지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러나 담배꽁초를 줍기는 정말 싫다. 그 행위자가 밉기도 하지만 기구 없이 손으로 줍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집을 방문하여 그 집 현관의 신발이 마구 흩어져 있다면 그 집안의 정리정돈이나 청소 상태는 더 볼 것도 없는 것이다. 거리는 우리의 얼굴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은 어떨까.
작은 바늘 구멍 하나가 거대한 둑을 무너뜨린다고 했다. 큰일은 언제나 사소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담배꽁초를 제대로 처리하는 작은 일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어떨까.
첫댓글 담배 태우는 분들이 다 성인인데 길거리 곳곳에 보면 담배꽁초가 너저분 합니다..각성해서 잘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장을 담그려고 대문 위 장독대를 치우는데 담배꽁초가 무려 30여개나 나왔어요.
길에서 위로 던진다해도 올라올 수 어버는데...
어느 날 앞집 남자가 따 걸렸어요. 이층 베란다에서 피우고 우리집으로 던진거랍니다.
많이 동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