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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반에 발생한 골절.
골반 부착근 기시부의 발출(拔出) 골절, 골반환(骨般環) 골절, 골반환의 안정성 골절, 골반환의 불안정성 골절로 분류할 수 있다. 다른 부분의 골절에 비해 드물지만 교통사고, 추락사고, 낙반사고와 같은 강력한 외부의 힘에 의하여 일어난다. 따라서 다른 부위의 골절이나 연부조직의 손상 및 방광과 요도 등 골반강 안의 주요기관의 손상이 동반되기 쉽다. 골절 부위 자체의 출혈도 많지만 주위의 크고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어 더욱 많은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다른 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고, 부러진 뼈 조각을 맞추어 고정하는 것도 힘들며, 골반고리의 안정과 회복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사망률이 약 10%에 이르는데, 이는 두개골 골절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고 합병증도 많다.
그 원인은 원인이 된 외부의 힘 크기에 따라 작은 외력 골절과 큰 외력 골절로 나눌 수 있다. 해부학적으로는 비구(고관절의 지붕 부위) 골절을 동반하지 않은 골절과 비구 골절을 동반한 골절로 구분할 수 있다. 작은 외력 골절은 노년층에서의 낙상 또는 골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기의 골 성장 부위가 당기는 힘에 의하여 골절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골반고리를 구성하는 각각의 뼈의 골절은 있지만 골반고리의 안정은 유지된다. 큰 외력 골절은 교통사고나 낙반사고, 추락사고와 같은 커다란 외력에 의한 손상으로, 골반환의 두 군데 이상이 골절되어 안정을 잃을 뿐 아니라 주위의 연부조직과 내부 장기의 심각한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골반골절이 일어나면 환자의 의식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본인이나 목격자 등으로부터 가능한 정보를 모두 얻어야 한다. 동반 손상으로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응급 처치로 기도 유지, 지혈, 쇼크 처치 등을 우선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며, 체계적으로 전신 진찰을 하여야 한다.
골반골 골절이 있는 경우 그 골절 면으로부터 대개 500∼3,000㏄ 이상의 출혈이 있다. 따라서 골반골 골절 환자의 경우에는 다른 장기의 손상이나 주요 혈관의 손상 없이 골절 자체만으로도 쇼크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부러진 뼈를 빨리 맞추어 고정하는 것이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며 흘러나온 피떡의 압박으로 지혈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증세는 골절 부위의 동통과 부어오름·압통 등의 국소적인 증세가 나타난다. 골절의 전위(轉位)가 심할 때에는 골반 및 다리가 변형된다. 골절이 심한 경우에는 해면질골(海綿質骨)로 구성되어 있는 골절 면에서 다량의 출혈과 골반강 내의 출혈이 함께 일어나 출혈성 쇼크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사망, 부정유합, 지속적인 요통이나 둔부통증, 외상성 관절염 등이 있다. 골반골의 부정유합은 골반의 변형으로 인한 다리 길이 차이와 앉은 자세의 불안정, 하지 자세의 변화 및 운동 범위가 제한되며 요통이나 둔부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 치료방법 및 시기는 골절의 양상 이외에도 동반손상 등으로 인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골반고리의 손상이 없는 골절이나 골반고리의 손상은 있으나 금만 가 있는 골절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침상에서의 안정 등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골반고리에 손상이 있고 뼈가 어긋난 경우에는 우선 보존적인 방법으로 뼈를 맞추는데, 뼈가 잘 맞지 않아 심각한 다리 길이의 차이 및 하지의 운동제한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고정방법에는 체외 골 고정 방법과 내 고정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