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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체험과 가족피정 확산
천주교 피정의 내용과 형식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수도생활 체험이 증가하고 심리치유, 인간관계 개선을 돕는 피정이 확산되는 등 일반인들의 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어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교구 주보에 안내된 휴가철 피정 프로그램의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여가 문화가 다양해지고 현대인들의 심리적, 영적 쉼에 대한 갈망이 커짐에 따라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의 피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피정 프로그램 수는 2005년 23개에서 올해 75개로 6년 사이 3배 이상 늘었으며, 피정의 집 수도 88개에서 134개로 약 1.5배가 됐다. 그중 청년 수도생활 체험 피정이 크게 증가해 올해에만 24개로 집계됐다.
성인 수도원 체험은 수도생활을 체험한 청년들의 호응에 힘입어 확산되고 있으며, 이웃 종교 신자와 비신자들에게도 문호를 연다.
예를 들어,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매년 12월에 성인 수도생활 체험학교를 실시하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매월 첫 토요일에 서울 정릉 수도원에서 1일 수도원 체험을 연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집계에 따르면 매월 참가자 중 10퍼센트는 개신교 신자, 10퍼센트는 비신자다.
작은형제회 성소담당 조수만 신부(루도비코)는 “수도회 피정은 성소 여부와 관계없이 신앙에 대한 갈망, 수도생활에 대한 궁금증, 부모의 권유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정을 통해 수도자들의 사는 모습을 보게 되고, 후속모임과 수도원 초대 행사에 참가하면서 수도생활에 뜻을 두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피정, 일상생활 문제 해결에 도움
한편, 주교회의는 올해 여름 피정을 분석한 결과 수도생활 체험 외에도 기도와 묵상에 심리 상담이 결합된 프로그램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이를 두고 “오늘날의 피정이 일상생활의 구체적 문제 해결을 돕는 역할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가족피정 지도자인 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의 김인순 수녀(로사)는 “매년 가족피정에 20퍼센트 정도의 비신자 가정이 참석한다”며, “가톨릭 신앙을 토대로 하면서도 가족 간 대화와 행복에 초점을 둬 비신자들도 빨리 적응하고 천주교에 호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